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93

종달새와 뻐꾸기

종달새와 뻐꾸기 탁란한 줄 모르고 뻐꾸기한테 속은  종달새 남의 새끼를  제 새끼로 알고 저는 굶어가며 아끼고  키웠더니  어느 날 종달새 새끼가 부화하자 뻐꾸기 새끼가  연약한 종달새  병아리를 둥지에서 몰아내어 다 죽였다 그것도 모르는  어미 종달새는 하늘 높이 떠서 노래만  불렀다 어느 날 다 자란  젊은 뻐꾸기는 배신자가 되어 길러준 어미 종달새를  감옥에 가두고  하는 말 내가 언제 배신했느냐 나는 원래 종달새가 아니고 뻐꾸기라고 주장 구름 위서  내려다보던 하나님이  괘씸하여 배신자 뻐꾸기가  타고 노는 무성한 나무에  벼락을 쳤다 배신자 뻐꾸기는 순간에  새까만 재가 되어  흔적 없이 사라졌다.

문학방/시 2025.03.07

사람이 사람한테 배울 것은

사람이 사람한테 배울 것은  꽃이 시가 되어 사람 팔자 고쳐 주니 사람이 꽃보다  더 잘난 게 무언가 사람은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야 사람은 동물과  식물들이 만드는 게야 꽃과 나비를 보고  아름다운 세상을 배우고 바위와 나무를 보고 삶의 끈기를 배우고 소와 말을 보고 순종을 배우고 여우 늑대를 보고 계략 배우고 물고기 보면서 순응을 배우는 게야 사람은 새들보다 가슴이 좁아 사람은 사람을 품지 못하고 사람이 사람한테 배울 건 고작 욕심 뿐이야. * 그런 사람이 아닌 사람들아 미안

문학방/시 2025.03.03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 2월이 앞에 가면  뒤 따라 온 설날 그리고 이어오는  정월 대보름 해뜨기 전 동네 돌며 더위 팔고 돌아와서 호두잣밤 까먹으며 치아운동 종기 예방 기쁜소식 들리라며 귀밝이술 한잔하고 집집마다 오곡밥에 아홉가지 나물반찬 마을마다 풍년기원 국태민안 축원하고 처녀총각 천상배필 맺어달라 소원빌제 동산 위에 대보름달 벙글벙글 웃고 뜨네

문학방/시 202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