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자다음날도 허당은 고서 한 권과 다른 책 아홉 권을 묶어 들고 정거장으로 나갔다. 맨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이 그 신사였다. 허당이 먼저 인사했다.“선상님 안녕하세유?”“반가워요. 이렇게 날마다 만나서 좋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가지고 오시니 고맙고 더 좋소.”신사는 허당이 내미는 고서를 받아들고 흡족한 얼굴로 봉투를 건네주었다.“이게 뭐여유?”“오십만 원이오.”“책을 거저 드려도 되는데 날마다 돈 받기가 그러네유.”“그렇지 않아요. 내가 찾는 책을 구해다 주시는 것만도 고마운데 거저 받을 수가 있나요. 난 갈 데가 있어서 먼저 저쪽으로 가겠소.”“안녕히 가세유.” 오늘도 사람들한테 받은 돈 9만원을 봉투에 같이 넣고 차에서 내린 할머니를 부축해 드리면서 말했다.“차타고 다니시기 대간하시쥬?”“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