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 자기 자랑 함부로 하지 마라
이불 속에 숨어서 사는 벼룩이 이를 보고 자랑했어.
“넌 공중을 날지 못하지? 나는 날 수 있다.”
“네가 난다고? 그게 나는 거냐? 뛰는 거지.”
“뛰는 게 나는 거고 나는 게 뛰는 거야.
나는 공중으로 5센티를 오르고 10센티를 갈 수 있어.”
그 소리를 듣고 날파리가 비웃었어.
“벼룩아, 날개도 없는 네가 난다고? 이가 한 말대로
너는 높이뛰기를 한 것뿐이야.
나를 봐라 이 집안에 어디든 날아다니며
먹을거리가 있으면 빨아 먹는다.
이 집안에 나보다 날아다니는 벌레는 없어.”
이때 빨대를 이리저리 돌리며 먹을거리를 찾던
모기가 듣고 깔깔거렸어.
“날파리야, 그것도 난다고 자랑을 하냐?
넌 겨우 부엌이나 뱅뱅 도는 것이 뭘 안다고 그래?”
날파리가 기분이 상해서 말했어.
“가느다란 다리에 주둥이만 길게 내밀고 아무 동물이나
피 빨아 먹는 흡혈귀가 무슨 자랑이냐?”
모기가 들은 체도 않고 대꾸했어.
“웃기는 소리. 세상에 나보다 빠르게 왜앵하고 비행기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날 동물은 없다.”
비행기라는 소리를 들은 잠자리가 다가와 말했어.
“비행기 소리만 내면 되는 줄 아냐? 모양이 비행기 같아야지.
봐라 나는 너보다 몸집이 크고 멀리 꽃밭으로 훨훨 날아다니며 여행을 한다.”
꽃밭이라는 소리에 벌이 달려와 말했어.
“나비,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비행기보다 큰 소리를 내며
날고 꽃밭은 물론이고 아카시아, 밤나무 등 큰 나무를
타고 앉아 꿀을 빨며 노래하며 산다.”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에 매비가 비웃으며 말했어.
“꿀벌,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 네가 노래를 한다고? 그게 노래냐?
날개 비비는 소리지. 노래는 나처럼 나무 가지를 끌어안고
시원한 목청을 뽑아내는 걸 노래라는 거다.”
노래 부르기에 정신이 없는 매미를 잡아먹어야겠다고
생각한 참새가 살금살금 다가갔어.
매미가 그 눈치를 채고 매앵하고 하늘 높이 날았어.
참새는 매미가 그렇게 빨리 달아날 줄을 몰라 놀랐어.
매미를 놓진 참새를 보고 비둘기가 말했어.
“그런 실력으로 곡식 낟알이나 주워 먹지
감히 매미를 잡아먹겠다고?
오늘 네가 얼마나 날 수 있는 나하고 실력 대결이나 해 볼까?”
“웃기네. 날마다 마당에 다니며 먹이만 찾는 것이 감히
나하고 경주를 해보자고? 좋아.”
참새와 비둘기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 비둘기는 구름까지 올랐는데
참새는 겨우 동네 미루나무 위까지밖에 못 날았어.
높이 날아오른 비둘기가 뽐내는 것을 보고 두루미가 박수를 쳤어.
“대단해 비둘기. 제비보다 빠르게 높이 나는구나.”
비둘기가 듣고 기분이 좋아서 대답했어.
“두루미님 이왕 만났으니 누가 높이 멀리
나는지 한 번 경주해 보실래요?”
두루미가 웃으며 대답했어.
“그래? 그럼 우리 한번 해보자.”
비둘기와 두루미가 동시에 하는 높이 날아올랐어.
바로 구름 밑까지 오르자 숨이 찬 비둘기가 힘을 잃고 떨어지기 시작했어.
“아아, 나 죽는다.”
지나가던 기러기가 날개를 펴고 떨어지는 비둘기를 등에 태우고 날았어.
그리고 큰 바다를 지나 다른 나라고 가려는데 높이 날던
두루미도 지쳐서 곤두박질을 치고 있었어.
어미 기러기가 달려가 두루미를 등에 태우고 날았어. 얼마 후 정신이 든 두루미가 말했어.
“기러기님 고맙습니다.”
기러기가 대답했어.
“우릴 만났으니 다행히 살아났어. 아무리 힘자랑을 하고
싶어도 자기 힘의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되는 거야.”
“미안합니다. 비둘기 따위가 감히 누가 높이 나는지 겨루어 보자는 바람에 그만.”
“감히라고 한 생각이 문제였어.
자기 과시를 하는 동안 스스로의 실력을 망각하는 것이지.”
이때 뒤에서 구원받아 겨우 목숨을 건진 비둘기가 불만을 했어.
“이것들아, 내가 떨어져 죽든 살든 버려두지 왜 나를 구한 거냐?”
기러기가 말했어.
“넌 그런 오만이 문제야. 네 말대로 두면 넌 떨어져 죽었을 거야. 우
리가 잠깐 구해 놓아도 네 수명이 차면 죽는다는 건 알아.”
“그런 줄 알면서 왜 구했느냐고?”
“우리는 생명이 귀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무엇이든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하면 도와줘.
넌 살아있기 때문에 구원받은 줄 알아야 해.
죽었으면 우리도 그냥 지나갔을 거야. 넌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해.”
두루미는 그 소리를 듣고 비둘기가 한심한 생각이 들었지만
저런 것하고 경쟁했다는 것이 부끄럽고
체면이 안 서는 것을 느끼면서 기러기한테 물었어.
“기러기님은 어디까지 가십니까?”
“참새와 비둘기들은 태어난 고장에서 살고
두루미는 나라와 나라 사이를 건너다니며 살지만
우리는 오대양 육대주를 넘나들며 산다오.
그렇지만 구름이 닿을 정도로 높이 날지 않소.
우리 힘에 맞는 높이로 바람을 타고 천천히 날아야지
높이나 속도를 벗어나면 바다와 육지를 건너지 못하오.”
두루미는 비둘기와 겨루다가 구름이 닿을 만큼 올랐던 것이
후회가 되고 부끄러웠어.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어.
‘새나 짐승이나 제 기량을 알고 덤벼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두루미와 비둘기 신세가 되고 마는 거였어.
사람도 자기 기량을 모르고 함부로 높은 자리만 탐하다가
능력의 한계 벽에 부딪쳐 비참하게 추락하는 것을 보았어.’
벼룩이 뛰는 재주를 날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나
날파리 모기 매미 참새가 다 자기 자랑에만 빠져서
자기 기량을 몰랐던 것이 문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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