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소설

종자돈 44 / 홀딱 벗은 아가씨

웃는곰 2025. 12. 12. 19:20

종자돈 44 / 홀딱 벗은 아가씨

 

독탕은 욕실과 침대

탕 안은 유황냄새로 가득

유리문은 김이 서려 뿌옇고

욕실에 남은 두 사람

찰나 어색한 눈길 나눔

 

어지럽히는 예쁜 얼굴

향기 같은 목소리

 

회장님, 먼저 목욕하세요

아아, 아냐. ……

 

제가 먼저 할까요?

은행장이 오면 어쩌려고?

자동차 손보고 오시려면 두 시간은 걸려요

?

왜 그렇게 놀라셔요?

흐음!

 

부끄럼도 없이 옷을 홀딱 벗은 아가씨

탕 앞에 선 각선미

얼굴보다 더 예쁜 가슴

버들 허리

은밀한 검은 숲

우윳빛 목덜미

기러기도 보면

놀라 떨어지리라

 

물안개 어른어른 찬 욕실

실루엣

꿈인가

황홀한 꿈?

 

오만원 도니가

아저씨!

?

넋이 빠질 만큼 예뻐요?

어쩌실래요?

?

그대로 꿈만 꾸실 거예요?

어떡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