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3시간 7 / 마지막 시간 /// 끝
조회장은 평화스런 얼굴로 눈을 감은 채 숨을 쉬지 않고 누워 있었다.
천사가 물었다.
“저것이 당신이오. 알아보겠소?”
“네.”
“이제 저 인간의 껍데기와 당신은 상관이 없소.
저것은 당신이 사는 동안 빌려 입고 다니던 허물이오.”
“제가 정말 죽은 것입니까?”
“벌써 죽은 지 사흘이 넘었소. 오늘이 당신 껍데기 장사지내는 날이오.”
“장사를 지낸다고요?”
“그렇소. 당신 껍데기를 땅에 묻는 날이오.
쓸데없는 껍데기를 땅에 묻는 것이 싫소?”
“제가 일생 아끼던 몸이 아닙니까?”
“당신은 껍데기를 통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소.
저쪽을 보시오. 지금 허 목사가 들고 있는 신문을 보시오.”
신문에는 조회장의 사진이 크게 실려 있고
‘재벌의 아름다운 죽음’이라는 제목 아래 조회장의 평생 업적과
그를 칭송하는 기사와 그의 유산을 받은 사람들의 증언이 전면을 덮고 있었다.
천사가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를 보시오.”
영결식장으로 난 길에는 검은 염소 떼가 줄줄이 몰려오고 있는데
사이사이에 하얀 양이 끼어 있었다.
조회장이 물었다.
“웬 염소 떼가 저렇게 많이 몰려옵니까?”
“잘 보시오.”
영결식장 앞에서는 허목사가 서서 파란 나뭇잎가지를 들고
그 잎을 하나씩 따서 밀려드는 염소들에게 주었다.
염소들은 그 잎을 먹고 돌아설 때는 하얀 양으로 바뀌었다.
매우 신기한 장면이었다.
“저 검은 염소들이 어떻게 나뭇잎 하나를 먹고 저렇게 하얀 양으로 바뀝니까?”
“그 나뭇잎이 무엇인지 아시겠소?”
“버드나무 같습니다.”
“저 나뭇가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잎들은 당신이 남긴 유언이오.
저 목사가 전하는 말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던 사람들이 바로
검은 염소들이며 하얀 염소는 이미 영적으로 구원 받은 사람들이오.
검은 염소 떼는 하나님을 거부하던 사람들이었지만
당신의 아름다운 죽음을 보고 감격한 사람들이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저렇게 모여들어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아
하나님을 영접하면서 하얀 양으로 바뀌는 것이오.
당신의 마지막 세 시간은 당신의 영혼을 구했고 많은 영혼을 구원하였소.”
“세상에 사는 동안 더 좋은 일을 많이 했어야 하는데 부족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만 갑시다.”
“어디로 가십니까?”
“영원히 죽지 않고 영원히 행복하게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나라로 가는 것이오.”
* 다 읽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나. 귀하의 앞날이 이렇게 축복받고 구원받는 하얀 양이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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