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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가랑잎 사납게 불어대는 늦가을바람에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던 갈잎이 떨어져 이리저리 바람에 끌려 다니다 한 곳에 멈췄습니다. 가지를 떠난 가랑잎은 한겨울 펑펑 내린 눈 속에 덮인 채 발발 떨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소복하게 덮였던 눈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가랑잎도 따듯한 햇볕을 받아 기지개를 켜고 소리쳤습니다. “아아! 봄이다. 봄!” 이때 땅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영차! 영차!” 가랑잎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땅을 보니 떡잎이 땅을 밀고 올라오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가랑잎이 잎 대를 내밀고 떡잎을 도와주었습니다. 떡잎이 흙을 밀고 나와 팔을 벌리고 하품을 하다가 가랑잎이 한쪽 흙을 밀어내며 ..

문학방/동화 202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