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주제도 순서도 없이
가을 깊은 하늘
마음보다 파란 속으로
나의 기다림은 눈을 뜬다.
말하고 바로 잊어버리는
그래도 억울하지 않은 이야기를 주제도 순서도 없이
나누면서 마음껏 웃으면 그저 족한
우리가 아닌가.
코스모스가 아직은 젊은 얼굴로 우리를
기다리는 들길에는
꽃들의 노래가 흘러가리라.
그 들길에 아무것도 숨기지 않은 얼굴로
저만큼 서서 웃으며 오라.
벗이여.
사랑하는 이여
나 거기서 약속 없는 그대를 기다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