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꽃과 어머니
과꽃과 어머니 나는 과꽃이 국화로 알았다 어머님이 짜장면 플라스틱 대접에 어디서 흙을 구해다 낯선 새싹을 심어 놓고 날마다 물을 주고 보시다가 잎이 활짝 펴고 팔 벌리던 날 어머니는 사랑하는 꽃을 못 보시고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그 플라스틱 화분에 어머니 대신 물을 주며 어머니 사랑을 심었다 그리고 '국화가 피는 날 나는 울 거야' 라는 시를 쓰고 시집을 펴냈다. 그 꽃이 과꽃인 줄 모르고 국화로 알았지만 지금도 그 꽃을 보면 물 주고 들여다보시던 어머니 작은 등이 내 가슴에서 아직도 어려 나를 떠나지 않아 나는 과꽃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