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억에서
참 못된 사람을 보았다.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승강장에 나타난 사람이
달려들더니 우산을 문 사이에 꾹 박았다.
닫히던 문이 멈칫하더니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순간 그 사람은 뺐던 우산을 다시 쑥 집어넣었다.
전철 문이 다시 크게 열렸다.
그 순간 머리를 쑥 집어넣었다.
나도 놀랐지만 다른 승객도 소 눈이 되어 긴장했다.
문은 그 사람 목을 물었다가 다시 벌렸다.
그 순간 그가 안으로 들어오고
이어서 뚱뚱이 여자가 붙어 들어왔다.
모두 긴장하여 바라보는 사람은 눈에도 없는 듯
썰어놓아 변질된 돼지고기 같은 얼굴에
수수부꾸미 같은 코를 벌름거리며
따라 들어온 여자한테 지껄였다.
“보라구. 전철은 이렇게 타는 거야. 내 요령 보았지?”
그것도 자랑이라고 지껄이는 사람을 보고 그 여자
“역시 자기는 자기다워.”
나는 공연히 속이 터질 것 같은 말 못할 감정으로
그들을 안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 사내에 그 여자였다.
저런 것들과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기가 차서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생각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고 말았다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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