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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 177 / 나이와 아름다운 양보

웃는곰 2026. 4. 23. 20:39

옆 사람 177 / 나이와 아름다운 양보

 

마포 망원동에서 아현동 출판사로 출근하던 3년 전 이야기.

나는 출근할 때

마을버스 56호선 52호선 13또 마을버스 5

28분 사무실 도착

 

누가 그랬다. 그 짧은 시간에 뭘 그리 많이 보느냐고.

그런데 28분 동안 차를 4번 갈아타자니 사연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전철 2호선 경로석 언저리로 겉도는데 

바로 그 앞에 나보다 위로 보이는 사람이 섰다가

나를 부르며 거기 앉으라고 했다.

 

나는 사양했다. 그 사람이 또 손짓으로 앉으라 하기에 내가 말했다.

그러시면 누가 위인지 나이를 따져 봅시다.”

그 사람.

저는 뱀띠입니다. 이리 앉으세요.”

이때 가운데 자리에 앉아 듣고 있던 사람이 벌떡 일어섰다.

저는 말띠입니다. 두 분 앉으시지요.”

 

나는 다시 사양했다. 그리고 제안했다.

아닙니다. 그러면 가장 멀리 가는 사람 순으로 앉으십시다. 나는 두 정거장만 가면 됩니다.”

말띠,

저는 다섯 정거장……

뱀띠,

저는 종점까지 갑니다.”

 

,

됐습니다. 두 분이 앉으시면 됩니다.”

 

우리는 서로 밝고 정감 넘치는 눈길로 바라보다가 내가 내리면서 인사를 했다.

안녕히 가십시오.”

두 사람 동시에 일어서 허리를 꺾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나는 차에서 기분 좋게 내려 생각했다.

어째서 나는 내 나이는 못 보고 남의 나이만 많게 볼까?

내 얼굴은 못 보고 남의 얼굴만 보기 때문이겠지.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