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석의 간디
경로석에 간디처럼 작은 몸집에 유리알이 툭 솟은 돋보기를 쓴 영감이 앉아 있었다. 그 옆에 아가씨가 날렵하게 앉았다.
영감이 안경을 들치고 아가씨를 들여다보고 뱅긋이 웃으며 말했다.
"얼굴이 참 곱기도 하시오."
"감사합니다."
아가씨가 낭랑한 목소리로 공손히 대답했다. 그러자 영감, 안경을 내려 코에 걸면서 물었다.
"그런데 할망구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우?"
깜짝 놀란 아가씨
"네! 할망구라구요?"
"무얼 그렇게 놀라시우, 할망구가 참 곱기도 하오. 꼭 아가씨 같아."
"어머머!"
아가씨는 발딱 일어나 눈을 흘기고 저쪽으로 달아났다.
이번에는 젊은 총각이 가서 앉았다. 영감은 다가앉으며 태연히 말했다.
"얼굴이 참 곱기도 하시오."
"감사합니다."
젊은이가 겸손히 허리를 숙였다. 그러자 영감은 안경을 들치고 눈을 깜짝이며 물었다.
"영감님,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우?"
"네? 저 영감 아닌데요."
"에이, 그런 농담 마시우, 내가 속을 줄 아우? 젊은 사람은 여기 앉지 않아요."
젊은이는 화난 얼굴로 일어나 저쪽으로 달아났다.
간디는 이렇게 엉뚱한 농으로 젊은이를 내쫓고 경로석 청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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