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통역사
나희는 시골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올라오신다는 말을 듣고 좋아서 깡충깡충 뛰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오시기도 전에 걱정입니다.
"두 분이 사이가 나빠서 항상 으르렁거리시는데 앞으로 어쩌지요?"
나희 아빠는 담담히 대답했습니다.
"서울까지 오셔서 싸우시겠소?"
"두 분은 예전에 사이가 좋으셨잖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싸우시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시고도 어떻게 사시는지 몰라요."
"그래도 60년을 사시었으니 별일 있겠소?"
"몰라요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시골 가면 두 분이 날마다 싸우시는 걸 볼 때마다 겁이 나고 괴로웠어요."
"나도 마찬가지예요. 두 분이 늙으시면서 귀가 어두워져 싸우시는 것 같아요."
"보청기를 해드릴까요?"
"보청기도 돈 많이 든다고 안 하시겠다는데 어쩌겠소."
"귀 잡수신 분이 둘이 의사가 안 통하여 엉뚱한 말을 하시는 걸 보면 정말 답답해요."
"어떻게 되겠지. 오후에 오실 테니 친절하게 해 드립시다. 나희야 너도 알았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시면 네가 잘해드려야 한다. 응?"
나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누구보다도 나희를 사랑하고 잘 몰아주시기 때문입니다.
"알았어요, 아빠, 할아버지 오늘 꼭 오시는 거죠?"
"그래, 넌 할아버지가 그렇게 좋으냐?"
"네, 할머니도 저는 좋아요."
"그래 잘 해드려라."
나희는 유치원에 다니는 귀염둥이입니다. 동그란 눈이 예쁘고 볼이 통통하여 아빠는 언제나 그 볼을 만지면서 '요 귀여운 아기 사슴' 하십니다.
나희가 유치원에서 돌아왔을 때 시골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벌써 와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는 문 앞에서 나희가 유치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나희야, 어서 오너라. 요 귀여운 아기."
"할아버지이, 할아버지이."
나희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할아버지 품에 안겼습니다. 할아버지는 나희를 번쩍 안고 볼에다 뽀뽀를 해주셨습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했어?"
"네."
"점심은 먹었고?"
"네, 먹었어요."
할아버지는 나희를 안고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할머니가 보시고 나희에게 다가오며 끌어안았습니다.
"아이구 예쁜 공주님 곱기도 하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희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나희를 잡아당겨 안으면서 물었습니다.
"나희야아 할머니하고 할아버지 중에 누가 더 좋으냐?"
"몰라요."
나희가 고개를 젓자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할아버지가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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