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사람 2 / 노인들의 겸손 하루에도 몇 번씩 타는 전철에서 이런 저런 모양을 보지만 너무 그런 이야기만 쓰는 것 같아서 안 쓰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이번 한번만 더 쓰기로 한다. 전철 가운데 자리는 젊은이들이 주로 앉는 자리다. 경로석이 만원이라 노인들 넷이 가운데 자리 손잡이에 줄줄이 매달렸다. 앞에는 젊은이들 일곱이 당당하게 앉아 있고. 누가 좀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까 하고 멀리서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얼마쯤 가다가 가운데 앉은 젊은이가 자리를 비우고 내렸다. 그 자리는 당연히 앞에 선 영감이 앉는 것이 상식인데 그가 앉지 않고 옆에 사람에게 말했다. “이리 앉으시지요.” “아닙니다. 가까이 계신 분이 앉으십시오.” “아닙니다. 저는 예순 여덟밖에 안 됩니다.” “동갑이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