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동화

동화로 쓴 천지창조의 비밀

웃는곰 2014. 5. 3. 17:08

159. 노아홍수와 데우칼리온 홍수

“네.”

“잘 보아 두어라.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기억해.”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두고 보면 안다. 그건 그렇고, 네가 하다 만 이야기가 있지?”

“네?”

“판도라 상자, 아니 단지 속에서 나온 것은 없었더냐?”

“있어요. 재앙과 절망이 다 빠져나오고 마지막에 희망이 하나 남았어요.”

“그게 무슨 뜻이냐?”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견디면 마지막에 희망이 보인다는 교훈이라고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그런 거다. 사람은 처음에 아름답게 만들었으나 인구가 늘어가면서 욕심을 부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서로 경쟁하고 싸우고 원수가 되는 등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가운데 괴롬과 절망이 지나가면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는 이치이다. 카프카산 바위에 묶인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이 판도라한테 반하여 제우스의 선물을 받은 동생한테 많이 실망했다. 그래서 제우스의 비밀을 자기 아들한테만 일러 주었다.”

“제우스의 비밀이 또 있나요?”

“사람이 늘어나고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사람들 중에는 제우스를 원망하는 소리도 높아졌다. 감히 피조물인 사람이 신의 왕인 자기를 원망하자 기분이 상했지. 그리고 사람끼리 시기 질투하는 것이 보기 싫은 제우스는 세상에 벼락과 불로 태워 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신들이 불로 세상을 태우다가는 신들에게도 피해가 닥칠 위험이 있으니 물로 쓸어버리는 것이 어떠냐고 하여 물로 세상을 쓸어버리기로 작정했다. 그 계획을 이미 알고 있는 프로메테우스는 정직하고 죄를 짓지 않은 깨끗한 자기 아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려주었다.”

“정말 물로 세상을 쓸어버렸나요?”

“그 계획을 이미 알고 있는 프로메테우스는 아들한데 배를 만들라고 했다. 그리고 제우스가 천둥 번개를 치며 비를 쏟을 때 홍수를 피하라고 했다.”

“그건 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 홍수 이야기가 아닌가요?”

“똑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제우스가 구름을 이리저리 모으고 번개를 치면서 비를 쏟아 부었다. 그리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도 명하여 바다를 뒤집어엎고 파도를 일으키고 온 땅을 쓸어내라고 했다. 성경에는 40일 동안 비가 내리고 장마가 그치고 물이 빠지기까지는 150일 걸렸다고 하지만 그리스신화에는 10일 동안 비가 내리고 땅이 드러났다고 한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는 지금도 그대로 아라라 산 속에 묻혀 있다고 하지만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배는 어디서도 있다는 증거가 없지 않아요.”

“네 말은 그럴 듯한데 이해가 어려운 것은  지금도 노아의 배에 대하여 사람들이 주장하기를 기원전 3500년이라고 하고 그리스 신화는 기원전 3000년이라고 제법 아는 체를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시대적으로 성경 기록이 그리스신화 기록보다 앞선 것은 사실이다. 그리스에는 데우칼리온 전설이 있고, 인도에는 마누 신화가 있다. 또 미국 원주민 사이에는 홍수 전설이 전하여지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이집트, 남미, 중국에도 홍수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그런 것으로 보아 기원전 3500년경쯤에 지구에 큰 홍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믿어도 될 것 같다. 홍수에 대하여는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도 있다만…….”

“아저씨는 누구신가요?”

“너의 영원한 동행자다. 건방지게 더 묻진 말아라.”

“노아는 아들 삼형제 부부와 노아 부부 등 여덟 식구가 배에 올랐다고 했는데 그리스 신화에는 배에 몇 사람이나 탔나요?”

“프로메테우스의 아들 데우칼리온과 에피메테우스의 딸 피라 두 사람이 탔단다.”

“둘이는 사촌 남매가 아닌가요?”

“그렇게 되는구나.”

“둘이 결혼했나요?”

“그건 나도 모른다. 다만 둘이 홍수가 끝나고 배에서 내렸을 때 ‘너희는 어머니의 뼈를 집어 등 뒤로 던져라’ 하는 신의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 신이 누군가요?”

“제우스인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홍수가 쓸고 간 세상은 다 폐허가 되었고 올림포스 산 신전도 물에 쓸려 화려한 궁전이 무너지고 흉측해졌다. 올림포스 신들의 화려한 시대도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홍수가 쓸고 간 허허 벌판에 어머니 뼈가 어디 있었나요?”

“그래서 두 사람은 처음에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했다. 아무리 불효자식이라도 어머니의 뼈를 어떻게 집어 던지겠느냐.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떠오른 것이 땅은 어머니이고 흩어져 있는 돌은 어머니 뼈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돌을 집어 등 뒤로 던졌다. 남자가 던진 돌은 남자가 되고 여자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고 한다.”

“신화는 그래서 신화로군요. 거짓말도 믿으라는 거지요?”

“신화에만 거짓말이 있느냐? 네가 재미있다고 읽는 동화들이 다 거짓말 아니냐?”

“거짓말이지만 재미있잖아요? 그런데 그리스신화는 재미가 없어요.”

“그래도 인류는 그리스신화를 무시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전에 설명해 주었잖으냐?”

“알았어요. 아직도 이야기가 더 남았나요?”

“여기까지가 그리스 신화의 초기 이야기이고 그 담엔 네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수두룩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더 듣고 싶어요.”

“그보다 먼저 저기 보이는 불덩어리가 어떻게 되는지 보아라.”

이때 빙글빙글 돌며 몸부림치던 불덩어리가 둘로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한 덩어리가 또 둘로 갈라지고 둘은 또 네 덩어리로 갈라지고 네 덩어리는 여덟 덩어리로 갈라졌습니다.

운우가 말했습니다.

“한 덩어리는 그대로 한 자리에 박힌 듯 가만히 있고 한 덩어리는 여덟 개로 갈라지더니 갈라진 불덩어리는 또 작은 불덩어리를 떼어내고 있어요.”

“잘 보았다. 태양계는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아저씨가 태양계도 알아요? 이번에는 과학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눈치도 빠르구나. 과학 이야기와 신학이야기를 같이 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그리스 신화와 성경 이야기의 비슷한 점을 설명한 것인데 이해가 가느냐?”

“네. 하지만 저는 과학을 싫어하거든요. 재미있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요.”

“성경 이야기는?”

“성경 이야기는 너무 잘 알아서 들을 것이 없을 거구요.”

“성경을 그렇게 잘 알고 있다니 내가 알고 있는 네가 아니로구나.”

“그렇지만 목사님들만큼은 몰라요.”

“그러냐? 그럼 내가 먼저 물어볼 것이 있다.”

160. 빛이 있으라

“쉬운 것만 물어보세요.”

“성경 맨 앞에 무어라고 씌어 있느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했어요.”

“그리고 다음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셨지요.”

“제법이로구나, 그 다음은?”

“빛이 있으라 하셨어요.”

“하나님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빛이 번쩍하고 생겨난 것이냐?”

“모르지요. 하나님 맘대로니까요.”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창조하실 때 아주 긴 시간을 가지고 지으셨다. 하나님이 무엇이 바빠서 하루아침에 빛을 만들고 짐승과 사람을 만들겠느냐? 그렇지 않으냐?”

“네.”

“하나님은 무한의 시간과 무한대 공간의 주인이시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처럼 공간 차지를 하려 하겠느냐 시간을 단축하려 하겠느냐. 사람은 짧은 시간을 살다 가기 때문에 시간을 아끼고 공간을 차지하려고 땅 욕심을 부리고 싸움질을 하며 산다만 하나님은 저기 보이는 불덩어리를 수천억 년을 두고 주무르신다.”

이때 큰 불덩어리를 중심으로 아홉 개의 불덩어리가 큰 원을 그리며 빙빙 돌아가고 떨어져 나간 불덩어리에서 떨어진 작은 불꽃은 어미 같은 불덩어리를 맴돌며 공간을 날았습니다.

은우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저씨. 저것 좀 보세요. 아주 큰 불덩어리는 한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멈춰서 불꽃을 피우고 떨어져 나온 불덩어리들은 어미를 떠난 아들 같아요. 그리고 그 아들 같은 불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온 더 작은 새끼 불덩어리는 귀여운 손자 같고요.”

“허허 녀석, 그럴 듯하게 말하는구나. 저 불덩어리들이 어떻게 되나 더 두고 보자.”

불덩어리들은 모두 큰 원을 짜고 돌며 불놀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저 불덩어리가 어우러져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을 무어라고 하는지 알겠느냐?”

“학교에서 태양계라고 배웠는데 맞지요?”

“맞다, 저게 바로 태양계가 만들어지던 최초의 형상이다.”

“저기 지구도 있나요?”

“학교에서 태양계도 배웠다면서 지구가 있느냐고 묻는 거냐?”

“지구는 세 번째로 돌아가는 불덩어리 같은데 맞나요?”

“맞았다. 태양계 이름을 다 기억하느냐?”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제법이로구나, 지금은 저것들이 모두 불덩어리로 날아다니지만 차츰 변화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불놀이처럼 아름답기만 하지 않으냐?”

“네, 아주 보기 좋고 아름다워요.”

“네가 보기에도 좋으니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얼마나 더 좋겠느냐. 성경에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었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지 않았더냐?”

“네.”

“이때 하나님은 어디 계셨다고 했느냐?”

“하나님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고……”

“이렇게 하여 첫째 날이 지나갔다고 했지?”

“네.”

“그 다음 둘째 날은?”

“둘째 날은…….”


161. 지구로 다가드는 얼음덩어리

“성경을 그렇게 잘 안다면서 왜 꾸물거리느냐?”

“갑자기 생각해 내려니까…….”

“네가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확실히 아는 것은 언제 어떻게 누가 물어도 금방 대답이 떠오르는 법이다.”

“죄송해요.”

“물과 불이 싸우면 누가 이기겠느냐?”

“네?”

“언젠가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78:22 비율을 잘 기억하라고 했는데 기억하고 있겠지?”

“네.”

“그러면 불과 물이 싸움이 붙었을 때 어떻게 되겠는지 짐작이 안 가느냐?”

“물이 78이고 불이 22이면 물이 이기고 불이 78이고 물이 22면 불이 이깁니다.”

“음, 제법이구나.”

“가령 불이 이겼다고 하자, 물은 어디로 달아났겠느냐?”

“물은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지요.”

“이번에는 물이 이겼다고 하자 불은 어디로 갔겠느냐?”

“……?”

“왜 말이 없느냐? 불은 꺼졌을 거 아니냐?”

“네, 그렇습니다.”

“꺼진 불이 어디로 도망갔겠느냐 말이다. 물 같으면 수증기로 날아갈 수도 있는데…….”

“없어진 거지요, 뭐.”

“이 우중 있는 물체는 어느 것 하나도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형태와 자리를 옮길 뿐이다.”

“점점 어려운 이야기를 하시네요.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어요?”

“인석아.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어디 있느냐?”

“재미없어요.”

“대답은 간단하다. 물은 불을 품어주어도 불은 물을 품지 못한다. 그럼 누가 이긴 것이 되느냐?”

“물이……?”

“그래, 이 우주에는 엄청난 천체가 떠다니고 있지만 물보다 강한 물체는 없다. 물은 바로 생명이다. 물이 머무는 곳에는 생명이 존재하지만 물이 없는 곳엔 어떤 생명체도 없다. 이해가 되느냐?”

“그 말씀은 이해가 되어요. 이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러자. 너 성경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누구였는지 아느냐?”

“요셉이요.”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은?”

“모르겠는데요.”

“삼손이다.”

“삼손이라고요?”

“그래, 그리스신화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누구였는지 알겠느냐?”

“신들이 이야기에 무슨 사람이 있어요?”

“반은 신이고 반은 사람이 있었다. 맞추어 보아라.”

“또 골치 아픈 이야기를 시작하시는 거 아닌가요?”

“내가 하는 말이나 잘 들어라.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물질이 같은 물질끼리 덩어리를 이루고 그 중에 가장 큰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작은 천체는 이리저리 밀리고 끌리며 날아다닌다. 그 가운데 특수한 두 종류의 액체가 떠다닌다. 무엇이겠느냐?”

“물하고……. 물 말고 또 있나요?”

“기름덩어리가 더 있다. 하나님은 기름 위에 운행하신다고 하지 않고 수면 위에 운행하신다고 했다 맞지?”

“네.”

“기름덩어리는 액체지만 죽은 액체이고 물 덩어리는 살아 있는 액체이다.”

“물 덩어리라고 하니까 이상해요. 물방울도 아니고…….”

“그렇지, 물은 영하 수천 도의 우주 속에서 큰 물방울로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큰 얼음덩어리로 떠다니고 하나님의 영은 그 얼음 덩어리와 함께 하고 있었다.”

“점점 이해가 안 되어요. 하나님이 얼음 위에 운행하셨다는 말인데 얼어 죽으면……?”

“하하하, 이 녀석이 날 웃기는구나. 하나님이 얼어 죽다니. 하나님의 영은 어떤 환경도 다스리시는 분이다. 물을 통하여 우주 만물을 그 뜻대로 움직이기고 하고 파괴시키기도 한다.”

“물과 불이 싸우다 물이 지면 바로 수증기가 되어 달아나 다시 물 덩어리로 뭉치고 불을 물이 이기면 불을 품고 다닐 만큼 포용력이 있다.”

이때 지구 불덩어리보다 열 배는 커 보이는 수정체가 그리로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아저씨, 저것 보세요. 엄청나게 큰 수정이 지구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그건 수정체가 아니라 물 덩어리인 얼음이다. 얼음 덩어리가 지구를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지구 불덩어리가 깨지지 않을까요?”

“두고 보거라.”

“얼음덩어리에 비교하면 지구 불덩어리는 어른과 아기 같아요.”

“재미있겠다. 잘 보아라.”

162. 물과 불이 싸움을 하면

키다리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조금 전에 불덩어리가 부딪쳐 싸우다가 갑자기 둘로 갈라졌지?”

“네.”

“왜 갈라졌겠느냐?”

“그런 걸 알면 제가 박사게요.”

“두 개의 커다란 불덩어리가 맞붙어 싸울 때 더 크게 불이 일어났었다. 그것도 보았느냐?”

“네.”

“그건 왜 그랬겠느냐?”

“몰라요.”

“우주에는 같은 물질이 모여 큰 덩어리를 이룬 천체가 있다고 하지 않았더냐. 싸우던 두 불덩어리가 크게 불꽃을 튀긴 것은 날아다니던 기름덩어리가 끌려들어가 폭발을 했기 때문이었다.”

“기름덩어리가요?”

“불난 데 기름이 달라붙으니 어떻겠느냐?”

“불 난 집에 부채질이지요.”

“그렇지. 그런데 불꽃이 싸우다가 갑자기 두 동강이 났지?”

“네.”

“왜 그렇겠느냐?”

“모르는 것만 물어보지 말고 아는 것도 물어보세요.”

“물어보는 것은 가르치기 위한 방법이니라.”

“왜 불덩어리가 쪼개졌나요?”

“두 불덩어리가 싸우는 동안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느냐?”

“캄캄하던 공간이 환히 밝아져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여기저기서 이상한 물체가 불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탔어요.”

“잘 보았다. 그 큰 불덩어리가 탈 때는 다른 작은 물질 덩어리를 끌어당겨 모두 태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얼음덩어리를 끌어당겼다. 어떻게 되었겠느냐?”

“물이 타 버렸겠지요.”

“바보 같은 소릴 하는구나. 아무리 불이 뜨거워도 물은 타지 않는다. 물같이 특수한 물질은 우주에 없다. 물은 열이 영도 이하가 되면 얼음으로 변하여 본질을 유지하고 감당할 수 없는 불을 만나면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 구름이 되기도 하고 얼음덩어리가 되었다가 물로 돌아온다.”

“그런 건 학교에서 배웠어요.”

“불덩어리가 갑자기 둘로 갈라진 것은 지구보다 열 배는 큰 얼음덩어리가 불덩어리에 부딪치는 순간 그 충격으로 둘로 갈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물도 갈라져 떨어져 나간 불덩어리에 붙어 불과 싸움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둘로 갈라질 때 그렇게 큰 구름이 일어나고 불꽃이 타올랐던 거로군요.”

“그래, 그리하여 두 조각 중 큰 불덩어리에 붙었던 얼음덩어리는 수증기가 되어 높이 떴고 작은 불덩어리는 얼음 덩어리와 싸우면서 여러 조각으로 갈라진 것이다.”

“신기하네요.”

“신기하지. 그런데 지구로 보이는 불덩어리를 향해 얼음 덩어리가 다가가고 있었지?”

“네.”

“그 얼음덩어리는 큰불덩어리에서 밀려난 수증기가 되어 물로 변하고 다시 얼음 덩어리가 되어 지구 쪽으로 다가간 것이다.”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지구 불덩어리와 얼음 덩어리는 22:78이었다.”

“그게 뭔가요?”

“내가 한 가지 쉬운 이야기를 들려주마. 얼음이 어는 것은 영하 몇 도냐?”

“0도요.”

“물이 끓는 것은 섭씨 몇 도냐?”

“100도요.”

“얼음이 어는 0도는 어떻게 하여 생기느냐?”

“또 어려운 문제를 내시려고요?”

“중3이라면서 그 정도도 모르겠느냐?”

“어려운 문제는 그냥 설명해 주시면 안 되나요?”

“알았다. 냄비에 물을 78% 넣고 열을 22도로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그러나 열을 23, 24, 99, 100으로 올려주면 물은 100도부터 끓기 시작하여 열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증발하여 달아난다. 알겠지?”

“네.”

“그와 반대로 열이 0도 이하로 내려가면 물은 얼기 시작하여 열이 내려갈수록 얼음은 굳어지고 굳어지다가 영하 100도 이하가 되면 얼음의 부피가 늘어난다.”

“아저씨는 별걸 다 아시네요. 그런데 왜 이런 설명을 열심히 하시나요?”

“이유가 있다.”

“네?”

163. 궁창과 땅의 물이 나뉘고

은우가 갑자기 놀란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저씨, 저, 저것 보세요!”

“그렇게 놀랄 것 없다.”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지구보다 열 배나 커 보이는 얼음덩어리가 미친 듯이 달려들어 지구와 부딪쳤습니다. 지구 불덩어리는 얼음덩어리에 번쩍번쩍 빛을 뿌리며 출렁하고 일그러져 한쪽이 길게 밀려나는가 싶더니 불덩어리 조각 하나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 순간 얼음 녹은 물이 지구를 뒤집어 씌웠습니다.

물에 갇힌 시뻘건 지구는 마치 망에 갇힌 물고기처럼 몸부림을 치며 이리저리 꿈틀거렸습니다. 그리고 비틀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아가고 얼음 물결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맞부딪치며 흘렀습니다.

그 광경을 보던 아저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구경할만하지?”

“네.”

“지금 불하고 물이 싸운 지 얼마나 걸렸겠느냐?”

“한 시간도 더 된 거 같아요.”

“네가 보기에는 그렇겠지. 지금 네가 눈 깜짝하는 동안에 시간이 얼마나 지나가는지 알겠느냐?”

“그건 순간이라는 거잖아요?”

“그 순간이 우주 속에서는 수억 년이다.”

“또 농담하시는 거지요?”

“너하고 농담할 내가 아니지 않느냐. 저 얼음이 불과 싸우며 녹는 동안 십억 년도 더 걸린 것이니라.”

“그렇게 많이요? 뻥이지요?”

“뻥인지 아닌지 잘 보거라.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

“물속에 갇힌 시뻘건 불덩어리 때문에 물은 펄펄 끓는 것 같고 물을 통해 비치는 영롱한 색깔은 그림같이 아름다워요. 그리고 불에 덴 물이 꼬리를 틀고 솟아오르는 물기둥은 용이 날아오르는 것 같아요.”

“용을 보기는 했느냐?”

“못 보았지요. 헤헤헤.”

“보지도 못한 용을 본 것처럼 말하는 네가 우습구나. 허허허.”

“그렇다는 거죠. 저도 들은 대로 해본 소리예요.”

“잘 보아라. 무엇이 보이느냐?”

“끓어 오른 물기둥이 하늘 높이 올랐다가 안개비가 되어 내리기도 하고 더 높이 오른 것은 수증기가 되어 구름으로 변하고, 더 높이 오른 구름은 얼음 그물을 이루며 지구 둘레를 둘렀어요.”

“그럼 어떻게 된 것이냐?”

“불과 싸우는 물에 재가 섞여서 안개가 낀 것보다 더 침침해요. 안개에는 연기 같은 가루가 날아다니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수증기로 떠오른 것은 하늘을 만들었어요.”

“물안개 말고 연기처럼 떠 있는 것은 지구 불덩어리 가운데 물에 식은 불똥이 부서져서 날아다니는 것이다. 저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가면 물에 가라앉아 붙이 된다. 그리고 물안개는 구름이 되어 지구를 둘러싸게 되고 사람들은 그것을 하늘이라고 부른다. 만약 물이 만든 구름이 공중에 떠 있지 않다면 사람들은 하늘이 뭔지 알지 못할 것이다.”

“갑자기 성경에 있는 말씀이 생각나요.”

“어떤 말씀이냐?”

“성경에 빛이 있으라 하였고 그 다음에는 하늘의 물과 땅의 물로 나누어 하늘을 궁창이라 하고 땅의 물은…….”

“이제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자 빛이 있었다는  것과 하늘의 물과 땅의 물을 나누어 궁창이라고 한 지구 변화의 과정을 이해하겠지?”

“네.”

물에 갇힌 불덩어리는 점점 작아지면서 물속 깊이 들어가고 물의 공격을 받고 부서진 조각들 가운데 가루가 된 것은 물안개를 따라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164. 공상은 과학을 만든다

그뿐 아니라 어떤 것은 돌덩이, 바위 덩이로 바뀌어 물결에 휩쓸려 이리저리 떠다녔습니다.

그렇게 뒤범벅이 되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며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어떠냐? 불이 물 공격을 받고 끝내는 꺼지고 말겠지?”

“네.”

“지금까지 불과 물이 싸우고 이렇게 되기까지는 50억 년이 걸렸다. 앞으로 또 50억 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50억년이라고요?”

“왜 믿을 수가 없단 말이냐? 그렇지만 아직도 지구의 나이로 시생대(始生代)가 되자면 앞으로 50억 년이 더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50년도 긴데 50억 년은 말도 안 돼요.”

“사람한테는 50년이나 100년이 긴 것 같지만 무한대의 시간에서는 눈 깜짝할 순간에도 들지 못한다.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나눈 다음에 무어라 하였느냐?”

“천지 창조 셋째 날 말인가요? 그거라면 제가 달달 외우지요.”

“외워 보거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그 다음은?”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또 다음은?”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 보기기에 좋았더라고 했어요.”

“마지막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날이니라 하였지요.”

“네가 그런 것은 제대로 알고 있구나. 대견하다.”

“뭘 그 정도를 가지고 칭찬까지 하세요.”

“뭐, 더 아는 게 있느냐?”

“저는 창세기를 달달 외운다고요.”

“그래? 다행이다. 저기를 보아라.”

키다리 아저씨가 가리키는 곳에서는 사나운 물결이 일어나 동쪽에서 서쪽으로 밀려갔습니다. 물결이 얼마나 사나운지 큰 바위덩어리가 서쪽으로 몰려들어 엄청나게 큰 산맥을 이루고 그 산맥 밑으로 넓은 대지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땅은 불덩어리로 타다가 꺼지며 부서져 물에 떠다니던 돌과 재가 가라앉아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바위와 바닥을 물결이 쓸고 간 자리는 아주 큰 바다(태평양)가 되었고 바다 서쪽 끝(메소포타미아 광야와 지중해 주변)에는 밀려간 재와 돌이 쌓여 높은 산맥(히말라야)과 뭍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밑이 파인 낮은 곳으로 물이 고여 지중해가 만들어지는 등 바다와 육지가 나뉘어졌습니다.

“어떠냐?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셨다고 했지? 바다와 뭍은 이렇게 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이렇게 되기까지는 적어도 50억 년 이상이 걸려서 된 것이다. 내 추측이 그렇다는 것이지 50억 년인지 100억 년인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아저씨는 과학자인가요?”

“난 공상가다. 과학은 공상을 못 만들지만 공상은 과학을 만든다.”

“아저씨는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시는 거지요?”

“암, 내가 뭘 알겠느냐. 공상이지. 저기 물가로 가 보자.”

18 회용

165. 세포보다 단순한 녀석

아직 하늘은 뿌옇지만 바다도 강도 아닌 호수처럼 생긴 물속은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맑았습니다. 얼마나 맑은지 멀리 땅 속 깊은 곳까지 보였습니다.

“아저씨, 물이 참 맑아요.”

“이 물이 태초의 물이라는 것이다. 이 물을 마시면 천 살까지 살 수도 있다.”

“한번 먹어 볼까요?”

“안 된다. 지금은 먹으면 죽어.”

“왜요?”

“너는 이미 오염되어 그 물을 받아들일 체질이 아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너뿐만 아니라 오염된 사람은 이 물을 마시면 혈액 속에서 이상 반응이 일어난다.”

“오래 살 수 있는 물이라면서요?”

“너는 체질이 변해서 이 물의 질과 다른 성분의 피를 가지고 있어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물속이나 더 들여다보아라.”

“물고기가 있을까요?”

“물고기가 생기려면 1억 년은 기다려야 할 거다. 물고기는 안 보여도 뭔가 보이지 않느냐?”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물속 바닥을 잘 보아라.”

이상한 일입니다. 바닥에 푸른색이 돌더니 점점 진해지고 있었습니다.

“파란 색깔이 보여요.”

“기다려 보아라. 그 파란 색이 어떻게 되나 보아라.”

키다리 아저씨 말대로 가만히 들여다보는 동안 파란 색은 융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곱게 바닥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운 솜털 같은 사이로 보일 듯 말 듯한 무엇이 고물고물 움직였습니다.

“아저씨, 무엇인가가 보여요. 저것들이 뭔가요?”

“물에서 생긴 것이다.”

“물에서요?”

“물은 생명체의 본질이고 그 생명체에는 핵산이라는 것이 녹아 있다.”

“핵산이 뭔데요?”

“핵산이란 달고, 짜고, 신(당ㆍ염기ㆍ인산) 성분이 하나로 녹아 있다가 온도와 환경이 맞으면 단세포가 되어 활동하다가 녹아서 일종의 고분자 유기화합물이 된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그 정도로 적당히 들어 두어라. 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우리 몸은 60조나 되는 세포가 모여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세포마다 핵이 있으며 그것들은 계속 분열하고 한편으로는 스러지기도 한다. 핵에는 유전자가 있고 유전자는 생물의 활동을 지배한다고 한다. 그리고 유전자의 물질이 바로 핵산에 들어 있다고 한다.”

“아저씨, 그만 하세요. 너무 어려워요.”

“인석이, 넌 세포보다도 단순하구나!”

“세포가 나처럼 단순한가요?”

“너보다 더 단순하다. 세포는 물에서 나오고 세포가 모여서 생물체를 이룬다. 네가 바로 60억 개의 세포가 모여서 된 사람이란 말이다.”

“아저씨, 저것 좀 보세요. 물속에는 솜털 같은 것이 계속해서 생기고 그 사이를 벌레 같은 것이 다니며 건드려요.”

“그것들은 단세포 식물에 속한다. 지금 바다는  저 깊이서 불덩어리와 싸우고 있는 것이 보지 않느냐. 그 둘이 싸우며 열을 내는 불덩어리에 의하여 지역마다 다르기는 해도 열이 나고 온도가 이루어지고 핵산은 그 온도에 따라 여러 모양의 생명체를 만든다. 똑같은 온도와 환경이 같은 순간에 만들어진 세포는 모양이 똑같고 그것들은 생기는 순간부터 분열을 시작한다.”

“성경에는 모든 것을 하나님이 말씀으로 지으셨다고 했는데 핵산이 뭘 만들어요?”

“인석아, 엄마가 밥을 지을 때도 그냥 말이나 사랑으로 짓는 거 보았느냐? 쌀이 있어야 하고 불이 있어야 하고 물이 있어야 밥을 지을 것 아니냐.”

“하나님이 엄마하고 같은가요?”

“하나님도 자료를 가지고 지으셨다. 사람을 지을 때도 흙을 물로 개어서 지었다고 했다. 물이 안 들어가면 하나님도 생명체를 만들 수가 없다.”

“하나님은 어디 계신가요?”

“하나님은 수면 위에 운행하셨다고 하지 않았느냐. 물은 생명이고 물이 있는 곳에는 하나님의 영이 계신 것이다.”

“그럼 이 물속에도 하나님의 영이 계신가요?”

“물론이다. 하나님이 바다와 땅을 가르신 다음 무어라고 하셨더냐?”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셨지요.”

“또 다음은?”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 보기기에 좋았더라고 했어요.”

“하나님이 그렇게 말했다고 풀이 한꺼번에 솟아나고 과일나무가 우뚝우뚝 자라서 금방 열매가 맺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냐?”

“몰라요.”

166. 하늘에 해와 별이 보이다

은우는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뱅글뱅글 돌면서 큰 불덩어리로 박혀 있는 해를 천천히 큰 원을 그리며 도는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다정스럽게 물었습니다.

“재미있느냐?”

“네.”

“이제 더 재미있는 것을 보게 된다. 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나 잘 보거라.”

키다리 아저씨 말대로 지구에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공중에는 짙은 안개가 자욱하고 땅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올랐습니다. 온실처럼 따듯한 땅에는 핵산의 작용으로 이끼 같은 연한 풀이 돋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변하는 기온에 따라 각종 풀과 나무가 생겨났습니다. 나무나 풀은 모두 처음 생기는 순간부터 제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똑같은 모양의 잎과 줄기와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윽고 땅에는 식물이 생기고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고 바다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렀습니다. 그 사이에 공중에는 공기와 바람이 일어나고 온 땅이 풀과 나무로 덮이자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넌 성경을 달달 외운다고 했지?”

아저씨의 질문에 정신이 든 은우가 대답했습니다.

“네.”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넷째 날 무슨 말씀을 했다고 했느냐?”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의 궁창에 광명체들이 있어 낮과 밤을 나뉘게 하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 하셨습니다.”

“궁창의 광명체들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냐?”

“별들이 아닌가요?”

“맞다. 별과 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왜 지금서야 안 보이던 별들이 보인다고 했는지 알겠느냐?”

“몰라요. 하나님도 깜박 하셨나 봐요. 헤헤헤.”

“해와 별들은 이미 있던 것들이지만 지구를 둘러싸고 있던 안개와 물방울에 뒤엉긴 재가 가려서 안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땅으로 내리고 하늘이 맑아지면서 우주 속에 있는 천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에서 바라보면 아주 작은 별들이지만 그것들은 지구의 수십 수백 배나 큰 물체들이다.”

“정말 그럴까요?”

“저 별들의 빛은 수억 광년 전에 떠나서 지금 우리 지구에 도착한 것도 있다. 지금도 우주 아주 멀리서 별빛이 이리로 오고 있지만 수천 년 뒤에 도착할 것들이라 너는 보지 못하고 죽는다. 그것들은 해보다 수천 배나 큰 발광체도 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볼 수 없다. 오늘 저기 뜬 별을 보는 것만도 수억 년의 시간과 만나는 것이다. 알겠느냐? 하나님은 그 다음에 무슨 말씀을 했다고 했느냐?”

“또 광명체들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을 비추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두 큰 광체를 만드사 큰 광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했다고 씌어 있고요, 모든 것이 그대로 되니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셨지요. 이것이 넷째 날이지요.”

“잘 알았다. 네가 제법 성경은 달달 외우는 것 같구나. 네 번째 날까지는 물속이나 땅에 식물이 나서 자라고 있었지만 해가 비치고 달이 비치면서 땅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무슨 변화인가요?”

167. 물고기와 새가 나고

“이제까지는 물과 싸우는 땅 속의 불에서 나오는 열로 지구의 온도가 만들어졌지만 하늘에서 해가 내리 쏟는 열을 받는 지구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물은 하늘의 해와 땅속의 불덩어리 사이에서 펄펄 끓겠네요.”

“그렇게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다른 현상이 일어난다.”

“무슨 현상인데요?”

“지구는 남쪽 끝과 북쪽 끝을 축으로 비스듬히 돌아간다. 해가 가까이 비치는 쪽은 사람이 견디기 힘들만큼 뜨겁고, 해와 멀리 떨어진 남과 북극은 동물이 살지 못하는 영하로 빙하가 된다. 그래서 남북극에는 얼음이 얼고 해와 가까운 적도 일대는 너무 뜨거워 열대 식물이 나기도 하고 아주 심한 곳은 아예 풀도 없는 사막이 된다.”

“그럴 듯한데요.”

“그러냐? 그러나 그것들보다 더 이상한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요?”

“햇빛이 비치지 않을 때는 땅과 바다에 단세포 식물이 생겨서 분열하고 있었는데 햇빛을 받은 다음부터는 핵산과 해에서 나오는 자외선 등 특수한 빛을 받아 식물이 탄소동화작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숲속에 초등 생물과 동물이 생기지만 환경의 변화를 받아 어려 모양의 동식물이 난다. 그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들은 햇빛을 받은 쪽은 양성이 되고 땅과 물의 기운을 받은 쪽은 음성으로 분리된다. 그리하여 식물은 암꽃과 수꽃이 생겨서 수정을 하여 씨를 맺고 자손을 번식시키고 동물도 암수가 생겨서 짝짓기를 하여 새끼를 낳아 기르기 시작한다. 과학자들은 이때를 시생대에서 원생대로 발전하는 단계라고 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신 것이 이루어진 것이로군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무엇이 그리 궁금하냐?”

“양성과 음성이 뭔가요?”

“그것은 흙과 물에서 생긴 생물이 햇빛을 받아 둘로 분리되면서 일으킨 현상을 가리켜 물 쪽을 음성이라 하고 햇빛 쪽을 양성이라고 부른 것이다.”

“진짜 그렇게 된 것인가요?”

“내가 판단하여 하는 말이지 유명한 과학자들이 연구한 학문적인 견해는 아니다.”

“아저씨는 엉터리 같아요.”

“맞다 엉터리다. 그러나 대개 공상은 작가의 머리에서 나오고 기발한 과학은 공상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았어요. 공상을 더 들려주세요.”

“암. 그래야지. 생물은 물과 햇빛에 의하여 암수로 갈리고 암수 한 쌍이 나무는 열매를 맺어 씨를 번식하게 하고 동물도 암수가 새끼를 치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짝을 찾는 건가 봐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네가 성경을 달달 외운다고 했으니 하나님이 다섯째 날 무엇을 하시었는지 말해 보거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하나님이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시었지요.”

“음, 제법이로구나. 그리고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닷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

마지막 구절은 키다리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하였지?”

“네, 맞아요.”

“바다의 동물과 하늘의 새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몇 년이나 걸렸겠느냐?”

“3백년도 더 걸렸겠지요?”

“너는 3백년이 그렇게 긴 모양이지만 하나님이 한 마디로 이루라 하시면 그것이 완성되기까지는 수천억 년이 걸린 것이다. 핵산 작용으로 세포가 생기고 세포가 모양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모양이 또 같은 모양을 만들어 내는 분열을 한다. 그러는 동안 사람의 머리로는 계산할 수 없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먼저 만들어진 물고기와 새들은 후손을 남기고 죽기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그런 현상이 이어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먼저 만들어진 것들은 왜 죽을까요?”

“모든 생물은 세포로 되어 있고 세포는 하나가 둘로 분열하면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수분을 분열한 세포한테 내어주고 물이 없는 세포는 사라지는 것이다.”

“성경 창세기의 말씀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니 큰 천체가 맞부딪쳐 불을 일으키며 빛을 내고, 하늘의 물과 땅의 물이 생기기까지는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물을 가지고 이루고, 그 다음에는 물속의 핵산 작용으로 단세포 식물 등이 생겨나고 그것을 물고기가 먹고 풀과 작은 벌레를 새들이 잡아먹고 작은 것을 새로 난 큰 생물이 잡아먹으며 이루어지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제법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구나. 그럼 하나님이 여섯째 날은 무엇을 하시었느냐?”

168. 진실보다 거짓을 믿는 사람들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가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이 보기에 좋았더라. 하셨습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그 다음을 이어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아저씨도 성경을 꽤 외우시는데요, 헤헤헤.”

“인석이 나를 놀리는 거냐? 내가 너만큼은 못 외워도 너보다는 아는 건 조금 더 많다.”

“미안해요, 아저씨.”

아저씨는 설명하고 반드시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땅의 동물과 하늘의 새와 들의 풀과 산의 나무를 만들고 사람한테 그것을 먹고 지배하라는 권세를 줌으로써 천지 창조를 마치시고 휴식하셨다고 했지?”

“네, 그런데 궁금한 게 또 있어요.”

“또 뭐냐?”

“하나님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 만들었다고 하였는데 왜 우리라고 했는지 궁금하고요, 제우스도 여러 신의 왕으로 지내면서 헤파이스토스를 시켜서 남자를 만들었다고 했어요. 하나님하고 제우스는 누가…….”

“누가 더 나이가 많으냐고 묻는 거냐?”

“그것도 그렇고 누가 더 위대한가요?”

“하하하, 어리석게도 바보 질문을 하는구나.”

“바보라고요?”

“하나님은 혼돈의 시대인 카오스 이전, 100억년 시생대(始生代) 전부터 계신 영이시고 수면 위에 운행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제우스의 할머니 가이아(실은 지구를 뜻함)는 창세기 1장 11절에 단세포 식물이 만들어지던 고생대(古生代)에 있었다는 신화일 뿐 사실이 아니다. 그것을 벌써 잊었느냐? 제우스 할머니가 시생대에서 한참 후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니 제우스야 신도 아니고 자연의 현상을 그렇게 의인화하여 쓴 동화일 뿐이다. 너는 성경의 진리와 그리스신화를 제대로 구분도 못하고 성경보다도 그리스신화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구나.”

“맞아요, 성경 이야기보다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요. 그래서 듣고 싶어요.”

“너뿐이 아니라 사람들은 진실을 믿으려 하지 않고 거짓을 더 믿으려고 하는 못된 습관이 있다. 그리스신화는 창세기를 새로운 이야기나 되는 것처럼 패러디를 해서 대자연의 변화를 의인화하여 쓴 것이다.”

“패러디가 뭔데요?”

“그건 어떤 사람의 좋은 작품을 모방해 익살스럽게 꾸며서 작품을 흥미롭게 쓰면 독자의 이해가 쉬우니까 더 좋아한다. 문학의 한 형식이다. 그것도 모르고, 너는 학교에서 뭘 배운 거냐?”

“아직 안 배웠어요. 그런데 그리스신화에도 노아 홍수 같은 사건이 있어요.”

“제우스가 하나님처럼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잡고 노아 홍수 때처럼 홍수로 사람을 쓸어버리기도 하고 삼손처럼 헤라클레스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미기도 했다. 그리고 제우스가 처음으로 인간 여자와 결혼하여 얻은 아들이 헤라클레스라는 것도 구약 성경에 나오는 사건을 비유한 것으로 제우스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처럼 인간 여자와 결혼하여 헤라클레스를 낳는다. 그의 아내 헤라는 사람과 신인 남편 사이에 난 아들을 미워하여 죽이려고 했지만 죽이지 못한다. 그렇게 자라난 헤라클레스는 사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열두 가지 시험을 이겨내고 출중한 영웅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성경 못지않게 꾸며진 그리스신화는 옛날부터 입으로 전해 오던 전설이었다. 그것이 글로 옮겨져 지금은 유명한 작품이 된 것이지만 성서 같은 수준은 아니다.”

“아저씨, 제우스 이야기는 대강 알겠는데 헤라클레스 이야기는 모르겠어요. 신과 사람 사이에 태어난 최초의 인간이라고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그리스신화는 작가가 거짓말로 성경을 흉내 내어 쓴 글이라 사실로 믿어서는 안 된다. 성경에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취했다고 한 것을 흉내 내어 헤라클레스가 사람과 결혼했다고 했을 뿐이다.”

“하나님의 아들은 누구인가요?”

“많은 신학자들이 그 점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주석을 달아놓았지만 모두가 어색한 해설일 뿐 정확하게 설명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떻게 답을 달았는데요?”

169. 첨단과학시대와 원시 신앙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길다. 노아의 아들 삼형제는 셋과 함과 야벳인데 셋은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 하나님의 아들이라 정하고,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이 낳은 그 후손은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하여 믿음을 가진 셋의 후손들이 가인의 후손과 결혼하는 것을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이 결혼했다고 주석을 달지만 개운치가 않다.”

“왜요?”

“아벨을 죽인 가인에 대하여 아느냐?”

“성경에서 보았으니까요.”

“안다는 말이로구나. 그럼 하나 물어보자. 가인이 동생을 죽이고 하나님 앞에서 쫓겨난다. 그때 가인이 사람들이 죽이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하나님 앞에서 걱정을 한다. 그때 하나님이 무어라고 하셨느냐?”

“너를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하고  표를 주사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죽임을 면하게 하니라, 했습니다.”

“이상한 점이 없느냐?”

“이상한 점이 있어요.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만들고 아담이 가인과 아벨 형제를 낳았는데 가인이 아벨을 죽였으니 세상에는 아담과 하와와 가인뿐일 텐데 웬 사람들이 있어서 가인을 죽이려고 합니까?”

“그 점은 성서에 일일이 밝히지 않았지만 하나님을 믿은 가인과 아벨은 하나님 앞에 제사를 드렸다고 했다. 신학자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만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했기 때문에 족보도 믿음의 혈통만 올려놓은 것이라 형제만 타나난다고 주석을 한다.”

“아저씨는 그 해석이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너는 어떠냐?”

“믿을 수 없어요.”

“나도 그 설명에 완전히 만족하진 못한다. 이해가 어려우니 신학자들이 억지 해석을 해놓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요, 가인이 아내와 동침하여 에녹을 낳았다고 했는데 아내는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나요?”

“네가 나보다 궁금한 게 더 많은 것 같다.”

“머리가 나빠서 성경을 읽어도 이해를 못하는 구절이 많아요.”

“또 있느냐?”

“조금 전에 말하던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혼하고 그 후손에는 네피림이라는 장대한 인물들이 나왔다고 했는데 신학자들이 설명했다는 그 답으로는 만족하지 않아요. 성경에는 여러 곳에서 어디서 온 누군지 모를 사람이 갑자기 등장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해가 가지 않아요.”

“그래서 독실한 신앙인들은 성경을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 머리로 풀 수 없는 하나님의 은밀한 비밀은 알려고 하면 하나님 앞에 죄만 더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궁금한 건 사실이잖아요?”

“사실이다. 만약에 성경 어디에든 아담이 여러 자식을 두었는데 그 중에 신앙적으로 하나님이 인정한 아들은 가인과 아벨이었다고 했더라면 너같이 의문을 품는 사람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저씨는 성경에 근거 없는 인물의 등장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말을 내 생각대로 말한다면 나는 성경을 무오의 진리로 믿는 이들한테 이단 소리를 듣게 된다.”

“아저씨하고 나하고 둘이만 있는데 누가 그러겠어요. 시대가 바뀌고 변하는데 옛 신앙에만 매달려 변화를 거부하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요?”

“네가 점점 이상한 말만 하고 있구나.”

“지금은 첨단 과학시대라고 하지 않아요? 과학은 발전하는데 신앙은 원시 신앙만 고집한다면 과학에 밀려 신앙이 어떻게 될까 걱정해서지요.”

“허허, 원시신앙이라니! 네가 나를 어지럽게 하고 있구나.”


170. 생몰변화대(生沒變化帶)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리의 기준도 달라지지 않나요?”

“네가 그렇게 어려운 말을 하다니! 진리는 변하면 진리가 아니지 않으냐? 내가 말하는 것은 신학적 가치는 없다. 다만 공상이지 이상은 아니야. 너는 지질학적으로 지구 변화의 연대를 알겠느냐?”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그런 거 말인가요?”

“그래, 아는 대로 말해 보거라.”

“지금 다 말씀드렸잖아요.”

“고생대보다 위는 무엇이냐?”

“그보다 더 위도 있나요?”

“고생대 위에 원생대가 있었고 그 위에 시생대가 있었다. 과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시생대란 지구 나이로 40억 년 전이고 시생대보다 60억 년 전인 100억 년 전에 빅뱅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의 무질서하고 혼돈한 우주를 카오스라고 한다.”

“아저씨, 또 억억, 하시네요.”

“인석아, 나는 억이라는 단위밖에 몰라서 그런다. 더 높은 단위가 있다면 그 단위를 썼을 것이다. 네가 그 100억의 열 배인 1000억 단위 이름을 가르쳐다오.”

“아저씨가 모르는 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그냥 말해 주세요.”

“나도 더 이상은 모르기 때문에 지구 나이는 빅뱅이 있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대로 100억 년으로 가정하고 말하겠다.”

“100억년, 어휴!! 100살까지 몇 번이나 살아야 되나요?”

“네가 100살은 살 것 같으냐? 그렇게도 못 살면서 지구 나이를 얼마나 세겠느냐? 동서양의 많은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나이를 100억년이라느니 200억 년, 빅뱅을 137억년이라고 주장하지만 다 믿을 수 없는 소리이다.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이라고 했더냐?

“아저씨 주장대로라면 우주 나이나 공간 넓이는 0이라고 하셨잖아요?”

“맞다 그것을 재는 사람 머리도 0점이다. 감히 그것을 재겠다니 우습지 않으냐?”

“아저씨가 주장하는 0도 믿을 수는 없잖아요?”

“못 믿겠으면 믿지 말거라.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저도 반밖에 못 믿겠는데요.”

“내 계산에 의하면 지구는 창세기 1장 2절 때는 빅뱅 전이었고 3절에 빛이 있으라 하였을 때 빅뱅이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던 천체의 충돌이 불을 일으켜 열과 빛을 냄으로써 우주의 한 귀퉁이가 빤히 밝혀진 것이다. 그로부터 50억 년이 지나는 동안 태양계가 형성되고 지구에는 여러 변화가 생기고 60억 년쯤 되었을 때 신생대가 시작된다. 그리고 지구에는 각종 생명체가 생겼다가 죽어서 사라지는 생몰 변화대(生沒變化帶)가 형성된다.”

“생몰 변화대라는 말은 처음 들어 보는 말인데요. 무슨 뜻인가요?”

“그게 바로 내가 지은 말로 종교적으로 이단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명칭이다.”

“생은 낳아서 사는 것인데 몰은 무슨 뜻인가요?”

“간단히 말하면 죽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흔적도 없이 된다는 뜻이다.”

“변화대는 무슨 뜻인가요?”

“모든 생물은 낳을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형체는 다르지만 모든 부류의 생물은 지구와 태양열의 변화에 의해 생겼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가 하면 전혀 상상도 못하던 모양의 생물이 새로 나왔다가 지구 환경의 변화에 따라 또 사라진다. 그렇게 하기를 번복하는데 그것이 한 시대에 같은 모양을 한, 가지가지 식물과 동물이 생기어 살다가 수억 년 지나는 동안 기존 생물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생물이 나타나는 것이 띠처럼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그럼 사람도 지구에서 일어나는 생몰변화대를 따라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

“공상! 아니, 거짓말도 적당히 하셔야지요.”

“내 말이 거짓말인가 아닌가를 꼭 알고 싶으면 1억 년만 지켜 보거라. 그러면 반드시 내가 말한 것이 증명될 것이다.”

“제가 무슨 수로 1억 년이나 살아요. 100년 살기도 힘든데…….”

“지금 사람들은 첨단과학 시대라고 하면서 학문을 깊이 연구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로켓을 타고 태양계를 여행하며 우주를 장악할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지금은 확실한 최첨단 과학시대예요.”

“첨단과학이 사람을 몰살시킬 무기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로구나.”

“네?”

“가물었다가 비가 내리면 한 순간에 땅속에서 여러 씨앗이 고개를 들고 일어나듯이 지구와 태양의 열의 변화에 따라 물에 변화가 일어나며 생몰변화대를 만든다. 그래서 지상에는 똑같은 시간에 나무는 나무대로 풀은 풀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같은 모양의 생명체들이 핵산 분열에 의해 지구 곳곳에서 생긴다. 원숭이는 원숭이대로 물고기는 물고기대로 태양열을 받고 핵분열을 하여 똑같은 형체의 생물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서서히 식어가는 지구 속의 열과 태양열의 변화에 따라 환경이 바뀌므로 서서히 소멸하고 새로운 생몰변화대의 생물이 탄생한다. 그 변화기가 짧아도 수만 년, 혹은 수억 년이 걸리기 때문에 사람도 그 변화를 보지 못하고 살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흙으로 처음 사람 아담을 지으셨다고 했고 그리스신화에서도 제우스신의 명을 받은 아들 헤파이스토스가 남자를 만들었다고 했다.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살인자 가인이 하나님 앞을 떠나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죽이면 어떡하느냐고 걱정을 한다. 그 죽이려는 사람이 어디서 생긴 것이냐? 그렇다면 가인 외에도 많은 사람이 세상에 있었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같은 시기에 지구 열과 물과 햇빛에 의해 사람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지면 핵산작용에 의해 비 온 뒤에 풀이 나듯  사방에서 사람이 생겨났다는 말이 된다. 태어난 사람은 태양열을 많이 받아 자외선에 노출이 심한 지역에서 생긴 사람은 피부가 까맣고 태양열을 덜 받은 지구의 남북극 쪽에 난 사람은 피부가 하얗고, 그 중간에 생긴 사람은 황색 인종이 된 것이다. 한때는 쥐라기 시대가 있었는데 그 시대에는 같은 유의 동물이 많이 번성하다가 생몰변화기를 당하여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한다.”

“쥐라기 시대는 어떤 것인가요?” 

19 회용

171. 지진과 화산이 생기는 이유

“쥐라기 시대를 설명하자면 지질시대를 생각해야 한다. 지질시대란 중생대를 3기로 나눌 때 두  번째시기를 말하는데 이 시기에는 땅에 거대한 파충류가 살았고, 바다에는 암모나이트라는 해양 동물이 있었다. 식물로는 겉씨식물이 번성했고 조류와 속씨식물이 이 시기에 출현하였다고 한다.”

“그게 언제였나요?”

“지층이 잘 발달한 시기는 약 4500만 년 전이었고 이때 생성된 지층이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 삼국에 걸쳐 있는 쥐라산맥에서 유래한 것을 브로니아르라는 과학자가 쥐라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새들과 속씨식물이 출현한 것도 이 시대라고 한다. 한반도에서는 쥐라기에 해당하는 지층이 이른바 대동누층군(大同累層群)이다. 대동누층군은 평양 부근, 충남 탄전지대, 문경 탄전지대, 단양-영월 탄전지대, 김포 탄전지대 등 한반도 전역에 분포한다. 거의가 육성층으로, 많은 수의 겉씨식물 화석과 동물화석이 발견된다. 쥐라기 말기에 한국 전역에 걸쳐 일어난 대보조산운동(大寶造山運動)에 의해 복잡한 지질구조를 이루었다.”

“어려운 말이 너무 많아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요. 지질구조는 왜 생기나요?”

“땅속에서 물과 불이 부딪쳐 용틀임을 치기 때문에 땅이 솟아오르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물에 갇힌 지구 속의 불은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물은 불덩어리가 몸부림을 칠 때마다 굴곡이 생기면 그리로 밀려들어 불길을 막는다. 군대가 치고 밀리는 형상이지. 지구에서 물과 불이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곳은 태평양 밑이다. 물과 싸우다 부서진 돌과 흙가루가 물에 쓸려 아시아와 유럽 쪽으로 몰려간 우묵한 자리가 태평양이다. 그곳이 낮아져 물이 그리로 몰려들었고 불과 물이 가장 가까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화산과 지진이 환태평양 지대에서 많이 일어나고 지층이 두꺼운 유럽 쪽은 지진이 덜하다.”

“아저씨는 아는 것도 많으시네요. 모두가 그럴 듯해요. 그렇지만 과학적으로 완전하다고 믿을 수는 없거든요.”

“인석아, 내가 너보고 믿으라고 했느냐? 지구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대자연의 변화와 비교해 볼 때  네가 그렇게 자랑하는 최첨단과학이라는 것도 하나님이 보시기엔 아이들 장난 정도란 말이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처럼 말씀하셨으면서 하나님 말씀을 하시네요.”

“나는 조상이 피조물이고 내가 그 피를 이어받은 피조물이니 어딘가 조물주가 있을 것이라 여겨져서 하는 말이다.”

“신학을 과학적으로 해석하시는 줄 알았어요.”

“과학이 극도로 발전하면 다른 비밀은 몰라도 하나님의 존재는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요?”

“들어 보겠느냐?”

“네.”

“사람의 몸에는 물이 얼마나 들어 있다고 했느냐?”

“물 78% 기타 22%라고 하셨지요.”

“제대로 기억하는구나. 모든 생물은 동물이나 식물이나 수분이 78%, 기타가 22%의 비율로 되어 있다. 난 그걸 믿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그럴까요?”

“사람은 체내에 물과 기타 물질의 양의 비례에 따라 외모가 변한다. 몸속의 수분이 증발하여 빠져나가면 사람은 피부가 쭈글쭈글해진다. 그리고 사고 없이 자연사할 경우에는 몸속의 물이 빠져나가서 물과 다른 물질 비율이 22대 22가 되고 더 지나면 21대 22, 더 20대 22 역전된다. 그 때 사람은 숨을 거두는 것이다.”

“죽는 거라고요?”

“몸에서 수분이 다 빠져나가면 죽게 되어 있다.”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은 어디로 가나요?”

“물을 찾아 간다.”

“물이라고요?”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고 구름과 합쳐서 날다가 비가 되어 강으로 가기도 하고 나무에 내려 나무뿌리로 들어가 잎사귀를 예쁘고 통통하게 만들기도 하고 바다로 가서 지구 속의 불과 싸우는 군사가 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인간이 마시는 입으로 들어가 피가 되기도 하고…….”

“마치 동물이나 식물은 모두가 물속에 살고 있는 것 같네요.”

“물고기만 물에 사는 게 아니다. 사람도 수분이 포함된 공기를 마시고, 입으로는 물을 마시고 산다. 물이 없는 곳에는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다. 그리고 물이 있다고 다 생명체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생명체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이 맞아야 한다. 즉…….”

172. 너는 누구고 나는 누구냐

키다리 아저씨는 킬킬거리고 웃다가 말을 이었습니다.

“내가 짐승인지 식물인지 분간이 안 갈 때가 있다.”

“왜요?”

“돼지가 싸놓은 오줌은 땅속으로 들어가면 나무뿌리에 빨려들어 비료가 되고 똥에서 올라온 김(수분)은 사람 콧속으로 들어가 핏속으로 돌고, 사람은 또 배설을 하고……. 사람이나 나무나 짐승이 다 하나로 살지 않느냐? 너는 누구고 나는 뭐냐?”

“아저씨는…….”

“사람과 짐승과 나무, 풀, 물고기 등이 다를 게 무엇이 있느냐?”

“아저씨 말대로 하면 모두가 똑같아요.”

“그런데 사람은 다른 생물들과 전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뭔가요?”

“모든 벌레나 짐승은 기어 다니고 말을 못한다. 식물은 한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이동할 능력이 없다. 바다의 고기는 물속에만 살아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서서 다니고 말을 하고 문화와 문명을 만들고 하나님이 있다고 인정하고 믿는다. 어떠냐? 큰 차이가 아니냐?”

“맞아요, 짐승과 사람은 같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하나님이 자기들의 형상을 닮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온 세상의 나무와 풀과 짐승과 하늘의 새와 물속의 고기를 다스리고 먹으라고 하였다. 개나 토끼나 돼지, 쥐가 볼 때 사람은 어떤 모양으로 보이겠느냐?”

“하나님으로 보일 거예요.”

“그것들이 볼 때 그렇겠지? 하나님을 닮은 우리니까. 안 그러냐?”

“아저씨가 하나님이신가요?”

“하나님의 형상이라 하였으니 모양은 하나님이다. 너도 하나님을 닮은 사람이다. 사람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짐승은 사람이 자기들을 잡아먹는 무서운 존재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을 보면 달아나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렇지만 사람은 호랑이나 사자를 무서워하는데 왜 그럴까요?”

“그것들도 사람을 보면 매우 두려워한다. 그러나 날카로운 이빨과 힘을 믿고 감히 사람한테 대드는 것이다. 아무리 힘이 강하면 무얼 하겠느냐. 지혜가 없어서 결국 사람의 지혜에 잡혀 먹히고 만다. 지혜는 하나님이 사람에게만 주신 무기이다. 그리고 지혜는 바로 하나님의 영과 연결된다. 짐승이나 나무나 풀이나 물고기들은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다. 다만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만 안다.”

“아저씨, 사람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있고 하나님을 안 믿는 사람이 있는데 어쩌지요?”

“그래서 성경에 뭐라고 씌어 있더냐?”

“세상에서 무슨 죄보다 중한 죄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죄라고 했지요.”

“맞다. 사람으로 태어나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믿는 거예요.”

“그럼 믿을 수도 있다는 말이냐?”

“네. 하나님을 먼저 믿은 사람이 하기 따라서 달라지지요.”

“믿지 못하는 것과 안 믿는 것은 어떻게 다르냐?”

“믿지 못하는 건 있는 줄 알면서 안 믿는 것이고 안 믿는 건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가요? 아리송해요.”

“나도 아리송하다. 하하하.”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화성에는 물이 있다고도 하고 사람이 산다고도 하는데 아저씨는 다 아시지요?”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화성에 물이 있다고 해도 태양열과 지열을 받는 온도가 달라서 지구처럼 사람이나 생물이 생길 수는 없을 것이다.  지구는 물이 땅덩어리를 완전히 감싸고 있기 때문에 물의 힘으로 생명 탄생이 가능하지만 화성이나 금성, 수성에는 물이 있어도 일부분만 얼어 있든지 뜨거운 물로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거기도 지구처럼 물이 넉넉하다면 우리와 같은 모양은 아니지만 어떤 모양이든 생물은 있을 수도 있다. 이유는 물은 살아 있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물이 살아 있다고요?”

“살아 있다. 발도 날개도 없지만 물이 못 가는 곳이 어디 있느냐? 산이 아무리 높아도 산 위에 샘이 있고 나무며 풀을 다 살려주고 아무리 좁고 깊은 곳이라도 들어가서 자리를 채운다. 물이 죽었다면 어떻게 그런 곳까지 가겠느냐? 삼투압이니 육각수니 하는 것은 물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삼투압이 뭔가요?”

“그 설명을 하면 너무 길어서 넌 짜증을 낼 거다. 농도가 다른 두 액체를 반투막으로 막아 놓았을 때, 용질의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가는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 압력을 삼투하고 하는데 삼투 현상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압력, 용매만 통과시키고 용질은 통과시키지 않는 반투막 상태에서, 양쪽에 용액과 순용매를 첨가하면 용매가 용액 속으로 들어가 평형이 된다. 이때 반투막의 압력에 차이가 생기는데, 이 압력의 차이를 삼투압이라고 한다.”

“그만 하세요. 못 알아듣겠어요.”

“어느 때는 5각수 6각수 따지면서 냉수를 먹었는데 반대로 따뜻한 물을 마시며 몸을 덥게 하면 장수한다는 말도 있다.”

“6각수가 뭔가요?”

“육각수는 남북극의 만년빙 수백 미터 아래에서 얼음이 녹은 물이라고 한다. 물은 얼렸다 녹이면 그때 사람 몸에 좋은 약수 구실을 한다는 물의 결정체를 말한다. 겨울에 내리는 눈도 육각형으로 되어 있고 얼음도 육각구조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 몸도 육각구조이며 육각수는 말 그대로 물 분자의 구조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와 같은 형태인 육각면체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물을 말한다. 그래서 육각수를 마시면 몸에 좋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하는데 우리 몸이 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아저씨, 물 이야기 그만 하세요. 아저씨 말대로 물은 살아 있다고 믿어주고 물을 사랑하고 감사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됐다. 물이 얼마나 생명과 관계가 있는지 알면 되었다.”

“이제는 물 이야기 안 하실 거지요?”

173. 지혜는 영이고 육체는 물이다

“글쎄다. 물과 사람,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아직도 할 말이 많다.”

“아저씨, 운명은 왜 사람마다 다를까요?”

“허허, 이 녀석이 물 이야기 그만 하자더니 또 물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구나.”

“물과 운명이 무슨 관계가 있어요?”

“있지. 넌 어디서 와서 사람이 되었느냐?”

“그런 걸 물으시면 어떡해요, 저도 알 만큼 알고 있어요, 헤헤헤.”

“그럼 되었다. 처음에 너는 무엇이었느냐?”

“물이었지요.”

“어떤 물이었느냐?”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서 아버지 물과 어머니 물이 모여서…….”

“됐다. 그것을 수정이라고 하지?”

“네.”

“사람이나 동물은 모두 물로부터 태어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물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거다.”

“네?”

“물을 떠놓고 물을 찬양하며 노래를 하면 물이 육각수가 되고 약수가 되는데 물을 놓고 침을 뱉고 욕을 하면 물은 결정체를 이루지 못하고 흐물흐물 결정을 잃는다.”

“그럴 수가 있어요?”

“옛날이야기 하나 들려주랴?”

“네. 진작 그러실 것이지요. 골치 아픈 물 이야기만 하시지 말고요.”

“옛날 산골 마을에 아주 가난한 집이 있었는데  어린 아들 하나를 두었더란다. 집이 얼마나 가난했던지 아이는 날마다 배가 고파 울고 그 부모는 아이가 운다고 꾸짖으며 날마다 매질을 했더란다.”

“배가 고파서 우는 아이를 때리면 어떡해요.”

“안 되지. 마침 그 집 앞을 지나가던 스님이 그 사정을 알고 집안으로 들어가 부모가 보는 앞에서 매를 맞고 우는 아기 앞에 넙죽 절을 올렸더란다.”

“스님이 아이한테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목사님 말보다 스님 말을 더 미신적으로 신뢰한다. 배가 고파 울다가 매 맞는 아이 앞에 스님이 큰절을 하자 부모가 깜짝 놀라 물었다. 어찌 이 어린 것한테 절을 하시느냐고.”

“그랬더니요?”

“스님 말씀이, 이 아이는 장차 커서 영의정이 되실 분입니다. 그래서 절을 올렸습니다. 하고 훌쩍  떠났다는 거야. 그 소리를 들은 부모는 놀라서 그날부터 매질한 것을 후회하고 아들을 영의정으로 대접하고 어려운 중에도 먹을 것을 구해다 먹이고 말을 할 때도 영의정한테 하는 좋은 말만 했다는 거다. 욕만 먹던 아이가 매에서 벗어나 사랑과 존경하는 말을 들으니 몸 안에 78%나 들어 있는 물이 육각수로 변하고 벼슬할 사람의 말을 들으며 건강하게 자라서 정말 영의정이 되었단다.”

“스님이 운명을 내다보는 분이었나 봐요.”

“그렇지 않다. 나중에 그 부모가 스님을 찾아가 자기 아들이 그렇게 될 줄 어찌 아셨습니까? 하니 스님 말씀이 사람은 부모가 어떤 말로 자식을 키우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법이라고 했단다. 그리고 말하기를 부모가 자식을 거지같은 놈이라고 욕하면 그 사람 안에 가득히 차 있는 물이 육각체가 무너지고 질서를 잃어 거지가 된다. 그러나 좋은 말로 기쁘게 축복해 주면 체내의 물이 모두 육각체로 바뀌어 피부가 맑아지고 지혜가 변하여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동물이나 식물처럼 식욕과 번식욕만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태초부터 수면 위를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영이 지혜로 사람을 돕는 것이다. 사람의 지혜는 바로 하나님의 영(보혜사)이며 육체는 물이다.”

“또 물 이야길 하셨네요. 아저씨는 못 말려,”

174. 심판

“넌 하나님을 믿지 않다가 엄마를 따라 억지로 교회에 나갔지?”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너를 따라다니는 내가 왜 모르겠느냐?”

“엄마를 따라 교회를 다니기는 해도 까보면 가짜예요.”

“솔직해서 좋다. 네가 가짜인 것은 나도 알고 있다.”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아시나요?”

“넌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잖으냐.”

“세례 하나 안 받았다고 가짜라는 건가요?”

“그렇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세례를 받지 않는 것은 가짜다.”

“세례를 받으면 뭐 달라지는 게 있나요?”

“있다. 예수님이 세례를 누구한테 받았는지 알고 있겠지?”

“세례 요한이요.”

“예수님도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셨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표시로 물세례를 받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과 물에는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심을 받아들인다는 의식이다. 세례를 받음으로 하나님과 같이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할까?”

“사람은 물에서 났으니 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과 같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물 이야기를 했지만 저쪽을 보아라. 지구에서 일어나는 구경거리가 보인다.”

이때 그 동안 보이지 않던 높은 위 하늘과 그 아래로 눈밭 같은 하얀 구름이 펼쳐진 아래 하늘이 보였습니다. 높은 하늘은 수정같이 맑고 한없이 깊어 보이고 거기서 해맑고 아름다운 얼굴에 키가 엄청 큰 하나님의 아들들인 천사가 내려오고 지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아래 하늘인 구름 위로 올라오는데 모두가 얼룩얼룩했습니다.

사람들은 아래 하늘 하얀 구름을 밟고 서 있는 천사 앞에 도착한 차례로 섰습니다.

천사들은 사람이 앞에 서면 유리거울로 전신을 비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손짓을 하는데 그 손이 움직이는 순간 어떤 사람은 맑은 물로 바뀌어 하늘로 빨려 올라가고 어떤 사람은 시커멓게 변하여 지구로 돌아갔습니다.

“아저씨, 저 사람들은 누군가요?”

“저 사람 형상들은 실지 사람이 아니다. 땅에서 죽어 몸에 있던 물이 사람의 형체로 올라오는 것이다. 살았을 때 몸에 들어 있던 철분과 인과 석회 등은 흙속으로 돌아가고 물만 사람 형체로 땅을 떠나 오르는 것이다. 잘 보아라.”

“저 사람의 형상이 영인가요?”

“영은 보이지 않는다. 영은 하나님과 함께 할 뿐이다.”

사람의 형상들이 올라와 맑은 물로 변하여 구름 위, 위 하늘로 빨려 올라가고 어떤 형상은 기름덩어리가 되어 돌아가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아저씨, 물이 되어 위 하늘로 올라가는 것과 기름이 되어 지구로 돌아가는 건 뭔가요?”

“저 천사들 앞에 서면 먼저 세례를 받았는가 안 받았는가를 가린다. 세례를 받은 자들만 하늘로 오르기도 하고 못 오르기도 한다.”

“세례만 받으면 누구든지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 세례를 받았다는 것이 확인된 자에 한하여 원래의 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두 번째로 가린다.”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모두 돌아가나요?”

“물론이다. 물에서 난 사람이 성령의 물을 인정하지 않고 세례를 받지 않았으니 구원받을 자격이 없으므로 돌아가는 것이다.”

“세상에서 다른 종교를 열심히 믿고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도 세례를 안 받으면 버림받나요?”

175. 믿으면 진실 안 믿으면 거짓

“물론이다.”

“세례까지 받은 사람이 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왜 그런가요?”

“사람의 몸은 물 78%에 기타물질 22%인데 살면서 어떤 모양으로 마음을 썼느냐에 따라 체질에 변화가 일어난다. 좋은 일을 하면 기뻐서 물이 육각수가 되지만 악을 범하고 마음이 타들어 가면 성경에서 지적했듯이 뼈가 삭는다. 그러므로 물이 변질되어 22%의 기타 체질에 1%나 2%를 보태어 77대 23, 혹은 76대 24로 바뀌어 순수한 물 78%가 모자라기 때문에 22%에 빼앗겨 변질된 물질은 기름이 되어 그 생물이 가지고 있는 혼과 함께 같은 종류의 기름에 흡수된다.”

“혼이란 말은 처음 듣는데요?”

“생물은 모두 혼과 육과 영으로 되어 있다. 모든 육체는 78대 22의 비율로 이루어진 형체이며 혼(넋, 얼, 생각)은 핵산에 의해 생체가 이루어질 때 발생하는 생리적 얼이다. 그것을 넋이라고도 하고 생각이라고도 한다. 동물도 식물도 얼이 있어서 적의 공격을 막고 약자를 공격하여 잡아먹으며 생리적인 욕구를 일으켜 종족 번식도 한다. 그러나 영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순수 물과 함께 돌아가지만 혼은 기름을 따라 불구덩이를 찾아간다. 인이나 칼슘 철분 등은 그것들만의 덩어리를 찾아가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사람은 죽는 순간 영과 혼과 기타물질로 나누어진다.”

“너무 복잡해요.”

“복잡한 것이 아니라 간단하다. 순수한 물은 영이니 물을 따라 가고 변질 오염된 기름은 혼을 달고 떠나고, 철분은 철을 따라, 인은 인을 따라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영생 구원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기름이 되어 불속으로 들어가는 지옥형벌이 주어지는 것이다.”

“아저씨, 그럴 듯한 이론은 되지만 누가 아저씨 주장을 인정하겠어요.”

“나는 누가 가르쳐주어서 하는 말도 아니고 내 말이 그르다고 누가 지적한다 하여도 개의치 않는다. 나 나름으로 판단한 것이니 말이다. 순수한 물은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가서 태초부터 수면 위를 운행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 영과 함께 영광을 누리게 된다. 저 기름으로 변한 것과 사람 속에 있던 22%의 물질이 어떻게 되는가 보아라.”

“아저씨가 들려주신 이야기는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교회에서 목사님도 말씀하지 않아서 믿어지지가 않아요.”

“믿으면 진실이고 안 믿으면 거짓이다. 네가 내 말에 의심이 가거든 마음껏 의심하고 내 말에 억지를 찾아보아라. 내 말에서 잘못을 찾아내면 너는 나를 가르칠 자격이 있다.”

“…….”

키다리 아저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언젠가는 네가 하나님을 믿을 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무조건 믿고 성경대로만 행하라는 말이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저씨는 지금까지 과학적으로만 말하지 않았나요? 앞뒤가 안 맞잖아요.”

“언젠가 내가 말했다. 과학이 극도로 발전하고 우주의 비밀을 알면 하나님의 존재를 믿게 된다고.”

“생각나요.”

“넌 아직도 세례를 받지 않았으니 수면 위에 운행하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니라.”

“당장 세례 받으면 되잖아요?”

“세례를 받았다고 누구나 구원을 받는다고 말하진 않았다.”

“알아요.”

“세례는 하나님이 계신 것을 인정하겠다는 의식이다. 세례를 받은 사람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어긴다면 그 세례는 받지 않은 것과 같다.”

“하나님의 가르침은 어떤 건가요?”

“최소한 십계명을 지키며 주기도를 받아들이고 사도신경을 인정해야 한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을 다 설명하자면 길어서 네가 머리 아파할 것 같아 못하지만 물에서 난 사람이 스스로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단 사교에 빠진다든가 해나 바위나 고목나무 등 자연물을 숭배하고 하나님을 부정하면 그 사람 몸의 물은 비정상이 된다.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죄가 가장 큰 죄라고 한 것이다. 십계명을 지키면 바로 하나님을 인정하고 죽어서 물로 돌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아저씨 주장은 이단 같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나 이단은 교주가 자기를 신으로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당치도 않은 소리로 사람을 미혹한다. 그러나 나는 내 주장을 믿으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정상 교단에서도 내 생각을 이단이라고 할는지 모른다. 나는 성경에서 품은 의문 때문에 우주의 비밀과 천지 창조와 물의 관계를 내 나름으로 정리한 것뿐이다.”

“물이 기름으로 변한 것은 어떻게 되나요?”

“대답을 기다리지 말고 저기를 보아라.”

눈길을 돌리자 태평양 한가운데서 큰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불길이 바닷물을 휘감고 끌어오르며 높이 치솟았습니다. 지구가 일그러지고 흔들리며  터질 것만 같은데 불길은 무서운 기세로 솟구쳤습니다.

“아! 아저씨, 바다가 뒤집히고 지구가 터질 것만 같아요.”

“화산이 아무리 몸부림을 치고 일어나도 소용없다. 우주에서 물을 당할 존재는 없다. 천지를 창조하고 우주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라고 한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우주에서 천체를 지배하고 모으기도 하고 깨기도 할 수 있는 힘은 물밖에 없다. 물에는 하나님의 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동안을 날뛰던 불길이 시나브로 가라앉았고 바다 속으로 숨었습니다.

“아저씨, 화산이 왜 갑자기 조용할까요?”

“꺼진 것 같으냐? 비도 내리지 않고 구름 한 점 없는데 이상하지 않으냐?”

“네.”

“그것이 바로 물과 불이 싸우면 물이 이긴다다는 증거다. 떵 속의 연약한 지반을 뚫고 불이 밀고 올라오기는 했지만 아무리 세차게 몸부림을 쳐도 지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물을 당할 수는 없게 된다.”

“지구 속의 불은 장차 어떻게 될까요?”

“기다려 보면 안다. 화산이 솟아올랐던 자리에 높은 산이 생겼지? 화산이 불을 뿜는 동안 시간이 얼마나 걸린 것 같으냐?”

“다섯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아요.”

“너하고 내가 보는 시간은 눈 깜짝하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했더냐?”

“아저씨 식으로 따지면 5천 년은 지났을 걸요. 너무 길게 잡았나요?”

“인석아, 눈 깜짝할 사이에 억년이 지나간다고 했다. 지금 저 화산 불이 5억 년 동안 타다가 꺼진  것이다. 용암이 저렇게 높은 산을 만들어 놓았고 언저리에는 큰 섬이 생기지 않았느냐?”

“앞으로 지구는 어떻게 되나요?”

“30억년 이내에 지구 속의 불은 꺼질 것이다.”

“뻥이지요? 헤헤헤.”

“이 녀석아, 뻥뻥하지 말아라. 진짜로 뻥 터질라.”

“또 농담이시지요?”

아저씨는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176. 물이 가진 능력

“인석아, 내가 너하고 농담이나 하겠느냐? 기다려 보거라. 땅에 풀이 나고 바다에 고기가 헤엄치고, 산에 나무가 자라고 동물과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은 땅속에서 불이 타고 있기 때문이었지만 그 불이 꺼지면 어떻게 되겠느냐?”

“정말 불이 꺼질까요?”

“꺼진다. 저기를 보아라. 지구를 위를 높이 떠다니던 비행기가 떨어지고 사방의 전기불이 꺼지지 않느냐?”

아! 놀라운 일입니다. 높이 떠서 날던 대형 비행기들이 벌떼처럼 이리저리 날다가 한꺼번에 우르르 떨어지고 그 순간 지구에서는 핵이 폭발하여 불과 먼지를 일으켰다가 꺼졌습니다. 지구는 잠깐 사이에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달과 화성과 금성으로 여행하기 위해 띄워 놓은 우주정거장이 내려앉고 여행을 하던 로켓들이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날며 불길에 휩싸였다가 사라졌습니다.

마침내 지구는 해가 비치는 한쪽만 반달처럼 모양을 드러내고 자전도 멈추었습니다.

“아저씨, 지구가 자전을 멈추었어요. 그리고 반달이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

“모르겠어요.”

“지구를 감싸고 있는 물이 모두 꽁꽁 얼게 된다. 병원에서 정자와 난자의 수정란을 급 냉동시켰다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게 한다는 말을 들어 보았느냐?”

“네. 들어보았어요.”

“과학이 발달하여 사람을 급 냉동시켰다가 언제든지 필요할 때 다시 태어나게 할 정도면 대단한 첨단기술이 아니겠느냐?”

“네, 인류의 최첨단 과학 기술은 하나님도 따르지 못하실 걸요.”

“그 최첨단 과학이라는 건 사람이 하나님의 비밀을 조금 알았을 뿐이다. 지금 지구는 영하 수백 도의 얼음 덩어리로 변했다. 동시에 지구에 있는 모든 생물의 씨가 얼음 속에 냉동된 수정란이 되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수록 얼음의 부피는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처음에는 줄어들었다가 기온이 점점 내려가면  부피가 늘어나는 것을 보았어요.”

“그렇다. 지구는 점점 식어져서 수천 도의 영하로 내려가고 얼음의 부피가 늘어나다가 마지막에는  산산조각이 나고 폭발하게 된다.”

“그럼 사람은 어떻게 되나요?”

“지구에 사람은 이미 하나도 안 남는다. 사람뿐 아니라 식물도 동물까지도 수정된 씨만 얼음 속에 남는다. 그것들은 엄마의 자궁처럼 모든 자연 환경 조건이 맞을 때 다시 제 모습대로 태어난다.”

“수정란들은 얼어 죽지 않을까요?”

“얼어 죽지 않는다.”

캄캄한 공중에 지구는 반달로 뜬 채 해를 중심으로 공전을 하고 해는 열을 뿜으며 밝게 빛났습니다. 은하수가 가까이 떠 있고 별들도 꽃송이처럼  다가와 밝에 반짝거렸습니다. 

“아저씨, 해는 영원히 빛날까요?”

“해도 수십억, 수백 억 년이 지나는 동안 폭발할 때가 온다. 보기에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그 자체는 불덩어리로 처음에 두 천체가 부딪쳤을 때의 기세로 용틀임을 치며 부분적 폭발을 계속한다. 그러다가 몇 조각으로 갈라질 수도 있고 한꺼번에 대폭발을 할 수도 있다.”

“해가 폭발하면 볼만 하겠어요.”

“볼만할 게다. 그때는 해만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저 별들도 제각기 폭발하여 온 우주는 잿더미가 되어 혼돈(카오스) 상태로 돌아가고 그 중심에 얼음덩어리가 유유히 떠 있을 것이다.”

“얼음덩어리는 폭발하지 않을까요?”

“얼음은 순수물이고 물은 상황에 완전히 적응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돌이나 쇠는 부서지면 재가 되었다가 물을 만나야 다시 모이고 제 모습을 찾는다. 그러나 물은 네모를 만나면 네모가 되고 세모를 만나면 세모가 될 만큼 모양을 환경에 맞게 바꾸기도 하고 더운 곳에서는 출렁출렁 춤을 추다가 추운 곳에서는 얼음이 된다. 폭발을 해도 순수한 물은 어떤 형태로든 변하지 않고 다시 모이고 그 물속에는 생명체가 함께 한다.”

“아저씨는 우주박사인가요?”

“우주박사도 있다더냐. 공상이 과학을 만든다고 한 말은 잊지 않았겠지? 나는 과학을 앞서 가는 공상가일 뿐이다. 무한한 우주에는 균형을 가지고 날아다니는 천체가 있고 미친 말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아무 방향으로나 날아다니는 유성이 있다. 그것이 다른 천체하고 부딪치면 불을 일으키고 불이 나면 얼음덩어리는 불에 녹으면서 다가가 불을 품는다. 그러면 물에 젖은 먼지재가 공중에 높이 떴다가 물속으로 내려앉고 거기서 뭍이 생긴다. 뭍에서는 온도와 환경 조건이 맞는 대로 물속에 있던 식물 씨앗과 동물 수정란이 우후죽순처럼 태어난다. 어떠냐?”

“그래서 아저씨가 만들었다는 말 생몰변화대가 이루어지고 지구는 옛날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 지구는 자전을 하며 공전을 하고 새로 만들어진 붙박이별은 자식들 같은 별들을 데리고 무한대 우주를 수억 수천만 년 돌아다니는 것이다.”

“아저씨 저것 좀 보세요.”

177. 투명구두를 버릴래? 신을래?

지구는 점점 풍선처럼 커지면서 햇빛을 받는 쪽은 얼음이 녹아서 바다를 이루었고 반대쪽은 꽁꽁 얼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불꽃놀이를 하듯 쫙 갈라지며 퍼졌습니다.

“앗! 아저씨, 아저씨!”

“왜 그리 놀라느냐?”

“지구가 터졌어요.”

“어떠냐? 볼만하지?”

“비행기에 탄 사람들과 땅에 살던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떨 것 같으냐?”

“다 죽었을까요?”

“죽었지. 살았던 것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죽었다. 지구가 영하 100도일 때 이미 죽었다.”

“사람들이 불쌍해요.”

“불쌍할 것도 없다. 과학만 믿고 물과 하나님을 무시한 사람들이 아니었더냐?”

“그래도요.”

“사람은 과학만 믿고 물에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한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과학이 조금만 더 발전하면 그것을 알게 되지만 그 전에 사람은 과학의 희생물이 되고 만다.”

“점점 이해하기 힘들어요. 모두 교과서에 없는 공상들뿐이잖아요.”

“인석아, 공상에도 종류가 있다. 교과서에는 없지만 내 공상은 망상이 아니야.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물을 인정하여 세례를 받는다. 세례 받은 사람은 그 후에 물을 깨끗이 보존해야 한다. 욕심으로 더럽히고 미움과 살인, 도둑질 등 양심의 가책을 받을 때 체내의 물은 생명의 결정을 잃고 이물질이 발생하여 체내에 쌓인다. 그렇게 하여 78대 22의 균형을 잃으면 변질된 기름은 혼과 함께 불타는 우주의 이물질 속으로 끌려가서 이글이글 타는 불에서 끓어야 한다. 그게 바로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지옥이라는 거다.”

“아저씨, 이제 그만 하세요. 체내의 물이 오염되지 않게 살면 되는 거지요?”

“물론이다. 그러나 너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투명구두를 보았고 그것을 신었다. 그것이 네 운명을 큰 시험에 빠뜨릴 것이야.”

“네?”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겠다만 넌 이제 제우스가 되는 거다. 제우스.”

“제우스는 싫어요.”

“싫어도 해야 해. 투명구두를 버린다면 모르지만…….”

“…….”

“투명구두를 버리는 건 네 맘 대로다. 버리고 싶으면 버려라.”

“…….”

“왜 대답이 없느냐? 나는 투명구두를 지키는 아저씨다.”

“내가 투명구두를 벗으면 아저씨도 못 만나는 건가요?”

“물론.”

“그렇다면 생각해 보고요.”

'문학방 >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이지 않는 손-수정/상록수에 게재2015.10월  (0) 2015.10.21
좋은 친구  (0) 2015.07.27
엄마사습 아기사슴 2015.10. 마포문학에 게재  (0) 2013.10.25
꽃사슴과 할머니  (0) 2013.05.18
행복을 파는 할아버지  (0) 201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