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수원역서 지하철을 탔다.
그 동안 외투를 입고 다니다 모처럼 벗고
핸섬한 양복차림으로 출근길이었는데!
전철 맞은편 영감이 일어나 나한테 다가오더니
허리를 숙이고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깜짝 놀라 머리를 돌렸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내 귀에다 대고 말했다.
“선생님 남대문이 열렸어요.”
그 소리를 듣고 내가 깜짝 놀라자 곁에 앉은
영감이 듣고 하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 소리에 나도 웃었고 알려준 사람도 하하하.
그 사람이 돌아가는 동안 나는 잭을 올려 남대문을 닫았고.
맞은편 아주머니가 보고 소리도 못내 웃었다.
나는 건너편 제 자리로 돌아가 앉은 영감한테 경례를 붙였다.
고맙습니다 하고.
잠깐 사이의 헤프닝!
내가 이런 사람입니다. 칠칠맞은, 그리고 바보 같은!
외투를 입고 다닐 때는 관심 없던 것이 외투를 벗자
부끄러운 꼴이 노출되었다.
사람 사는 것도 그렇다.
우리는 웃는 얼굴이 바로 외투 같은 것이 아닐까?
웃음 뒤에 숨긴 마음의 비밀.
사람은 화를 내보면 외투를 벗은 것처럼 본색이 드러난다.
그러나 웃고 있을 때는 외투 같아서 그 사람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외투를 벗겨 보면 동대문 자크가 열려 있을지도 모른다.
외투 벗고 틀킨 비밀을 통하여 웃는 얼굴이 외투 같다는 것과
웃음 뒤에 숨은 남대문이 있다는 걸 깨닫고 바보처럼 웃은 하루
하하하하!
'문학방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옆 사람 178 / 교양 없는 잘난 여자 (0) | 2026.04.25 |
|---|---|
| 옆 사람 177 / 나이와 아름다운 양보 (0) | 2026.04.23 |
| 옆 사람 175 / 얄미운 할배와 경로석 심정 (2) | 2026.04.11 |
| 옆 사람 174 / 저 개떡 같은 놈을 그냥!! (0) | 2026.04.10 |
| 옆 사람 173 / 눈이 예쁜 아가씨 (0) | 2026.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