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강일 어른에게는 아들 형제가 있었어.
큰아들은 욕심이 많고
작은아들은 정직하고 마음이 고왔어.
하루는 작은아들이 그릇에다 해콩을 가득 담아가지고
와서 아버지한테 고했어.
“아버지, 오늘 저의 밭에서 콩 타작을 했습니다.
아주 잘 여문 콩 첫 수확한 걸 아버지께 드리려고 가져왔어요. 잡숴 보세요.”
아버지는 반짝반짝 윤이 나는 콩을 보고 칭찬하셨어.
“콩이 아주 잘 여물었구나. 고맙다. 네가 농사 지어 첫물을 가져왔다니
잘 먹겠다. 콩 농사는 그렇고 벼농사는 어떠냐?”
“농약을 안 썼더니 부실했습니다. 겨우내 먹을거리나 될는지 걱정입니다.”
“요새는 농약 안 쓰면 수확이 떨어진다. 잘 알았으니 가 보아라.”

“내년에는 농약을 약간 써 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 아들이 돌아간 뒤에 아버지는 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쌀 한 포대를 작은아들네 집에다
가져다 놓았어.
다음 날이었어. 큰아들이 찾아와 집안을 둘러보다가
동생이 가져다 놓은 콩을 보고 말했어.
“아버지, 이 콩 맛있게 생겼네요.”
그러나 아버지는 못 들은 체하고 안방으로 들어갔어.
큰아들은 슬그머니 콩 한 주먹을 담아가지고 돌아갔어.
그 다음날 아버지가 큰 아들네 집으로 가서 물었어.
“너 우리 집에서 뭐 가지고 온 것 없었더냐?”
큰아들은 시치미를 뚝 떼고 대답했어.

“아니요, 그냥 왔는데요.”
아버지가 넌지시 말했어.
“그런데 이상하게 작은애가 가져온 콩이 반이나 줄었다.
아마 좀도둑이 들었던가 보다.”
큰아들이 속으로 말했어.
“내가 주먹으로 조금 집어갔는데 누가 반이나 퍼갔다는 거야?
내가 좀도둑이 된 건 아니지?”
아버지가 큰아들이 한 주먹 가져간 것을 짐작하고
그렇게 말한 것이었어.
그리고 한 마디 했어.
“작은 애가 농약 없이 농사를 지어서 일년 양식이 모자란단다.
넌 농사 잘 지었으니 쌀 한 포대만 갖다 주면 어떻겠니.”
콩을 약간 슬쩍한 것이 마음에 걸린 큰아들은
못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큰아들은 속으로 중얼거렸어.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되로 받고 말로 갚는다는 말은 못 들어 보았어.”
형은 아얏 소리도 못하고 아버님 말씀대로
쌀 한 포대를 동생한데 가져다주기로 했어.
다음 날 형이 쌀 한 포대를 가지고 동생한테 갔어.
동생이 놀라서 말했어.
“형님, 날마다 이러시면 어떡하십니까?”
형은 놀라서 자문했어.
“날마다? 난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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