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게시판/사는이야기

컴맹은 불쌍해

웃는곰 2008. 6. 14. 10:14

컴맹은 불쌍해

 

사장님이 나이 많은 고참 직원과 젊은 직원을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영국에 가서 우리 회사에 필요한 도서 자료를 구해 와야겠는데 누가 가는 것이 좋겠습니까?”

고참 직원이 나서서 말했습니다.

“그런 것이라면 제가 마땅히 가야지요. 여러 차례 제가 출장도 다녀온 경험이 있고 경비 절감하는 방법도 아니까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경비는 얼마나 들까요?”

“초행자라면 5백은 들 테지만 제가 가면 4백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며칠이나 걸릴까?”

“3박 4일이면 충분합니다.”

“알았어요. 다녀오시오.”

 

이렇게 되자 신입 사원은 말 한 마디 못하고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장님이 고참 사원에게 부탁한 책명과 출판사 저자를 알아보고 그 책의 특성과 내용의 개요를 알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고참 사원은 나이와 회사 입사 경력과 자기 분야에 대하여는 다른 사람이 못 따라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경험과 지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자기 경험만을 제일로 알고 컴퓨터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이렇게 습관처럼 말했습니다.

 

“컴퓨터면 다 하는 줄 아냐? 경험이 제일인 거야.”

그리고 젊은이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물건이라고 우습게보고 컴퓨터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고참 사원이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신입사원이 사장님에게 청을 했습니다.

“사장님 저한테 컴퓨터를 잠깐만 빌려 주시겠습니까?”

“그건 왜?” 

 

“사장님이 구하고자 하는 그 자료에 대하여 좀 알아보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사장님의 컴퓨터 앞으로 간 신입 사원은 한 시간도 안 되어 사장님 앞에 글씨가 빡빡한 프린터 용지를 내놓았습니다.

“여기 사장님께서 구하시는 모든 자료가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보시지요.”

 

“뭐라고? 그것을 알아냈단 말인가?”

“네.”

“며칠씩 걸려 출장을 가서 알아야 할 것을 금방 알아냈다는 말을 믿어도 되겠는가?”

사장은 프린터 용지를 들여다보다가 눈을 크게 뜨고 당장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쪽에서 출장 떠난 고참 직원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접니다.”

“자네 지금 어디 있나?”

“네, 공항에 다 와 갑니다. 한 시간 안에 비행기를 타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차를 타고 가는 중이라고?”

“아직도가 아닙니다. 곧장 떠났기 때문에 여기까지 달려온 것입니다.”

“가까운 정거장에 내려서 빨리 돌아와.”

 

“그렇게 급한 일을 서둘지 않으면 어떡합니까?”

“긴 말 필요 없어요. 곧장 돌아와요.”

“비행기 표는요?”

“물러요.”

“지금 무르면 다음 비행기는 하루를 넘기고 타에 됩니다 사장님.”

 

“그런 걱정 말고 곧 돌아오시오. 출장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비행장까지 갔다가 돌아온 고참사원은 사장한테 불만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급한 정보를 왜 늦추십니까?”

“그 정보 완전히 입수했으니 자네는 내일부터 컴퓨터나 배워.”

“이 나이에 컴퓨터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 나이가 많은 것인가? 나이가 많다고 배우기 싫으면 자네는 사직서를 쓰는 편이 빠를 거야.”

“그까짓 컴퓨터 하나 못 한다고 사직서를 쓰라고 하시면 사장님은 저 없이 아무 것도 못하십니다.”

“못해도 좋아. 컴퓨터를 먼저 배워 그것이 정보고 돈이야.”

사장님은 신입사원이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단호히 오금을 박았습니다.

"컴퓨터를 배울 텐가 사직서를 쓸 텐가?"

 

아무것도 모르는 고참사원은 불만이 가득한 채 대답도 않고 사장실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얼거렸습니다.

“나를 뭘로 아는 거야. 이 나이에 애들처럼 컴퓨터나 배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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