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 속의 아이들 1 / 병아리 선생 초등학교 이영주 선생님은 서울 출신으로 6.25전쟁 피란민이었다. 지금은 정년 되직하고 한적한 산골마을 초당에 앉아 노을을 타고 내리는 석양을 바라보며 회상에 잠겼다. 먼 세월 끝에서 아득히 떠오르는 아이들이 서랍 속에 가득하다.1950년 1.4후퇴 때 부모님을 따라 경기도 산골까지 피란 나와 낯선 동네 낯선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살았다. 여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 준비 중에 전쟁이 일어나 진학의 꿈을 접고 말았다. 전쟁 중인 1952년 나라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부족하여 고학력자를 모집했다. 산골에는 초등학교 졸업생도 드물던 시절 문맹자가 90%도 넘던 때였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들고 교육청에 응시하여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열아홉 살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