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고향의 비밀함 1 / 함을 열어보지 마시오
안데르센의 고향 덴마크 오덴세. 태진네 가족이 일주일간 오덴세 변두리
동화속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동네에서 민박을 하던 첫날입니다.
민박집은 널따란 초록 정원이 있고 둘레는 꽃이 만발한 이층집입니다.
아래층에는 주방과 거실이 있고 거실엔 돌아가면서는 책장에 책이 가득이 꼽혀 있고
커다란 텔레비전이 있고 이층은 침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뱅글 계단 벽에는 희한한 장식품들이 걸려 있기도 하고
선반에 작은 조각 인형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형 태진이와 동생 태린이는 창문 밖으로 넓은 초원이 보이는 침실을 배정받았습니다.
침실에는 침대 둘이 나란히 있고 한쪽 벽화 아래는 이상하게 생긴
나귀등처럼 누르스름한 커다란 함이 엎드려 있었습니다.
민박집 주인이 방을 안내하면서 말했습니다.
“이 집안에 있는 물건은 아무것이나 다 만져도 좋지만 이 함은 열어보시면 안 됩니다.
절대로 열어보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주인은 나갔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초원과 그 주변을 돌아가며 지은 빨간 지붕의 노란 벽이 보이는
집들과 마을을 굽이굽이 돌아 멀리 초원으로 꼬리를 감춘 동네 길은
행복을 찾아 가는 아이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동생 태린이 한참 동안 창밖 구경을 하다가 앞에 놓인 함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형아, 저 함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그렇지 않아도 혁태는 그 함이 이상하게 보이고 큰 거북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입니다.
“너도 궁금하니?”
태린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궁금해. 왜 주인이 저 함은 열어보지 말라고 했을까?”
태진이도 같은 말로 대답했습니다.
“왜 열어보지 말라고 했을까? 주인이 그렇게 말하고 나가니까
더 궁금해지는 걸. 너도 그렇지?”
“그러니까 물어본 거 아냐?”
태진이는 그 함을 이렇게 부르고 싶었습니다.
“저 함 이름은 거루함이다.”
“거루함이 뭔데?”
“나도 몰라. 그냥 이상하고 큰 함이라 거루함이라고 부르고 싶어졌어.”
“거루함? 이상하게 생긴 커다란 함이니까?”
“그래, 강에다 띄우면 둥둥 떠내려갈 것만 같아서 거룻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루함이라고 했어.”
“재미있는 이름인데 히히히. 형아, 그런데 저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너보다 내가 더 궁금해.”
태린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형아, 뚜껑을 한번 열어 볼까?”
“안 돼!”
“왜?”
“몰라. 주인이 열어보지 말라고 했잖아.”
“주인이 그렇게 말해서 더 궁금해졌는데……. 열어보자.”
태진이 단호히 말렸습니다.
“절대 열어보면 안 돼.”
“형아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궁금해지는걸.”
“그래도 안 돼.”
태진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동생보다 더 궁금했습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었을까? 무엇이 들었을까? 왜 열어보지 말라고 했을까?’
태린이 못 참겠다는 듯 또 말했습니다.
“형아, 저거 열어보면 안 돼?”
“몰라.”
태린이 참지 못하고 또 말했습니다.
“형아, 저거 열어보면 무엇이 나올까? 뚜껑을 열면 펑하고 무엇이 튀어나올까?”
태진이는 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 안에 사람을 숨겨놓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말을 다 듣고 있다가 뚜껑을 열면
얼굴이 빨갛고 치렁치렁한 노랑머리를 늘어뜨리고
시퍼런 손톱이 기다란 도깨비 같은 사람이 꺄악! 하고 튀어나올지도 몰라.
아이 무서워!’
동생 태린이 참지 못하고 말했습니다.
“형아, 한번 열어보자.”
“안 돼!”
겉으론 단호히 대답했지만 태진이가 더 궁금했습니다.
‘저 안에 무엇을 숨겨 놓고 열어보지 말라고 했을까?
너무 너무 궁금하다. 뭐가 들어 있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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