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시
소라
소라는 죽어서도 노래를 한다
봄에는 기쁜 소리로
가을에는 슬픈 소리로
뱅글뱅글 꼬리 끝까지 살을 채우고
월세 살던 나그네 늙어 떠난
빈 껍데기
고독을 못 이기고 바람 따라 울더니
백화점 진열대에
호적수로 남았구나.
* 노트 : 백화점 진열장에 갇혀 바다를 그리는 소라 껍데기를 보면
모래사장 아득히 발자국 사이로 추억은 바다로 숨고
소라가 부르는 노래는 진열대 나희창에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