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교회로 가는 전철은 거의 반이 비었다.
그렇게 빈자리가 많은데도 노인들은 경로석에만
몰려 앉아 있었다.
경로석은 한쪽이 세 명. 맞은편이 두 명.
반 이상 비어 있는 일반석을 두고 경로석 빈자리에
22세 쯤 보이는 아이가 버릇도 없이 끼어 앉았다.
양쪽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안경을 쓰고
귀고리를 하고, 얼굴에는 온통 문화시설을
다한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아이였다.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딱!
하는 소리가 강렬하게 났다.
뭔가 놀라서 바라보니 그 아이가 손뼉을 크게 친 것이다.
놀란 눈들이 그리로 집중되었다.
그 꼴을 아니꼽게 보던 덩치 큰 옆자리 영감이
화를 내며 꾸짖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들은 척 만 척 싱글거렸다.
화가 난 영감님이 벌떡 일어나 일반석으로 가
앉아서 눈을 흘기며 혀를 찼다.
“저것도 사람이라고.”
그 아이는 또 손뼉을 치고 발장단까지 치며
싱글벙글 퍼포먼스를 했다.
보다 못한 옆 사람도 건너편 할머니도 모두
일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망나니는 아무것도 개의치 않고 양쪽
여섯 좌석을 오가며 별짓을 다했다.
자리를 뜬 노인들이 쫓겨났다는 분노보다
그쪽을 불쌍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걱정들을 했다.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어미 애비가 얼마나 속이 상할까. 쯧쯧.”
이때 새로 탄 승객이 그 아이 앞 빈자리로 갔다.
아이는 역시 왔다갔다 안경을 번쩍거리며
요사스런 짓을 하고.
새로 탄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거동을 보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화가 난 듯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이때 나는 안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과천종합청사에 내려야 하는데 한 정거장을 지나
인덕원에 도착했다. 나는 허겁지겁 내렸다.
지하철은 성난 사람, 미친 사람, 가지가지
사연을 싣고 날마다 그렇게 달린다.
나는 되돌아오며 그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다가 뇌까렸다.
‘정신 나간 놈 보다가 내 정신이 먼저 나갔어, 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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