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해와 달과 별과
지구와 구름과 바람
바람은 하늘에서 구름을 몰고
강물은 온 종일 바다를 밀고 흐른다
세월은 나무 어깨에 매달려
껍질을 벗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남처럼 태어나
부지런히 살다
갈 때는 벗도 둔 채 혼자만 간다
덩굴은 나무를 감고 살고
나무는 지구를 파먹고 산다
먹히기가 두려워 피하면서도
잡아먹을 것을 찾는 짐승
해도 떠나고 달도 오지 않고
구름마저 빈 하늘
들꽃으로 돋아
길 없는 모퉁이에 모로 앉은 나
세월은 가죽을 말리고
인심은 속병으로 들고
빛 잃은 눈빛 멀리 추억만 멀어간다
갈 때는 소용 없는
소유를 위하여
상실해야 했던 세월
누가 건져내어
이 끝에서 저 세월 너머로
날 데려갈 건가
세월이 버린 고아
욕심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가슴
슬픈 눈으로
세월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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