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벤치

웃는곰 2008. 5. 5. 22:26
 

꿈길의 벤치에는

밤 3시, 나는 꿈길에서 만나기로 한 여인을

여의공원 호수가 벤치에서 기다렸다.


호수에는 별들이 내려 목욕을 하고

말간 눈동자를 반짝이며 볼록한 가슴을

가리고 수줍게 웃었다.


나는 벤치에 누워 혼자 뜬 별을 보았다.

너는 왜 내려오지 않았지?

별은 대답 대신 눈물만 똑 떨어뜨렸다.


기다리는 여인은 오지 않고

벤치에는 졸다 떨어진 달이 내 어깨에 얹혔다.

하얀 달 속에는 남자의 품에 안겨 웃는 여인이

나를 보고 물었다.


바보, 내 말을 믿었어요?

당신의 꿈길까지 가기엔 너무 멀어요

기다리지 말아요.


아! 나는 속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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