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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 145 /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웃는곰 2026. 5. 23. 16:43

옆 사람 145 / 멋진 사내

 

몇 번씩 갈아타는 전철은 언제나 잡지 책 같다.

착한 이야기가 가득한 페이지

험한 꼴이 가득한 페이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똑같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객이 꽉 차고 경로석이 만원인 차에

70이 넘은 할머니가 들어와 두리번거렸다.

노인들은 그보다 연상인 듯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그때 한 젊은이가 큰소리로 외쳤다.

할머니! 이리 오세요, 이리 오세요

할머니는 그를 따라 사람들을 비집고 따라갔다.

빈자리는 없었다.

 

젊은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할머니 오셨습니다. 자리 양보하실 분 없습니까?”

그 한 마디에 한쪽 7명 승객 중 네 명이 일제히 일어섰다.

모두 자기 자리에 앉으시라고 했다.

 

할머니가 한 자리를 잡고 그 젊은이에게 인사를 했다.

뉘신지 감사합니다.”

자리를 만들어 준 젊은이는 노인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자리 양보한 사람에게도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자리 양보한 승객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노인은 우리가 보호해 드려야지요.”

 

나는 그 광경에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나는 자리 양보를 외친 멋진 사나이를 뜯어 보았다.

앞니가 하나 시원히 빠져나갔고 얼굴이 새까맣다.

티없이 착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가  문가로 가더니 경마장에서 내렸다.

 

나는 갑자기 작은 실망을 느꼈다.

빠진 앞니 새까만 얼굴

왜 경마장에서 내렸을까?

 

얼굴은 경마장에서 타고

돈은 경마에 미쳐 다 잃고

이빨 해 넣을 돈이 없었던 건 아닐까.

 

그 멋진 사나이가 경마장에서 내리는데 

내가 왜 실망을 해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