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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항의

동물들의 항의 세상에서 가장 착한 동물은 토끼입니다. 놀라기 잘하고 먹는 것도 예쁜 입으로 조금씩밖에 먹지 않습니다. 욕심도 없고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않습니다. 얌전하고 순한 토끼장 앞에 동물들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맨 먼저 귀뚜라미가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합니다. 우리가 노래하면 운다고 합니다. 귀뚤귀뚤 작작작 귀뚤귀뚤 색색색/우리는 사는 동안 행복합니다/달밤엔 책 읽는 소리 귀뚤귀뚤귀귀뚤 /어둔 밤엔 사랑 안고 귀뚤귀뚤 내 사랑. 이렇게 즐기며 부르는 노래가 얼마나 듣기 좋습니까. 이게 우는 소리로 들리는 사람들은 참 불쌍합니다.” 이 말을 들은 뻐꾸기가 거들었습니다. “맞습니다. 뻐꾹! 사람들은 참 답답합니다. 내가 목을 빼고 친구를 찾으며 노래를 하면 나 보고도 운다고 합니다. 친구..

문학방/동화 2023.09.14

첩한테 남편 빼앗긴 조강지처

첩한테 남편 빼앗긴 조강지처 내가 수시로 스마트북 를 발행하면서 변변찮은 글을 그래도 읽어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책이 조강지처이고 스마트폰이 첩 같은 세상입니다. 종이에 먹칠을 뒤집어쓰고 책장 속에서 독자를 기다리는 늙은 시대를 맞은 종이 책이 불쌍합니다. 반짝거리고 예쁘고 화려한 얼굴로 그림도 보여주고, 노래도 들려주고, 말 심부름까지 하여 사람이 홀딱 반하게 하여 온 국민을 몽땅 사로잡은 스마트 폰이야 말로 귀신도 못 당할 요물이 아닌가요. 낡고 둔한 종이책이 바라볼 때 스마트폰은 남편을 빼앗아간 첩년 같은 것이지요. 그래서 책들은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무심하게 돌아선 주인을 바라보며 울고 있습니다. * 책장의 책들을 한번 둘러보시면 때 묻고 정든 그것들이 안타깝고 귀하게 보일 것입니..

문학방/수필 2023.09.14

돈보다 좋은 친구

돈보다 좋은 친구 책 읽기 싫은 아이들 손자 녀석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방구석에 틀어박혀 스마트 폰에 빠져 꼼짝 않는다. 그 손자들이 책하고 가까워지게 하려고 할아버지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래서 동화책을 들고 손자를 불렀다. “동식아, 이리 오너라.” 스마트 폰에 푹 빠졌던 아이가 불만스럽게 대답했다. “할아버지 왜?” “이리 좀 와.” “나 지금 재미있는 게임 중이야.” “허허, 빨리 오지 못할까?” 동식이 불만스런 얼굴로 나타났다. “할아버지 왜 자꾸 불러.” 할아버지가 동화책을 내밀면서 말했다. “스마트 폰만 보지 말고 이런 동화책도 읽어 보아라. 다 읽으면 상 줄게.” “무슨 상?” “좋은 상이야. 받아.” “알았어.” 녀석은 할아버지가 내미는 동화책을 받아들고 제 방으로 들어가 아무..

문학방/동화 2023.08.15

허당에 빠진 국자1-50까지(전체 1-104까지)

하필 허당에 빠진 국자 하필 허당에 빠진 국자 / 1. 바보가 만든 바보 바보가 따로 있나 우물쭈물하다 보면 바보가 되지. 나이가 삼십이나 된 허당은 밥만 먹으면 버스 정류장으로 나간다. 그 또래에 친구들은 장가도 가고 자식도 낳고 직장도 다니는데 허당은 날마다 헛발 짓만 하고 다닌다. 양천 허씨에 외자 이름을 짓다 보니 넒은 마당처럼 잘되라고 마당 당(堂)이라고 할아버지가 지어 주셨다. 허당은 매일 아침나절은 시외버스 정류장에 나가 어슬렁거린다. 그러다가 맨 먼저 차 타러 나온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한다. “안녕하슈?” 낯선 사람의 인사를 받은 사람이 어리둥절하다가 마지못해 인사를 받는다. “네, 네.” “어딜 가신대유?” “서울 갑니다.” “서울은 왜 가슈우?” “아들네 집에 갑니다.” “아들이 몇이..

문학방/소설 2022.12.05

옆좌석

옆 좌석 / 1 멧돼지 나는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서울역으로 나가 무궁화호 1호칸 31번 석에 앉는다. 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날마다 30분씩 수원까지 쉬지 않고 한 번에 쌩쌩 달리는 동안 나는 스트레스와 피로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게 바로 힐링이라는 것인가 보다. 그것도 모르는 친구들은 나를 보고 피로하겠다, 고생한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나를 따라 한번 씽씽 달려보면 내 기분을 알 것이다. 그렇게 30분의 쾌속 주행 속에 나는 남모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못 느꼈는데 날이 갈수록 내 옆 32번 좌석에 누가 와서 앉느냐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31번 석은 창 쪽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 ..

문학방/소설 2022.12.05

은하수

은하수 은하수 / 1. 별들이 속삭이는 말 캄캄한 여름밤에 공상 할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이 마을회관 마당 평상에 모여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새까만 하늘은 별들이 지붕처럼 덮여 있고 크고 작은 것들이 깜박거리며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속삭였습니다. “얘들아 나 보이니? 나 예쁘지? 반짝 반짝.” “얘들아 반갑다. 반짝 반짝.” “공상 할아버지도 계셨네요.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반짝 반짝.” 동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지내신 할아버지를 공상 할아버지라고 부릅니다. 할아버지는 세상에 없는 이야기들을 그럴 듯하게 이야기해 주시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한 호칭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다연이가 할아버지한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별은 모두 아름답지요?” “아름답구나. 사람도 훌륭한 사람을 별 같은 사람이라..

문학방/동화 2022.11.16

如意吉祥 ( 여의길상 )

如意吉祥 ( 여의길상 ) "항상 길하고 상서로운 좋은 일들은 자기 의지에 달려 있다." 좋은 일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질 수 있다고 믿으시면 반드시 그것을 갖게 됩니다. ​믿음은 산을 움직이게 하고, 자신에게 무한한 힘을 공급하여 소망하는 것을 실현시켜 줍니다. 믿음과 신념이 쌓이게 되면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법칙처럼 됩니다. ​"자기암시" 즉,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기도, 소망을 간절이 기원하면 반드시 이루워 진다고 믿고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겠습니다. 데일 카네기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의 일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최대의 교훈을 묻는 방송진행자의 말에 카네기는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

문학방/수필 2022.11.08

120만 원짜리 인생 경험 / 최한구 목사

120만 원짜리 인생 경험 "아저씨!… 아저씨! 잠깐만요." 지난 어느 날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한 중년 부인이 승용차 창문을 반쯤 내리고 부근에서 빗자루질하는 미화원 P씨를 불렀다. P씨는 부인이 부르는 '아저씨'가 자신이란 걸 뒤늦게 알고 고개를 돌렸다. "이거(일회용 종이컵) 어디에 버려요?" " 이리 주세요." '그걸 몰라서 묻나. 쓰레기통까지 가기가 그렇게 귀찮은가?‘ P씨는 휴게소 미화원으로 일한 지 이 날로 꼭 한 달째다. 그런데도 아저씨란 호칭이 낯설다. 지난 27년 동안 신부님이란 소리만 듣고 살았기 때문이다. 안식년을 이용해 휴게소 미화원으로 취직한 청소부가 된 P신부.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휴게소 광장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며 빗자루질을 한다. 그의 신..

120만 원짜리 인생 경험 / 최한구 목사

120만 원짜리 인생 경험 "아저씨!… 아저씨! 잠깐만요." 지난 어느 날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한 중년 부인이 승용차 창문을 반쯤 내리고 부근에서 빗자루질하는 미화원 P씨를 불렀다. P씨는 부인이 부르는 '아저씨'가 자신이란 걸 뒤늦게 알고 고개를 돌렸다. "이거(일회용 종이컵) 어디에 버려요?" " 이리 주세요." '그걸 몰라서 묻나. 쓰레기통까지 가기가 그렇게 귀찮은가?‘ P씨는 휴게소 미화원으로 일한 지 이 날로 꼭 한 달째다. 그런데도 아저씨란 호칭이 낯설다. 지난 27년 동안 신부님이란 소리만 듣고 살았기 때문이다. 안식년을 이용해 휴게소 미화원으로 취직한 청소부가 된 P신부.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휴게소 광장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며 빗자루질을 한다. 그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