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언 땅에 다리 묻은
겨울 나무
가지 끝에 달 걸어놓고
금식 기도중
달은 가지 끝에
얼굴을 올려놓고
역사책을 읽는다
나무 밑엔
하얀 지팡이 장님이 가고
한 다리 짧은 늙은이
자벌레 걸음으로 간다
장님은 눈감은 은혜로
죄를 모른 채
하늘로 가고
절름발이는
욕심을 좇지 않아
하늘로 갔다
정치인은
거짓말 상 차리고
연회를 열고
부자는 술잔에
달 띄우고 놀더니
둘은
화롯불에 빠져 죽었다
도도한 달은 책을 덮고
새 역사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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