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돈 44 / 홀딱 벗은 아가씨
독탕은 욕실과 침대
탕 안은 유황냄새로 가득
유리문은 김이 서려 뿌옇고
욕실에 남은 두 사람
찰나 어색한 눈길 나눔
어지럽히는 예쁜 얼굴
향기 같은 목소리
회장님, 먼저 목욕하세요
아아, 아냐. 난……
제가 먼저 할까요?
은행장이 오면 어쩌려고?
자동차 손보고 오시려면 두 시간은 걸려요
뭐?
왜 그렇게 놀라셔요?
흐음!
부끄럼도 없이 옷을 홀딱 벗은 아가씨
탕 앞에 선 각선미
얼굴보다 더 예쁜 가슴
버들 허리
은밀한 검은 숲
우윳빛 목덜미
기러기도 보면
놀라 떨어지리라
물안개 어른어른 찬 욕실
실루엣
꿈인가
황홀한 꿈?
오만원 도니가
아저씨!
왜?
넋이 빠질 만큼 예뻐요?
음
어쩌실래요?
뭘?
그대로 꿈만 꾸실 거예요?
어떡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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