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돈 35 / 돈이 회장인가 회장이 돈인가
돈에 미친놈은 밤낮 안 가린다
건설회사 사장이 새벽같이 나타나
자동차 안에서 커다란 돈 뭉치
다섯 개를 내려놓고 말했다.
회장님, 어제 부르시던 대로
오백 억을 가지고 왔습니다
문서를 주시지요
주머니 오만 원이 속삭였다
다 파가고 난 다음
구덩이까지 줄 수는 없다고 하셔요
알았다. 네 말대로 하마
좋소 오백 억을 가져왔다니
그 땅을 주되 다 파가고 남은
구덩이까지 파는 것은 아니오
사장은 쾌히 대답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리는 돌이 필요하지 구덩이는 필요 없습니다
흥정은 쉽게 끝났다
구덩이는 안 파간다는 계약을 하고
오백 억을 또 은행에다 가두었다
큰돈이 들어오자 은행장은 물론
말단 직원까지 회장님 회장님 하고
굽실거렸다.
하하하
내가 언제부터 무슨 회장이 되었나
이 사람도 회장 저 사람도 회장
돈이 회장인가
회장이 돈인가
돈을 이렇게들 좋아하다니!
하하하
웃으며 은행을 나서는데
은행장이 문 밖까지 따라 나오며
댁까지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지 않는가
하하하
돈이 좋긴 좋구나
아직도 나는 자가용차가 없으니
부자라도 헛 부자가 아닌가
나도 차 한 대 사 볼까
하하하
오만 원이 엉뚱한 말을 했다
아저씨, 돈 많은 사람은
차 같은 건 없을수록 존경받아요
특히 하는 일도 없이 차만 가지고 있으면
남이 비웃어요 호호호
그러냐? 네 말도 그럴 듯하다
차, 그까짓 거 안 산다
하하하(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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