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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가랑잎 사납게 불어대는 늦가을바람에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던 갈잎이 떨어져 이리저리 바람에 끌려 다니다 한 곳에 멈췄습니다. 가지를 떠난 가랑잎은 한겨울 펑펑 내린 눈 속에 덮인 채 발발 떨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소복하게 덮였던 눈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가랑잎도 따듯한 햇볕을 받아 기지개를 켜고 소리쳤습니다. “아아! 봄이다. 봄!”이때 땅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영차! 영차!”가랑잎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땅에 떡잎이 흙을 밀고 올라오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가랑잎이 잎 대를 쑥 내밀어 떡잎을 도와주었습니다. 떡잎이 흙을 밀고 나와 팔을 벌리고 하품을 하다가 가랑잎이 한쪽 흙을 밀어내며 도와주는..

문학방/동화 2025.01.13

옆 사람 4 / 아름다운 동승자

옆 사람 4 / 아름다운 동승자 나는 퇴근길에 서울역서 무궁화호 1호차 31번 석에 앉아 내가 지은 판타지 탈장르 돈>이라는 제목의 책 가운데 한 곳을 읽고 있었다. 내용의 한 토막에------- ‘오만 원짜리 한 장에도 벌벌 떨던 내가 일억도 아니고 십억도 아니고 백억이 통장에 들어왔다. 그 기쁨을 무슨 자로 잴 것이며 그 기쁨을 무슨 그릇으로 담아낼 것인가. 그런 돈을 가져본 자만이 기쁨의 크기를 알리라’ ‘아내도 모르게 산을 사고 아무도 모르게 산을 팔아 백억을 가진 부자가 된 거다. 밥을 굶어도 배부르고 세상이 온통 내 것 같고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이런 걸 행복이라고 하는 걸까?’  ‘하늘을 보아도 웃음이 나오고 화장실에 가서도 웃음이 나온다. 친한 친구한테 자랑도 하고 싶다. 그러나 이 ..

문학방/수필 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