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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26 / 꼬리가 길면 밟힌다

웃는곰 2026. 4. 20. 18:20

 

이건 나만 아는 비밀인데 말해야 할까 말까

생각하다 쓰기로 했어.

내 친구가 큰 바둑판 회사의 창고관리자였어.

창고 가득히 쌓인 바둑판을 올려다보면

천장에 닿았어.

거기서는 바둑판 10개를 빼내도

줄어든 표가 나지 않았어.

그래서 그 친구가 고향친구하고

바둑판을 몇 개씩 빼다

팔아서 술도 사먹고 담배도 사고

신나게 어울렸어.

그렇게 6개월이 지나도 주인은

물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고향 친구는 밤마다 와서 창고지기

친구가 내주는 대로 몇 개씩

가져다 여기저기 기원을 찾아다니며 싸게 팔았어.

6개월이 지나도 주인은 눈치를 못 채고 날마다

수십 개씩 새로운 상품만 만들어다 쌓아놓았어.

 

어늘 날 내 친구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우리 창고에는 날마다 새 판이

들어오고 있어서

몇 십개 슬쩍해도 표가 나지 않아.”

아무리 그래도 고향 친구하고

그러면 안 돼. 그건 도둑질이야;”

그 말에 친구가 화를 냈어.

도둑질이라고? 그 많은 것에서

몇 개 건드렸다고

도둑이라니 너 내 친구 맞아?”

친구니까 하는 충고야.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어.”

모르는 소리 마. 산더미같이 많은 물건 중

몇 개 빈다고 누가 알아?”

나는 그 친구 말을 듣고 친구로 생각지

않기로 하고 절연했어.

그런 친구를 사귀면 나도 도둑놈이 아니겠어.

그렇다고 주인한테 일러바칠 수도 없고.

그리고 3년이 흘렀어.

어느 날 친구의 고향 친구가

나를 만나러 와서 이랬어.

내 친구가 감옥에 갔는데

당신이 보고 싶다고 면회 좀 와 다라는데 어쩌지?”

내 맘은 면회를 하고 싶지 않았어.

그러나 사정이 그렇다니 한 번쯤은

만나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면회를 갔어.

구치소 면회 시간은 아주 짧았어.

그 친구는 죄수복을 입고 이런 말을 했어.

네가 충고할 때 들었어야 하는데

내 꼬리가 너무 길었어.”

그러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잖아.”

우리 사장님은 참 신기해.

그 많은 바둑판들 숫자를 다 기억하고 있었어.

역시 사장님은 달라.

내가 빼다 파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참고

안 그러기를 기다리시다가

내가 너무 못되게 구는 것을 알고

경찰에 고발해서 이렇게 되었어.”

사장님이 참 훌륭한 분이었던가 보다.

네가 마음잡을 때까지 3년을 기다리셨던 거 아니냐.

3년 동안 긴 꼬리를 지켜보신 것도 보통 분은 아니다.”

맞아. 훌륭한 분이셔.

우리 사장님도 내 고향 분인데 옛날엔

우리 집 머슴 아들이었어.

공부를 잘해서 공무원이 되었다가 바둑공장을 차리고

성공하여 나를 특별히 채용해 주이었던 거야.

나는 아무 별명도 못해.

법대로 벌을 받고 나가서 너처럼 정직하게 살 거야.”

친구 면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악의 꼬리를 밟고 있지 않은가? 하고 나를 살폈어.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속담은

한국인의 탄무드란 생각을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