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소설 7

대왕 람세스와 집시를 읽고/감상문

I think about[스크랩] 심혁창의 "대왕 람세스와 집시"를 읽고..감상 / 흐르는~ 샘2009. 5. 15. 22:50  댓글수  공감수  * 이 글은 내가 지은 판타지 동화 를 어떤 독자가 읽고 독자평을 카페에 올린 글을 발견하여 여기에 그대로 옮깁니다. 저작자인 나로서는 이런 글을 보면 고맙고 힘이 생깁니다. 흐르는샘님 감사합니다.     고대박물관의 유리관 속에 있는 오래된 '해골'을 상상하며 "나는 너의 미래 모습이고 너는 나의 과거 모습이다"라는 번쩍이는 영감을 받고 착안한 '판타지' 동화다. 저자는 해골이 된 '대왕 람세스'와 사막을 떠도는 '집시'와의 대화를 통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생생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첫째, 복음을 포장한 '메시지'라는 점에서 기독교사적 '천로역정'과..

문학방/소설 2025.04.12

띠 동갑 이야기 / 쥐띠(子) 부부

띠 동갑 이야기 / 쥐띠(子) 부부 서울 쥐가 단풍 구경을 하려고 부여행 고속버스를 탔습니다.같은 자리에 얌전하고 깔끔한 시골 쥐가 와서 앉았습니다.서울 쥐가 옆 눈으로 힐끔거리다 시골 쥐한테 들켰습니다.예쁜 시골 쥐가 생긋이 웃으며 물었습니다.“뭘 보세요?”“아닙니다. 미안해요.”“미안할 것 없어요. 나 예쁘지요?”“예, 예뻐요.”시골 쥐가 당돌하게 말했습니다.“옆 손님도 멋져요, 꽃 미남이에요.”“그렇습니까? 제 이름은 서훔입니다. 아가씨 이름은?”“서훔이라고요? 제 이름은 지은이에요.”“지은이? 이름이 예쁩니다.”“원래 이름은 쥐은인데 사람들이 지은이라고 불러요.”“하하, 그렇습니까? 내 이름은 원래 서생원인데 훔치기 잘한다고 서훔이라고 부릅니다.”“어머머, 훔치기를 그렇게 잘하신다고요?”“무엇이든..

문학방/소설 2024.12.21

깜박 꿈의 금그릇 흙그릇

깜박 꿈의 금그릇 흙그릇 ********************************************* 어제 밤을 새웠더니 아무 때나 졸려서 꾸벅거렸다. 원고 교정을 보다가도 깜박 졸았는데 퇴근시간에 차를 타고 자리에 앉아서도 깜박 잠이 들었다. 나는 한 어린 아이가 벚꽂이 만발한 길을 따라 산중 깊이 들어가는 뒤를 따랐다. 어딘지 모르는 산속에 커다란 나무 아래 머리도 수염도 하얀 할아버지가 앉아 아이를 불렀다. “이리 오너라.” 아이가 물었다.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그건 알 것 없고 네 부모는 무엇을 하시느냐?” “네. 아버지는 회사 경비원이고 엄마는 식당에서…….” “가난한 집 아이로구나?” “가난해도 우리 집은…….” “음, 네 부모는 가난하지만 너는 부자니라.” “네?” “너의 부모는 ..

문학방/소설 2024.04.14

허당에 빠진 국자1-50까지(전체 1-104까지)

하필 허당에 빠진 국자 하필 허당에 빠진 국자 / 1. 바보가 만든 바보 바보가 따로 있나 우물쭈물하다 보면 바보가 되지. 나이가 삼십이나 된 허당은 밥만 먹으면 버스 정류장으로 나간다. 그 또래에 친구들은 장가도 가고 자식도 낳고 직장도 다니는데 허당은 날마다 헛발 짓만 하고 다닌다. 양천 허씨에 외자 이름을 짓다 보니 넒은 마당처럼 잘되라고 마당 당(堂)이라고 할아버지가 지어 주셨다. 허당은 매일 아침나절은 시외버스 정류장에 나가 어슬렁거린다. 그러다가 맨 먼저 차 타러 나온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한다. “안녕하슈?” 낯선 사람의 인사를 받은 사람이 어리둥절하다가 마지못해 인사를 받는다. “네, 네.” “어딜 가신대유?” “서울 갑니다.” “서울은 왜 가슈우?” “아들네 집에 갑니다.” “아들이 몇이..

문학방/소설 2022.12.05

옆좌석

옆 좌석 / 1 멧돼지 나는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서울역으로 나가 무궁화호 1호칸 31번 석에 앉는다. 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날마다 30분씩 수원까지 쉬지 않고 한 번에 쌩쌩 달리는 동안 나는 스트레스와 피로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게 바로 힐링이라는 것인가 보다. 그것도 모르는 친구들은 나를 보고 피로하겠다, 고생한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나를 따라 한번 씽씽 달려보면 내 기분을 알 것이다. 그렇게 30분의 쾌속 주행 속에 나는 남모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못 느꼈는데 날이 갈수록 내 옆 32번 좌석에 누가 와서 앉느냐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31번 석은 창 쪽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 ..

문학방/소설 2022.12.05

인간 보링

인간 보링 1. 바보 효자들 누구라도 알 만한 국내 재벌회사 가운데 하나인 정수물산 그룹의 아들 삼형제가 모여 회의를 했다. 큰아들이 먼저 말했다. “아버지가 오래 사셔야 하는데 건강이 문제다.” 둘째도 따라 걱정을 했다. “그래요 형님, 아버지가 오래 사시지 않으면 우리가 힘듭니다.” 셋째도 말했다. “아버지가 관절이 약해서 못 걸으시고 척추 협착증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시어 너무 늙어 보여서 안 좋아요.” 큰아들이 제안했다. “우리 아버님 건강을 찾아드리자.” “건강을요?” 동생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자 첫째가 설명했다. “자동차도 고장이 나면 보링을 해서 새 차처럼 쓰지 않니. 약해진 몸도 보링을 하면…….” 둘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 같아요, 형님, 우리 그렇게 해 봅시다. 나는 아버지..

문학방/소설 2022.10.14

뻐꾸기와 종달새의 재판

뻐꾸기와 종달새 / 1. 얌체 뻐꾸기 뻐꾸기 부부가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마주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암 뻐꾸기가 예쁜 눈을 깜박거리며 물었습니다. “올해는 알을 어느 새네 집에다 낳을까요?” 가만히 생각을 하던 수뻐꾸기가 대답했습니다. “글쎄? 개개비, 때까치, 멧새, 노랑할미새, 종달새…….” “작년에는 개개비네 집에서 길렀는데 올해는 종달새네 집이 어떨까요?” “종달새가 시끄럽기는 해도 깔끔하긴 하지. 수컷이 제 영역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둥지로 들어가기가 어려워서 문제지만.” 그렇습니다. 종달새 수컷은 자기 세력 영역을 정해 놓고 삽니다. 종달새 수컷이 수직으로 하늘 높이 솟아 올라가 ‘찌지쪼조조 어쩌구저쩌구’ 노래하는 것은 그 지역이 자기 구역이니 아무도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입니..

문학방/소설 202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