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 261

돈보다 좋은 친구

돈보다 좋은 친구 책 읽기 싫은 아이들 손자 녀석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방구석에 틀어박혀 스마트 폰에 빠져 꼼짝 않는다. 그 손자들이 책하고 가까워지게 하려고 할아버지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래서 동화책을 들고 손자를 불렀다. “동식아, 이리 오너라.” 스마트 폰에 푹 빠졌던 아이가 불만스럽게 대답했다. “할아버지 왜?” “이리 좀 와.” “나 지금 재미있는 게임 중이야.” “허허, 빨리 오지 못할까?” 동식이 불만스런 얼굴로 나타났다. “할아버지 왜 자꾸 불러.” 할아버지가 동화책을 내밀면서 말했다. “스마트 폰만 보지 말고 이런 동화책도 읽어 보아라. 다 읽으면 상 줄게.” “무슨 상?” “좋은 상이야. 받아.” “알았어.” 녀석은 할아버지가 내미는 동화책을 받아들고 제 방으로 들어가 아무..

문학방/동화 2023.08.15

허당에 빠진 국자1-50까지(전체 1-104까지)

하필 허당에 빠진 국자 하필 허당에 빠진 국자 / 1. 바보가 만든 바보 바보가 따로 있나 우물쭈물하다 보면 바보가 되지. 나이가 삼십이나 된 허당은 밥만 먹으면 버스 정류장으로 나간다. 그 또래에 친구들은 장가도 가고 자식도 낳고 직장도 다니는데 허당은 날마다 헛발 짓만 하고 다닌다. 양천 허씨에 외자 이름을 짓다 보니 넒은 마당처럼 잘되라고 마당 당(堂)이라고 할아버지가 지어 주셨다. 허당은 매일 아침나절은 시외버스 정류장에 나가 어슬렁거린다. 그러다가 맨 먼저 차 타러 나온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한다. “안녕하슈?” 낯선 사람의 인사를 받은 사람이 어리둥절하다가 마지못해 인사를 받는다. “네, 네.” “어딜 가신대유?” “서울 갑니다.” “서울은 왜 가슈우?” “아들네 집에 갑니다.” “아들이 몇이..

문학방/소설 2022.12.05

옆좌석

옆 좌석 / 1 멧돼지 나는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서울역으로 나가 무궁화호 1호칸 31번 석에 앉는다. 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날마다 30분씩 수원까지 쉬지 않고 한 번에 쌩쌩 달리는 동안 나는 스트레스와 피로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게 바로 힐링이라는 것인가 보다. 그것도 모르는 친구들은 나를 보고 피로하겠다, 고생한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나를 따라 한번 씽씽 달려보면 내 기분을 알 것이다. 그렇게 30분의 쾌속 주행 속에 나는 남모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못 느꼈는데 날이 갈수록 내 옆 32번 좌석에 누가 와서 앉느냐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31번 석은 창 쪽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 ..

문학방/소설 2022.12.05

은하수

은하수 은하수 / 1. 별들이 속삭이는 말 캄캄한 여름밤에 공상 할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이 마을회관 마당 평상에 모여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새까만 하늘은 별들이 지붕처럼 덮여 있고 크고 작은 것들이 깜박거리며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속삭였습니다. “얘들아 나 보이니? 나 예쁘지? 반짝 반짝.” “얘들아 반갑다. 반짝 반짝.” “공상 할아버지도 계셨네요.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반짝 반짝.” 동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지내신 할아버지를 공상 할아버지라고 부릅니다. 할아버지는 세상에 없는 이야기들을 그럴 듯하게 이야기해 주시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한 호칭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다연이가 할아버지한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별은 모두 아름답지요?” “아름답구나. 사람도 훌륭한 사람을 별 같은 사람이라..

문학방/동화 2022.11.16

如意吉祥 ( 여의길상 )

如意吉祥 ( 여의길상 ) "항상 길하고 상서로운 좋은 일들은 자기 의지에 달려 있다." 좋은 일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질 수 있다고 믿으시면 반드시 그것을 갖게 됩니다. ​믿음은 산을 움직이게 하고, 자신에게 무한한 힘을 공급하여 소망하는 것을 실현시켜 줍니다. 믿음과 신념이 쌓이게 되면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법칙처럼 됩니다. ​"자기암시" 즉,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기도, 소망을 간절이 기원하면 반드시 이루워 진다고 믿고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겠습니다. 데일 카네기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의 일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최대의 교훈을 묻는 방송진행자의 말에 카네기는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

문학방/수필 2022.11.08

바람왕 두두

바람왕 두두 1. 개미한테 배워라 나나는 책에서 이상한 구절을 읽고 머리를 갸웃거렸어요. ‘너희는 개미한테 지혜를 배워라.’ 개미한테 배우라고? 작은 바람에도 날아갈 듯 작고 허리가 가늘고 연탄보다 새까만 개미한테 뭘 배워? 그러다가 개미를 가만히 생각해 보았어요. 반짝거리는 눈에 안테나 더듬이를 달고 부지런히 일하는 모양이 귀엽기도 했어요. 또 책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개미가 작다고 우습게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개미가 황소도 이기고 호랑이도 이기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지요?’ 예쁘고 귀여운 나나가 개미가 무슨 힘으로 호랑이를 이긴다는 거야? 거짓말이야 하고 동화책을 읽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창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달그락 달그락 두두 두두.” 창문을 누군가가 달그락달그락 두..

문학방/동화 2022.10.20

인간 보링

인간 보링 1. 바보 효자들 누구라도 알 만한 국내 재벌회사 가운데 하나인 정수물산 그룹의 아들 삼형제가 모여 회의를 했다. 큰아들이 먼저 말했다. “아버지가 오래 사셔야 하는데 건강이 문제다.” 둘째도 따라 걱정을 했다. “그래요 형님, 아버지가 오래 사시지 않으면 우리가 힘듭니다.” 셋째도 말했다. “아버지가 관절이 약해서 못 걸으시고 척추 협착증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시어 너무 늙어 보여서 안 좋아요.” 큰아들이 제안했다. “우리 아버님 건강을 찾아드리자.” “건강을요?” 동생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자 첫째가 설명했다. “자동차도 고장이 나면 보링을 해서 새 차처럼 쓰지 않니. 약해진 몸도 보링을 하면…….” 둘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 같아요, 형님, 우리 그렇게 해 봅시다. 나는 아버지..

문학방/소설 2022.10.14

기독교인이 드문 일본이 잘 사는 이유

기독교인이 드문 일본이 잘 사는 이유 세계 전쟁사는 민족과 종족간의 싸움보다 기독교와 반기독교 국가간의 싸움이 많았고 모든 전쟁은 결국 기독교 국가의 승리로 끝났다. 세계적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는 모두가 반기독교 국가들이다. 특히 불교를 숭앙하는 국가들이 삶의 어려움을 많이 당하고 있다. 우리 역사만 돌아보아도 고려 시대는 불교가 국교였다. 그때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많이 굶주리고 가난을 경험해야 했던가. 이조 때는 유교가 국민을 허식과 율례로 묶었고 샤머니즘이 나라를 어지렵혔다. 그러한 가운데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국민의식과 환경의 변화를 맞게 되었다. 가톨릭이 들어온 지 200여 년, 기독교 전파 100여 년, 역사는 비록 짧지만 국민의 25%가 크리스천이 될 만큼 기독교는 급성장했다. 이와 같은 ..

문학방/논픽션 2022.10.12

개떡 같은 인간

개떡 같은 인간 아주 개떡 같은 인간을 보았다. 많아야 53세 정도로 보이는 자가 경로석으로 당당히 다가갔다. 마침 할머니 둘이 앉았다가 가운데 자리 노인이 한쪽 빈자리에 놓았던 가방을 얼른 치웠다. 그런데 그 개떡이 어찌나 빨리 앉았는지 그만 가방 끈이 그 자의 엉덩이에 깔렸다가 구제 받듯 빠져나왔다. 개떡은 빈자리에 가방을 왜 놓았느냐는 듯 눈을 흘기고 다리를 꺾고 앉아 눈알을 이리저리 굴렸다. 어쩌다 가운데 할머니도 다리를 꼬고 앉았다가 차가 멈칫하자 어깨를 개떡 어깨에 부딪쳤다. 그 순간 개떡이 다리를 펴고 앉으면서 할머니에게 던지는 소리. “똑바로 앉지 못해!” 나는 귀를 의심했다. ‘아니, 저놈이 반말을 했잖아? 노인한테……’ 그 개떡 다시 하는 소리 “그 따위 자세로 살면 못써! 어디서 다리..

문학방/논픽션 202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