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소설

종자돈 37 / 돈 만큼이나 예쁜 얼굴

웃는곰 2025. 12. 5. 20:31

종자돈 37 / 돈 만큼이나 예쁜 얼굴

 

다음날 은행으로 갔다

은행 문을 들어서자마자

은행장이 달려와 행장실로 들란다

행원이 나긋한 허리를 납신

무슨 물인지 향기 그윽한 차를 내놓으며

돈 만큼이나 예쁘게 생끗 웃고 나갔다

 

회장님, 무슨 일로 이렇게 오셨습니까?

오실 일 있으시면 연락을 주시지요

그러면 차를 보내드릴 텐데

고맙소, 나는 차보다 튼튼한 두 다리를 더 믿소

하하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회장님?

통장에서 천만 원만 꺼내 주시오

행장이 직원 불러

정회장님께 천만 원을 신권으로 준비해 와요

 

주머니 속 오만 원이 질투했다

아저씨, 나보다 더 젊은 것들이 오겠네요

호호호

 

너보다 젊은 것들이 와도 너만 하겠느냐?

너는 내 종자돈이 아니더냐?

아저씨, 그렇게 말씀하시니 눈물이 나요

 

오만 원짜리 잉크냄새가 풍기는

돈 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하늘을 보았다

 

아아! 참 맑고 높은 하늘이로다

십만 원도 넣어 보지 못한 내 주머니에

천만 원이 들다니!

하늘이 높은들 내 기쁨만큼 높을까

하하하

 

마누라가 고추를 다듬고 있기에

돈 봉투를 쑥 내밀며

, 받으시오

당신이 소원하는 천만 원이오

 

마누라가 깜짝 놀라 한 마디

내가 속을 줄 알고

무슨 장난을 이렇게 쳐요

봉투를 받아든 마누라 

돈이 정말 들었다고요?

 

갑자기 전에 없이 감격한 마누라

잃어버렸던 착하고 고운 눈빛

 

그동안 나는

마누라한테 신용불량자 아니었나

하하하

마누라 소원 한번 풀어주리라(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