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사람 145 / 멋진 사내
몇 번씩 갈아타는 전철은 언제나 잡지 책 같다.
착한 이야기가 가득한 페이지
험한 꼴이 가득한 페이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똑같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객이 꽉 차고 경로석이 만원인 차에
70이 넘은 할머니가 들어와 두리번거렸다.
노인들은 그보다 연상인 듯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그때 한 젊은이가 큰소리로 외쳤다.
“할머니! 이리 오세요, 이리 오세요”
할머니는 그를 따라 사람들을 비집고 따라갔다.
빈자리는 없었다.
젊은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할머니 오셨습니다. 자리 양보하실 분 없습니까?”
그 한 마디에 한쪽 7명 승객 중 네 명이 일제히 일어섰다.
모두 자기 자리에 앉으시라고 했다.
할머니가 한 자리를 잡고 그 젊은이에게 인사를 했다.
“뉘신지 감사합니다.”
자리를 만들어 준 젊은이는 노인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자리 양보한 사람에게도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자리 양보한 승객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노인은 우리가 보호해 드려야지요.”
나는 그 광경에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나는 자리 양보를 외친 멋진 사나이를 뜯어 보았다.
앞니가 하나 시원히 빠져나갔고 얼굴이 새까맣다.
티없이 착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가 문가로 가더니 경마장에서 내렸다.
나는 갑자기 작은 실망을 느꼈다.
빠진 앞니 새까만 얼굴
왜 경마장에서 내렸을까?
얼굴은 경마장에서 타고
돈은 경마에 미쳐 다 잃고
이빨 해 넣을 돈이 없었던 건 아닐까.
그 멋진 사나이가 경마장에서 내리는데
내가 왜 실망을 해야 했을까?
'문학방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나님 찾아내기 (0) | 2026.05.30 |
|---|---|
| 허세 부자 알찬 부자 (0) | 2026.05.24 |
| 옆 사람 144 / 큰 나무 작은 나무 (0) | 2026.05.21 |
| 작은 돈은 사람이 들고 다니고 큰 돈은 사람을 끌고 다닌다 (0) | 2026.05.20 |
| 분꽃 향기 아가씨 (0) | 2026.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