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속의 아이들. 34 / 우정⑭ 가짜 목사의 변명
검은 사자가 이번에는 목에 십자가를 걸고 목사 가운을 설친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빛 가운데서 우렁찬 소리가 물었습니다.
“넌 무슨 일을 하다가 왔느냐?”
“저는 세상에서 하나님을 위하여 많은 선교를 하고 큰 교회를 세우고 설교와 봉사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훌륭한 일을 많이 한 네가 어째서 이리로 왔느냐?”
그러면서 빛에서 검은 사자를 꾸짖었습니다.
“어찌하여 너는 이런 실수를 하였느냐? 이 사람은 세상이 존경하는 목사가 아니더냐?”
사자가 대답했습니다.
“이 자는 목사 가운을 입고 하나님 이름을 팔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가
독약을 마시고 잡혀 왔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거룩하고 깨끗한 척하면서 강도보다 무서운 음모를 꾸몄고
혼자 있을 때는 하나님을 비웃었습니다.”
빛 가운데서 목사한테 묻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저 사자가 한 말이 사실이냐?”
“아닙니다. 저는 남에게 피해를 전혀 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일을 한 사람이 여기까지 왔으니 억울하겠구나.
네 이야기는 나중에 듣겠다. 새로 끌려온 사람을 앞에 세워라.”
준태는 새로 온 사람을 보고 또 놀랐습니다.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였습니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천사같이 예쁜 여자가 어째서 여기까지 왔을까?’
빛 가운데서 묻는 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천사보다 예쁜 네가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느냐?”
“저는 제 앞에 온 목사라는 사람한테 독약을 먹인 죄로 잡혀왔습니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여기는 용서받을 사람이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 용서는 독약을 먹이기 전에 했어야 한다.
너는 이 사람을 확실히 아느냐?”
“압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더냐?”
이때 목사가 눈에 불을 켜고 소리쳤습니다.
“네가? 네가 나한테 독약을 먹였다고? 네가 감히 그럴 수…….”
이때 검은 사자가 호통을 치면서 목사의 어깨를 내리쳤습니다.
“이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입을 놀리느냐?”
목사는 아악 소리를 지르며 어깨 한쪽과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빛 가운데서 여자한테 호통이 떨어졌습니다.
“어째서 네가 선한 사람한테 독약을 먹였느냐?”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저 사람은 양의 얼굴을 한 늑대이고 옥을 걸어놓고 돌을 파는 장사꾼보다도 더한 악마입니다.”
이 소리에 목사라는 자가 눈을 허옇게 치뜨고 소리쳤습니다.
“저저, 저……!”
얼굴이 보기 흉하게 찌그러진 목사의 말을 사자가 가로막았습니다.
“넌 입 다물라!”
여자가 말을 계속했습니다.
“제가 음식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옆방에서 저 사람이 자기 친구와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목사는 일그러진 눈을 부릅떴습니다. 여자가 말을 계속했습니다.
“그 날 저 사람의 친구가 물었습니다. ‘야, 너 진짜 목사 맞냐?’ 하니까
‘장사 중에 입만 가지고 잘되는 장사는 하나님을 파는 장사밖에 없다.
내가 언제 하나님 믿고 목사 짓 하는 줄 아냐?
잘 먹고 대접받고 잘살자니까 하는 짓이지.
솔직히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 누가 아냐?
하나님이 없다는 사람을 만나면 술 마시고 어울리고
하나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한테는 하나님이 바로 당신 머리에,
가슴과 손발에 있다고 하면서 기도해 주고 사랑해 주는 척하면
세금도 안 내는 눈먼 돈이 줄줄이 들어온다.’
하자 그 친구가
‘나도 목사가 되어 돈 좀 벌어볼까?’
하니 ‘이 짓도 아무나 하는 줄 아냐?
공부를 해야지, 성경을 달달 외워야 하고 기도는 청산유수로 해야 한다.
진짜 하나님 잘 믿는 사람들 앞에서 어물어물하다가는 국물도 없다고 하하하하.’
이러는 것입니다.
나는 저런 사람은 세상에서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독약을 먹이고 살인범이 되어 사형을 당하고 잡혀 왔습니다.”
빛 가운데서 묻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목사 듣거라, 저 여자가 한 말이 사실이냐?”
“아닙니다. 저는 진짜 목사입니다. 저 여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빛 가운데서 명령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자의 영상기록을 켜 보아라.”
앞에 큰 화면이 나타났습니다.
'문학방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랍속의 아이들. 36 / 우정⑯ 지옥에서 받은 봉투 (1) | 2025.06.12 |
---|---|
서랍속의 아이들. 35 / 우정⑮ 줄줄이 지옥 불로 사라지다 (0) | 2025.06.10 |
서랍속의 아이들. 33 / 우정⑬ 네 죄를 고하라 (0) | 2025.06.08 |
서랍 속의 아이들. 32 / 우정⑫ 저승사자 출현 (0) | 2025.06.07 |
서랍속의 아이들. 31 / 우정⑪ 친구야 죽지 마 (0) | 2025.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