옆 사람 19 / 이상한 고슴도치 31번석 내 옆자리에 새까만 망태기 모자에 새까만 마스크를 하고 털이 복슬복슬한 회색 목도리에 까만 털 오버를 들쓴 아가씨가 앉았다. 고슴도치를 연상시켜서 첫인상이 제로였다. 그런데다가 놀랍게도 손톱이 게딱지같이 길고 긴데다 회토색칠을 했는데 그 위에 뭘 또 붙여서 손톱인지 거북이 등인지 이상하기만 했다. 별 사람이 다 있네 하고 생각하는데 자리에 앉은 지 5분쯤 스마트 폰에 빠졌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2호칸 앞으로 부지런히 걸어갔다. 그런데 들고 온 가방을 내 옆자리에 둔 채였다. 별로 크지도 않은 가방만 동그마니 두고……. 아가씨는 화장실이 있는 2호 칸으로 간 뒤 한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가방에 신경이 쓰였다. 가방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누굴 믿고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