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동화 114

엄마 이야기 / 옥례 공주(1-3완)

엄마 이야기 / 옥례 공주(1-3)*******************************1. 철부지 공주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연꽃나라에 옥례라는 예쁜 공주가 살았습니다.공주는 나라 안에서 제일가는 미인이었는데 고집이 세고 궁궐 생활이 싫어서 밤만 되면 궁궐 밖으로 나가 놀다가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왕비 엄마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너 그렇게 말 안 듣고 네 맘대로 하면 숱장수한테 시집보낼 거야.”“숱 장수가 뭐야 엄마?” “날마다 시커먼 얼굴에 시커먼 옷을 입고 지게에다 숱을 지고 와서 팔고 가는 사람이 숱 장수란다. 그런 사람한테 시집보내도 좋겠니?”“그런 사람이 어때서?”“저것이! 그런 사람이 사람이냐? 짐승이지.”“백성 보고 짐승이라고 하시면 우리는 뭐예요? 겨우 짐승이 만들어주는 숱..

문학방/동화 2025.04.06

엄마 이야기 1 / 우렁이 각시

엄마 이야기 1 / 우렁이 각시 내가 8,9살 때 우리 엄마는 28세 새댁이었다. 지금은 28세라면 팔팔한 아가씨다. 추억마저 아득한 옛날.등잔불도 끄고 캄캄한 밤에 잠이 안 오면 엄마 곁에 누워 ‘옛날얘기 해줘’ 하면 밤마다 들려주시던 엄마 이야기는 우렁이 각시 이야기, 박국새 이야기, 밥보 각시, 결혼 첫날밤 부부, 외다리 장군, 옥례야 옥례야 등, 내가 잠들 때까지 들려주신 이야기가 날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들어도 재미있었다. 엄마 생각하며 그 이야기들을 쓰고 싶어졌다. 여기서 누군가가 읽어준다면 나는 행복할 거다. 혹시 들어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리 엄마만 아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테니까  1. 우렁이각시 이야기 옛날 옛날에 아주 깊은 산속에 총각 농부가 살았답니다. 7월 더위에도 산에서 나..

문학방/동화 2025.04.01

엄마 이야기 2 / 박국새 박국박국

엄마 이야기 2 / 박국새 박국박국************************************하늘의 옥황제가 예쁜 선녀공주를 보고 말했습니다.“작은 공주야, 너같이 예쁜 딸이 있어서 나는 즐겁다. 너는 소원이 무엇이냐?”“아빠마마, 언니는 언제 돌아오나요? 언니가 보고 싶어요. 저는 언니가 갔다는 인간 세상을 보고 싶어요. 아직 안 돌아온 언니도 만나고 사람 사는 것도 보고 싶어요.”“너도 언니를 못 잊고 있구나.” “언니는 세상이 너무 좋아서 안 돌아오는지도 몰라요. 사람들은 봄이면 씨를 뿌리고 여름이내 줄기를 길러 열매가 맺기를 기다렸다가 가을이면 거두어들이고 겨울은 집안에서 재미있게 사는 것이 행복해 보여요.”“네가 그런 것도 아는구나. 그래서?”선녀는 세상 마을 초가지붕에 둥그런 박을 내려다..

문학방/동화 2025.03.19

가랑잎

가랑잎 사납게 불어대는 늦가을바람에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던 갈잎이 떨어져 이리저리 바람에 끌려 다니다 한 곳에 멈췄습니다. 가지를 떠난 가랑잎은 한겨울 펑펑 내린 눈 속에 덮인 채 발발 떨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소복하게 덮였던 눈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가랑잎도 따듯한 햇볕을 받아 기지개를 켜고 소리쳤습니다. “아아! 봄이다. 봄!”이때 땅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영차! 영차!”가랑잎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땅에 떡잎이 흙을 밀고 올라오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가랑잎이 잎 대를 쑥 내밀어 떡잎을 도와주었습니다. 떡잎이 흙을 밀고 나와 팔을 벌리고 하품을 하다가 가랑잎이 한쪽 흙을 밀어내며 도와주는..

문학방/동화 2025.01.13

엄마하고 아빠가 싸움 났어요

엄마하고 아빠가 싸움 났어요  “선생님 우리 엄마 아빠는 날마다 싸워요.”담임선생님이 물었습니다.“그게 무슨 소리야? 엄마 아빠가 왜 날마다 싸우신다는 거야?”“선생님은 무엇이든지 다 아시지요? 왜 싸우시나요?”“글쎄다. 왜 싸우실까?”“우리 엄마는 천당이 있다고 하시고 아빠는 그런 거 없다고 하며 싸우시는 거예요.” “그래?”“선생님은 뭐든지 아시잖아요. 엄마가 맞나요 아빠가 맞나요?”“…….”“선생님 누구 말이 맞나요?”“나도 그건 잘 모르겠다.”“선생님도 모르시면 누가 알아요?”선생님이 대답을 못하자 집으로 돌아가며 민수가 말했습니다. “장우야, 우리 선생님 엉터리야. 그지?”“응, 선생님이 그런 것도 모르시면서…….”“그렇지? 선생님 엉터리지?”장우가 뚜벅뚜벅 걸어가며 대답했습니다.“엉터리 같아...

문학방/동화 2024.12.19

가랑잎

가랑잎 사납게 불어대는 늦가을바람에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던 갈잎이 떨어져 이리저리 바람에 끌려 다니다 한 곳에 멈췄습니다. 가지를 떠난 가랑잎은 한겨울 펑펑 내린 눈 속에 덮인 채 발발 떨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소복하게 덮였던 눈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가랑잎도 따듯한 햇볕을 받아 기지개를 켜고 소리쳤습니다. “아아! 봄이다. 봄!” 이때 땅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영차! 영차!” 가랑잎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땅을 보니 떡잎이 땅을 밀고 올라오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가랑잎이 잎 대를 내밀고 떡잎을 도와주었습니다. 떡잎이 흙을 밀고 나와 팔을 벌리고 하품을 하다가 가랑잎이 한쪽 흙을 밀어내며 ..

문학방/동화 2024.01.14

천사가 사는 집

천사가 사는 집 195/69쪽 1. 부자 되는 비결 잉꼬부부 정다다와 유익선은 항상 웃으며 감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친구 같은 젊은 짝꿍이다. 남편 유익선은 아내를 ‘다다!’하고 부르고, 아내 정다다는 남편을 ‘익선!’ 하고 이름을 부르고 산다. “다다, 오늘 방송 들어보았나?” “무슨 방송인가요?” “우리나라 최고 갑부 화성그룹 회장님이 특별강의를 한다는 소식 말이오. 오늘은 특별히 텔레비전 방송으로 중개를 한다는데.” “당근이죠. 당신 회사 회장님이신데요.” 부부는 회장의 강의를 듣기 위해 회사 강당으로 갔고 강당에는 수천 명의 간부사원들과 내빈 그리고 방송기자들이 가득 메웠다. 그룹 회장은 유명한 연설가이면서도 평소에 강의나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과묵하기로 소문난 분이기 때문에 그가 무슨..

문학방/동화 2023.11.19

요것들이 그냥!

요것들이 그냥! 초등학교 4학년 아이 둘이 뒷골목에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아이 이름은 가인수, 또 한 아이는 나진우. 인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천당 가셨대.” 진우가 물었다. “누가 그래?” “동네 사람들이 다 그랬어. 우리 할아버지는 틀림없이 천당에 가셨을 거래. 너의 할아버지는?” 이때 담 너머에서 다영이 할아버지가 아이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두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주고받았다. 진우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우리 할아버진 지옥 가셨을 거래.” “누가 그래?” “우리 아빠가.” 인수가 물었다. “너의 아빠가 그걸 어떻게 아신대?” “동네 사람들은 우리 할아버지를 모두 싫어했대.” “왜?” 진우가 찌그러진 소리로 대답했다. ..

문학방/동화 2023.10.09

동물들의 항의

동물들의 항의 세상에서 가장 착한 동물은 토끼입니다. 놀라기 잘하고 먹는 것도 예쁜 입으로 조금씩밖에 먹지 않습니다. 욕심도 없고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않습니다. 얌전하고 순한 토끼장 앞에 동물들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맨 먼저 귀뚜라미가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합니다. 우리가 노래하면 운다고 합니다. 귀뚤귀뚤 작작작 귀뚤귀뚤 색색색/우리는 사는 동안 행복합니다/달밤엔 책 읽는 소리 귀뚤귀뚤귀귀뚤 /어둔 밤엔 사랑 안고 귀뚤귀뚤 내 사랑. 이렇게 즐기며 부르는 노래가 얼마나 듣기 좋습니까. 이게 우는 소리로 들리는 사람들은 참 불쌍합니다.” 이 말을 들은 뻐꾸기가 거들었습니다. “맞습니다. 뻐꾹! 사람들은 참 답답합니다. 내가 목을 빼고 친구를 찾으며 노래를 하면 나 보고도 운다고 합니다. 친구..

문학방/동화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