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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 안데르센 고향의 비밀함 2 / 사람을 연구하는 로버트

웃는곰 2025. 8. 20. 20:32

2. 사람을 연구하는 로버트

 

형제는 궁금증을 풀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형 태진이 동생을 바라보았습니다. 동생 태린이는 어느새 쿨쿨 자고 있었습니다.

이때 벽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게 그렇게 궁금하냐?”

태진이 대답했습니다.

. 아주 많이 궁금해요.”

 

벽에서 또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궁금하면 열어 보아라.”

그래도 괜찮아요?”

물론이지.”

집 주인이 열어보지 말라고 했는데요.”

나도 안다. 그 사람은 바보야.”

?”

그 사람이 열어보지 말라고 하지 않았으면 너도 관심이 없었을 거 아니냐?”

 

. 그래요. 열어보지 말라고 해서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바보라는 거다. 제 딴에는 비밀을 지킨다고 한 소리였지, 흐흐흐 바보.”

태진이 거루함 곁으로 갔습니다. 소리가 또 들렸습니다.

뭘 망설이는 거냐? 뚜껑을 열어 봐.”

이 안에 무엇이 들었을까요?”

열어보면 안다.”

태진이 함의 손잡이 뚜껑을 활짝 열었습니다.

! 이건……!”

 

함 속은 빨간 카펫이 깔려 있고 가운데 눈동자를 뱅글뱅글 돌리는

로버트가 누운 채 올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친구, 고맙다. 나 좀 일으켜 줄래?”

태진이 손을 내밀며 물었습니다.

넌 로버트가 아니냐?”

그래, 로버트야.”

누가 너를 여기다 가두었니?”

 

집 주인이.”

?”

주인은 바보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태진이가 일으켜 주자 발딱 일어선 로버트가 팔딱 뛰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이고 시원해! 고맙다, 나를 해가 비치는 쪽으로 데려다 줄래?”

알았어.”

 

태진이가 로버트를 들고 해가 환히 비치는 창 앞으로 갔습니다.

 햇빛을 받은 로버트는 갑자기 접었던 다리를 쭉쭉 뻗고 팔을 쭉쭉 뻗었습니다. 

몸집은 작은데 팔다리가 길어지자 왕거미처럼 변했습니다. 

로버트가 긴 다리를 버티고 서서 물었습니다.

네 이름이 뭐니?”

차태진이야.”

차태진? 내 친구가 되어 줄래?”

 

좋아.”

로버트가 다리를 꺾고 엎드리며 말했습니다.

내 등에 업혀!”

태진이는 업힐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거미같이 가늘고 기다란 다리가 올라타면 부러질 것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망설이는데 로버트가 재촉했습니다.

왜 안 업히는 거냐? 빨리 내 등에 타.”

…….”

 

넌 내가 우습게 보여서 타지 않는 것이냐?”

그런 건 아니지만…….”

안 되겠다. 내가 너를…….”

말도 채 끝내지 않고 로버트가 한 발을 내밀어 태진이를 번쩍 들어 등에다 태웠습니다. 

가느다란 다리가 웬 힘이 그렇게 센지 놀라웠습니다. 

로버트가 주의를 주었습니다.

 

내 허리를 꽉 잡아라. 놓치면 안 돼. 알았지?”

태진이 로버트 허리를 꽉 잡았습니다. 

그 순간 로버트가 유리창을 활짝 열고 공중으로 날아올랐습니다.

 

로버트는 날개도 없고 엔진도 없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달려 북해 가운데 한 섬에 내렸습니다. 

섬은 온통 로버트 놀이방 같았습니다. 

개미처럼 생긴 것, 새처럼 생긴 것, 사슴처럼 생긴 것, 거북이처럼 생긴 것, 

나무토막같이 생긴 것 등이 노랑 파랑 초록 등 갖가지 색깔의 로버트가 우글거렸습니다.

 

태진이 물었습니다.

로버트야, 여기가 어디냐?”

여기는 사람을 연구하는 로버트 나라다.”

 

사람을 연구하는 나라?”

? 이상하냐?”

사람이 로버트 연구를 하는 건 보았지만……. 사람을 연구하는 로버트가 있다고?”

믿지 못하겠으면 저 큰 개미처럼 생긴 로버트를 만져 보아라.”

태진이는 갑자기 겁이 났습니다.

만져도 괜찮으냐?”

만지면 안다. 만져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