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눈금 없는 자를 들고
지구 둘레를 재는 현자가 있지만
현자가 재는 길이를 아는 사람은 없다
나는 더욱 모른다
내 어깨 위에는
구형 컴퓨터가 켜 있고
나를 비웃는 자들은
글자 없는 키보드만 때린다
해를 가리고
계절을 밀어내는
너
내가 싫어하는 너
내가 보낸 이멜을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