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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사는 집

천사가 사는 집 195/69쪽 1. 부자 되는 비결 잉꼬부부 정다다와 유익선은 항상 웃으며 감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친구 같은 젊은 짝꿍이다. 남편 유익선은 아내를 ‘다다!’하고 부르고, 아내 정다다는 남편을 ‘익선!’ 하고 이름을 부르고 산다. “다다, 오늘 방송 들어보았나?” “무슨 방송인가요?” “우리나라 최고 갑부 화성그룹 회장님이 특별강의를 한다는 소식 말이오. 오늘은 특별히 텔레비전 방송으로 중개를 한다는데.” “당근이죠. 당신 회사 회장님이신데요.” 부부는 회장의 강의를 듣기 위해 회사 강당으로 갔고 강당에는 수천 명의 간부사원들과 내빈 그리고 방송기자들이 가득 메웠다. 그룹 회장은 유명한 연설가이면서도 평소에 강의나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과묵하기로 소문난 분이기 때문에 그가 무슨..

문학방/동화 2023.11.19

문화가 문명에 무너진 시대

문화가 문명에 무너진 시대 수십 년 전 교육이 문화적일 때는 세상이 아름답고 순수했으나 문명적이 되면서 문화가 무너졌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던 할아버지 아래아들, 그 아래 손자까지 무식한 사람끼리 살던 시대는 박꽃처럼 순수하고 계곡물처럼 한 줄기 질서가 있었다. 글자에 무식한 집안 할아버지 명령이면 아버지도 손자도 고분고분 순종하고 체통과 질서가 숲과 나무처럼 잡혔다. 할아버지 명이면 아들이 숙였고 아버지 명이면 아들이 공손했고 돌아가신 조상님도 살아계시듯 모시고 떠받들었다. 할아버지가 검다고 하면 아들은 노랗게 보면서도 네네 했고, 손자는 빨갛게 보여도 네네 하고 나중에 할아버지가 잘 못 보신을 것을 깨닫게 했던 효도 문화가 있었다. 할아버지 명이 임금님 명이고 나라님 명이 웃어른 명이던 시대가 무..

문학방/수필 2023.11.18

요것들이 그냥!

요것들이 그냥! 초등학교 4학년 아이 둘이 뒷골목에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아이 이름은 가인수, 또 한 아이는 나진우. 인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천당 가셨대.” 진우가 물었다. “누가 그래?” “동네 사람들이 다 그랬어. 우리 할아버지는 틀림없이 천당에 가셨을 거래. 너의 할아버지는?” 이때 담 너머에서 다영이 할아버지가 아이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두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주고받았다. 진우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우리 할아버진 지옥 가셨을 거래.” “누가 그래?” “우리 아빠가.” 인수가 물었다. “너의 아빠가 그걸 어떻게 아신대?” “동네 사람들은 우리 할아버지를 모두 싫어했대.” “왜?” 진우가 찌그러진 소리로 대답했다. ..

문학방/동화 202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