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소설

남은 3시간 1 / 돈보다 비싼 인생 마지막 세 시간

웃는곰 2026. 5. 29. 09:35

돈보다 비싼 세 시간

 

밤 아홉 시.

2인용 병실에 환자만 남은 시간에 갑자기 환한 빛을 내는 천사가 들어왔다.

두 환자는 눈이 부셔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귀를 기울였다.

“놀라지 마시오.”

 

천사가 나직하면서도 위엄 있는 목소리로 환자들을 안심시켰다.

“병상에 누운 두 사람은 세 시간 뒤에 이 세상을 떠날 것이오.”

오른쪽 병상의 김회장이 놀라 말했다.

“네? 제가 죽는다고요?”

“그렇소, 두 분은 똑같은 시간에 숨을 거둘 것이오.”

 

왼쪽 병상의 조회장도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정말입니까?”

“그렇소. 내 말이 믿어지지 않소?”

조회장이 애원하는 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십시오.”

 

“안 되오. 앞으로 세 시간을 더 살게 하는 것만도 조건이 있소.”

“무슨 조건입니까?”

“그 조건을 들어 주지 않으면 가족들도 모르게 당장 데리고 가겠소.”

두 환자는 똑같이 대답했다.

“그 조건이 무엇입니까?”

 

“각자가 나한테 일억씩을 내놓으면 세 시간의 여유를 주겠고 그것을 거부하려면 지금 나를 따라 나오시오.”

“들어 드리겠습니다.”

“좋소, 앞으로 세 시간이오.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보시오.”

 

두 사람은 척추와 관절염과 폐암으로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못 일어나는 중증환자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천사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허리도 다리도 청년처럼 힘이 솟았고 심한 기침 증세도 씻은 듯 사라졌다. 아주 건강한 사람이 되었다. 두 사람은 똑같이 감탄했다.

“아! 이렇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천사가 말했다.

 

“꿈이 아니오. 앞으로 세 시간 동안 당신들은 아주 건강한 사람으로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소, 다만 세 시간 안에 정확히 돌아와야 하오. 시간이 늦으면 오늘 밤 열두 시에 당신들이 머문 자리에서 숨을 거둘 것이오.”

“알겠습니다.”

 

“그러면 나가자마자 이 은행 계좌에다 일억씩을 넣으시오. 그리고 당신들이 일생 벌어 놓은 돈을 마음껏 쓰고 하고 싶었던 소원을 풀고 돌아오시오.”

두 환자는 아주 부자였다. 일억 정도는 아무에게나 주는 떡값이었다. 김회장이 말했다.

 

“오억을 드릴 테니 며칠만 시간을 더 줄 수는 없을까요?”

“안 되오.”

약속대로 두 사람은 은행에 돈을 부치고 자기 가고 싶은 곳으로 활기차게 달려갔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