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역서 급행전철을 탔다.
차는 만원인데 딱 한 자리, 경로석 가운데 자리가 비어 있었다.
내가 다가가도 한 영감은 다리를 쩍 벌린 채 꼼짝 않고
말끔한 신사분이 옹크리며 내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분한테 감사하다 눈인사를 하고 비집고 앉았으니
영 불쾌하고 옆 늙은이가 비위 상했다.
벌린 다리 단정히 앉으면 좋으련만 벌린 채 꿈쩍 않았다.
얼굴을 보니 백발에 콧수염이 길게 나왔는데
콧수염 끝에 코딱지가 붙어 콧바람에 그네를 타고 있었다.
기분이 안 좋아 그 얼굴 콧구멍에 신경이 쓰여서
얼굴을 말끔한 신사 쪽으로 돌렸다.
이크 이건 또 무슨 냄새야?
내가 아주 싫어하는 향수를 바른 모양이다.
얼굴은 잘 생겨서 좋은데 향수 냄새에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머리를 수그리고 앉아 이것이 바로 지옥 아닌가.
일어설까 말까 망설이는데
수원서 할머니 한 분이 올라왔다.
나는 자리를 내주고 일어섰다.
차는 안양을 지나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다리 벌린 영감한테 한 마디 했다.
"다리 좀 오무리시소."
영감은 고개 돌랜 채 대답
"못하오. 간섭 마시오."
"간섭이 아니라에. 가운데 자리는 내 자리 아닌교?"
"그래서?"
"다리 좀 이렇게 앉으소."
"못하오."하고 중얼거리는 말
"가운데 다리도 없는 게#@$%^$%"
"뭐락했노?"
"......"
"가운데가 우쨌다꼬?"
"....."
차는 도림역에 도착했고 할머니는 화가 나서 불만인데
영감은 날 잡아 잡수 하는 듯 다리를 더 쩍 벌리고 눈을 감았다
콧구멍에서는 코딱지가 그네를 열심히 타고
차는 씽씽 잘도 달렸다.
불쾌한 영감 한 대 쥐어박았으면!
불쾌한 향수냄새 무너지는 신사에 대한 호감!
난 다 보기 싫어서 내리고 말았다.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좋은 분도 많지만
무리한 물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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