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게시판/유머 좌충우돌

저 운전수 나쁜 놈이야

웃는곰 2006. 11. 29. 18:33
버스를 타고 가는데 지나가던 택시와 버스가 살짝 부딪쳤다.
버스 기사가 차를 세우고 택시에다 대고 욕을 했다.
택시 기사도 화가 나서 차를 세우고 나왔다.
버스 기사와 택시 기사가 멱살을 잡고 싸웠다.

나는 물론 다른 승객 몇이서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차에서 내려 달라붙은 두 사람을 떼어냈다.
나는 버스 기사 허리를 잡고 다른 사람은 팔을 잡아다
버스 위로 올려 운전석에 앉혔다.

"자, 그만 갑시다. 저 택시 기사 아주 나쁜 놈이야."
버스 기사를 달래기 위해 할 수 있는 말은
택시 기사 욕밖에 할 것이 없었다.
승객들도 모두 택시 기사가 못된 놈이라고
한 마디씩 욕을 했다.

한편 저쪽 택시 기사를 맡은 손님들은
고집을 부리고 택시 안으로 안 들어가려는 것을
억지로 밀어 넣어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그 기사는 기를 쓰고 나오려고 몸부림을 쳤다.
손님들은 문을 닫고 안 열어 주었다.

우리 손에 잡혀 자리에 앉혀진 버스 기사도
기를 쓰고 내리려 하는 거다.
버스 속의 손님들이 또 말했다.
"참아요 저 택시 기사 아주 나쁜 놈이야, 그만큼 말렸으면 갈 것이지. 왜 안 가고 저 지랄이야. 당신이 참아요."

우리가 버스 기사로 알고 잡아다 앉힌 사람이 소리쳤다.
"저놈이 버스 기사고 나는 택시 기사란 말예요. 놔요!"
"?!"

결국 이쪽 기사는 자기 택시로 가고
택시에 잡혔던 기사가 제 버스로 돌아왔다.
승객들은 어이가 없어서
와 하고 웃었고 택시는 꽁무니가 빠지게 달아났다.

승객 가운데 한 사람이 큰 소리로 말했다.
"저 택시 기사 아주 나쁜놈이야. 안 그렇소, 여러분."
승객들 다시 와와!

퇴근하다가 허리잡은 이야기
나만 알고 가만히 있자니 견딜 수가 없어서
한 소리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