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 람세스와 집시
대왕 람세스와 집시
머리말
해외여행을 하고 들아온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고대 박물관 유리관 속에 든 해골이었는데 가이드의 해설 가운데 해골이 우리를 보고 <나는 너의 미래의 모습이고 너는 나의 과거 모습이다>라고 하는 말…….”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번쩍 스치는 영감을 받았다. 불과 10초나 될까 순간적으로 판타지 스토리가 무지개처럼 떠올랐다. 그로부터 매일 2시간씩 21일 동안 42시간 만에 이 작품을 썼다. 삽화도 전문가에게 부탁하기보다 내가 직립 컴퓨터로 그리고 싶어서 잔재주를 부려보았다.
첫날 3시간. 둘째 날 5시간, 셋째 날 8시간 합하여 16시간 만에 그리기를 끝냈다. 쓰기부터 그리기까지 총 58시간이 소요되었다. 지문은 허두에 한 마디, <사막에서 떠돌이 집시가 해골이 든 유리관을 발견했다>라는 22자가 전부이고 모두 대화로 이어지며 시간과 배경은 대화 속에서 독자가 상상할 수 있게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니와 같은 세기에 생존한 사람이나 내가 때난 후세기에 태어날 사람들에게 한번 읽기를 권한다.
2008년 7월 25일 지은이
preface
A friend who came and traveled abroad said this. The most impressive thing on this trip was the skeleton in the glass plate of the ancient museum, but in the guide's commentary, the skeleton looked at us and said,
All 22 characters called followed by two conversations. It is characterized by being able to be configured. I recommend reading to those who have survived in the same century as you, or those who will be born in the century after I am born.
해골 : 해골? 나는 너의 미래 모습이고 너는 나의 가거의 모습이니라.
집시 : 그렇게 똑똑한 왕이 왜 유리관에 갇힌 것이냐?
해골 : 갇힌 것이 아니라 모셔진 것이니라. 기원 천 삼백 년 전에 나의 후손 람세스 2세가 나를 이렇게 모셨느니라.
집시 : 조상의 유골을 잡동사니로 만든 것도 후손이냐?
집시 : 그렇게 정성을 들인 자가 어쩌자고 사막에다 너를 버렸는지 모르겠구나.
해골 : 람세스는 나를 신전에 안치하고 왕으로 불렀지만 나는 이미 칠천 년 전 내 시대에 있었느니라.
집시 : 소설을 쓰는군, 그것이 사설이라면 왜 왕궁에 있지 않고 예서 뒹구는 거냐?
해골 : 람세스 2세가 죽고 그 후손 람세스 20세대 때 나라가 망했느니라. 나를 아끼던 백성들이 환란피해 여기다 숨겨 놓은 것이니라.
집시 : 그 말을 믿어달라고? 어째서 그 동안 너는 썩지도 않고 해골로 남았느냐.
해골 : 여기는 일 년 내내 비가 내리지 않고 건조하고 날씨가 평균 오십 도가 넘어서 무엇이든 썩을 수가 없느니라.
해골 : 너나 나나 사람으로 사는 수명은 다르지 않으니라. 내가 이백 살 조금 넘게 살다 죽었다만 너는 백 살도 못 되어 죽느니라.
집시 : 내가 백 살도 못 산다는 말은 맞을 것 같다만 네가 이백 살을 넘게 살았다는 걸 어떻게 믿겠 느냐?
해골 : 지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사람이 평균 천 살 가깝게 살았다만 지구가 공기에 오염되고 물이 오염되고 사람이 악에 오염되어 인간 수명이 짧아졌느니라.
해골 : 사람은 마음으로 악을 만들면 그만큼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을 모르느니라. 공기 오염이나 수질오염보다 무서운 것이 마음을 죽이는 악의 오염이니라.
해골 : 욕심에서 오느니라. 악이 마음을 죽이면 마음은 바로 몸을 죽이느니라.
해골 : 인간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권세자. 바로 신이 왕이고 왕이 신이니라.
해골 : 왕이 되려는 자는 왕이 되는 순간 사람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것. 그러므로 사람이 못하고 신만 할 수 있는 일을 왕은 하느니라.
집시 : 신은 사람을 대가 없이 보호하지만 왕은 보호한다는 구실로 사람을 해치는 악한 존재인 줄은 아느냐?
해골 : 네가 짐한테 범한 무례가 극형감이라는 것도 알렸다?
해골 : 왕은 사람을 죽일 권세도 있고 사형수도 살릴 수 있는 권세가 있느니라.
집시 : 자기 백성을 제 마음에 안 든다고 죽이는 것이 죄가 아니고 무엇이냐?
해골 : 살인죄를 저지르고 사형을 당하게 된 자를 살려준다면 그것도 죄인가?
집시 : 그건 죄에 죄를 더하는 것. 살인자가 사형을 당하는 건 당연한 것. 그런 것을 살려준다면 왕은신 앞에 죽을죄를 짓는 것이니라.
집시 : 네가 왕이었다면 나는 용서할 수 없다. 당장에네 해골을 부수어 버리겠다.
해골 : 어림없는 소리. 맨 주먹으로 이 유리관을 깰 수있겠느냐?
해골 : 저 멀리 사막 끝으로 내려 앉는 아름다운 황금빛 해를 보아라. 해가 지평선 멀리 모래 속으로얼굴을 묻으면 그 순간부터 엄청난 추위가 밀려오느니라. 그것을 알렸다?
해골 : 빨리 파고 몸을 묻어라. 매운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집시 : 해골이 왕이라니 살아 있는 사람의 자존심을 이렇게 건드려도 되는 것이냐?
해골 : 사람은 신을 만들고 신은 왕을 만들고 왕은 법을 만들어 백성을 가두느니라.
해골 : 사람은 입으로 자유를 달라면서 스스로 묶이기를 거부하지 않느니라.
해골 : 사람은 신을 만들고 신 앞에 자신을 묶고 산다는 말이니라.
해골 : 바보 같은 소리, 돈은 저를 사랑한 사람을 악으로 갚느니라.
해골 : 하나님이 세상의 왕을 망하게 할 생각이 나시면 아주 예쁜 여자를 만들어 왕에게 주느니라.
해골 : 예쁜 여자가 아니면 안 되느니라. 왕은 빼어난 미인 앞에서만 약해지느니라.
해골 : 말버릇! 미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신은 지구 인구의 반만큼 많은 여자를 만들어 보느니라. 수십억을 만들어 그 중에 가장 잘된 얼굴 하나를 못된 나라 왕에게 보여주느니라.
해골 : 겨우 그 소리밖에 못 하겠느냐? 미련한 것. 예쁜 여자한테 정신이 빠진 왕은 소신을 잃고 여자가 자기 나라를 통째 먹어 치우는 것도 모르 느니라.
해골 : 짐이 심심하던 차에 떠돌이를 만나 무료한 시간이나 보내려 했는데 너무 무례하여 불쾌해지려고 하느니.
해골 : 사막을 둘러보아라. 사막이 아름답다고 생각되지 않느냐?
해골 : 사막은 어딘가 오아시스가 있어 아름답다는 말을 아느냐?
집시 : 내가 그런 것을 어찌 아느냐, 사막은 고운 모래가 좋고 커다란 원형이 좋기는 하다만 생물에게는 무서운 존재다.
집시 : 그때는 얼어죽을 지경으로 추워지는데 언제 그런 것까지 보겠느냐.
해골 : 약한 생물체이니까. 사막은 황혼을 가로질러 아득히 지나가는 카라반이 있어 아름다운 것이니라.
집시 : 별것을 다 아는구나. 넌 모르는 것이 무엇이냐?
해골 : 미련한 놈. 사막을 깊이 파면 반석이 나오고 그 아래 지하수가 있고 지하수 아래 암반이 있고 암반 아래 유전이 있고 유전을 지나면 뜨거운 바위 층 열반(熱盤)이 있느니라.
해골 : 거기는 지구의 중심으로 둥그런 정액(精液)의 호수가 있느니라.
해골 : 그것이 생명을 만드는 질료니라. 한 생명을 만들기 위해 정액은 수천 년에 걸쳐 엄청난 장애를 뚫고 지구 밖으로 나오느니라.
해골 : 더 듣거라. 정액은 냉반을 뚫고 염하를 지나 열반을 뚫고 유전을 지나 암반을 뚫고 지하수를 지나 반석을 뚫느니라.
해골 : 네 개의 바위 층을 뚫고 네 개의 지하 강을 지나 흙과 모래를 만나고 거기서 풀과 나무뿌리에 이르느니라.
해골 : 거짓말은 진리가 죽은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짐은 살아 있는 진리를 말하느니라.
해골 : 더 듣거라. 정액은 냉반을 뚫고 염하를 지나 열반을 뚫고 유전을 지나 암반을 뚫고 지하 수를 지나 반석을 뚫느니라.
해골 : 네 개의 바위 층을 뚫고 네 개의 지하 강을 지나 흙과 모래를 만나고 거기서 풀과 나무뿌리에 이르느니라.
해골 : 거짓말은 진리가 죽은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짐은 살아있는 진리를 말하느니라.
해골 : 사람은 나무와 풀과 그 풀을 먹은 짐승을 잡아 먹는 동안 정액을 섭취하고 그 정액이 사람을 만드느니라.
해골 : 미련한 것. 사람은 생각을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진리를 터득하고 창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니라.
집시 : 해가 지고 추워지기 시작했다. 우우, 우우우 아이 떨떨, 떨려어.
해골 : 말은 선한 사람이 다듬으면 진리가 되고 악한 사람이 다듬으면 독이 되느니라.
해골 : 어리석은 너의 지혜의 눈을 뜨게 하고 싶다만 귀는 있으되 열리지 않으니 답답하도다.
집시 : 귀도 없는 해골이 살아 있는 나한테 별소리를.
해골 : 씨름에서 이긴 자에게는 상을 주지만 말싸움으로 이긴 자에게는 상이 없느니라.
해골 : 자는 것은 살아있는 자의 특권, 자는 흉내도 잃어버린 나는 왕 해골.
집시 : 아주 잘 잤다. 그리고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해골 : 꿈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빨리 일어나 아침이나 먹으렷다.
집시 : 유리관 위에는 어느 틈에 이렇게 맛있는 만나가 준비되는 것이냐?
해골 : 그러나 지나가던 참새가 날아들어 거미가 잡아 놓은 잠자리를 채 가느니라.
해골 : 밥을 빼앗겨 억울해하고 있는 거미가 보는 앞에서 날쌘 매가 달려들어 새를 잡아먹느니라.
해골 : 인간의 양심은 동물적인 본성이 죽을 때 살 아나느니라.
집시 : 왕은 신하를 어떻게 부릴까 생각하고 신하는 왕에게 어떻게 곱게 보이고 무슨 명령이 내려질까 기다리는 것이 다르다.
해골 : 네가 처음으로 그럴듯한 대답을 했느니라. 신하를 부리는 왕은 열 번 생각하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해골 : 사람이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육십 년이 걸리느니라. 백성은 나이를 먹으면서 침묵을 배우지만 왕은 예스와 노를 먼저 배우느니라.
집시 : 왕은 태양이라고 하지만 사막의 태양 같아서는 안 된다.
집시 : 태양은 어둠의 혜택을 받아야 비로소 존재를 인정받는 것. 그렇듯 백성은 왕의 권위에 빛을 올려주는 존재다.
해골 : 죽어도 왕의 권위는 살아 있는 자를 다스리고 경배를 받느니라. 죽음이 무엇이더냐?
해골 : 너 오늘 밤을 하루 더 지내고 여기를 떠나 고향으로 가면 어떠할 것 같으냐?
집시 : 고향 사람들이 반가워하겠지. 아! 떠나온 고향이 그립구나. 어쩌다 길을 잃고 이 모래 벌판에서 왕인 체하는 널 만나 신세를 지는지.
해골 : 건방진 놈. 여기서 하루를 지내는 동안 너의 고향에는 몇 년이 지나갔는지 아느냐?
해골 : 여기서 하루는 너의 고향에서는 36년 반이 지나는 것이니라.
해골 : 너는 지금 네 고향 나이로 백 살이 넘은 늙은이라는 걸 알아야 하느니.
해골 : 서른여섯이 두 번 지나고 한나절이 지나서 백년이 지난 것이고 네 나이 서른여섯을 더하면 백 스물여섯 살이 되었느니라.
해골 : 네 고향에서는 너의 증손자들이 너의 제사를 지내고 있느니라.
집시 : 말거리가 없으니 별소리를 다 꾸미는구나, 해골.
해골 : 너는 짐의 자비를 받고 지내다가 먼지로 날려 저 모래 벌판에 흩어질 존재.
해골 : 사람이 무서워하는 건 왕이 아니고 남에게 무엇을 기대하는 것이니라. 그 기대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두려운 것이니라.
집시 : 왕한테 기대한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왕이 두려웠다.
해골 : 세상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이권에서 나라는 것을 버려야 하느니.
집시 : 재미있는 해골. 철학적인 데가 있는데 어디서 배웠느냐?
해골 : 이름이 있으면 무얼 하겠느냐. 이름이란 남이 불러 줄 때 소용이 있는 것. 넌 바보 껍데기.
해골 : 무엄하다. 짐이 내린 이름을 무릎 꿇고 받을지니.
해골 : 경국지색으로 예쁜 여자는 하나님이 독으로 사용하는 것이니 예쁘기는 해도 아름다울 수는 없 느니라.
해골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욕심의 크기를 줄이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니라.
해골 : 그러기에 아름다움이 귀한 것. 아름다운 것은 마음에 붙은 욕심을 뜯어내고 신이 내린 모습으로 남는 것이니라.
집시 : 너는 빼만 남은 해골. 그 꼴이 네가 말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나?
해골 : 뼈만 남은 과인도 아직 못 버린 것이 그 짐이니라. 짐 중에 가장 무거운 짐이 무엇인지 알겠느냐?
집시 : 아름답고 무거운 것이 문제가 아니다. 난 당장 얼어 죽을 것만 같다. 어느새 해가 지지 않았 느냐. 우, 우우우.
집시 : 알았다. 떨려서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네 밑으로 들어간다.
집시 : 아무렇게나 불러도 좋다, 이 껍데기는 주무신다.
해골 : 바보 껍데기 잘도 잔다. 내일 아침이 어떤 모습으로 저를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해골 : 나는 살았을 때 영혼을 하나님께 바쳤었느니라.
집시 : 나는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 믿지 않는다.
해골 : 그 믿음이 바로 하나님도 있다고 믿어야 하는 이유니라.
집시 : 내가 알고 싶지 않은 골치 아픈 하나님 이야기는 하지 말자. 아침이 되었을 텐데 왜이 렇게 어두운 것이냐?
해골 : 사람은 하나님은 알고 싶어 하면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가는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병이니라.
집시 : 고리타분한 너하고 말씨름하기 싫어서 떠나야겠다.
해골 : 네가 찾는 행복은 사람이 득실거리는 시장을 통하여 얻지만 짐이 찾는 행복은 사람 없는 빈 곳에서 얻느니라.
집시 : 왕, 뼈다귀처럼 딱딱한 말만 하여 나는 네가 싫어졌다.
해골 : 싫다고 네가 피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느니라.
해골 : 짐은 영원한 왕. 그러나 너는 사람. 무한대 우주 공간과 무한한 시간의 한 시점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존재, 그것이 사람이니라.
집시 : 머리 아프다. 또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거냐? 재미있는 이야기 좀 하자.
집시 : 안 고프다. 그런데 오늘은 해가 이상하게 늦게 뜨는 것 같다.
해골 : 어제 밤에 엄청난 모래 바람이 일어나 우리를 덮었느니라.
해골 : 기다려 보거라. 졸리면 자고, 잠이 안 오면 짐의 가르침을 받도록 하라.
집시 :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는구나. 나는 그만 떠나고 싶다.
해골 : 인간은 하나님 없이도 산다고 까불지만 영혼은 하나님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
집시 : 크 쿡쿡! 아 잘 잤다. 그런데 이상하다. 여기가 어디냐?
해골 : 깼느냐? 네가 자는 동안 모래 산은 바람에 다 날아가고 짐은 사람들에 의해 사막에서 이리로 모셔졌느니라. 너는 내 아래 설치된 유리관에 갇혔느니라.
해골 : 여기는 박물관이니라. 잠시 기다려 보거라. 저기 사람이 오고 있다. 저 사람이 하는 소리가 들리느냐?
집시 : 오늘은 사람들이 더 많이 오겠지. 오래 묵은 해골들이 이렇게 관람객을 모아들이는 상품이 될 줄이야 하고 중얼거린다.
집시 : 해골, 넌 죽었지만 나는 살아 있는 몸. 사람들이 너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는 말이 아니냐? 그런데 내가 왜 여기서 구경거리가 되어야 하느냐?
집시 : 자칭 왕, 너의 해골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 나는 잠이나 자겠다.
해골 : 넌 사람들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니라.
집시 : 왕 해골, 저 사람이 하는 소리가 무슨 소리냐?
해골 : 너는 내가 죽어 묻힐 때 내 신하로 순장한 것이라고 하지 않느냐?
집시 : 저 사람들이 정신이 돌았구나. 살아 있는 내가 너같이 오래 묵은 해골의 신하라니 말이 되느냐?
해골 : 나가고 싶으면 나가도 좋으나 너는 저 사람의 허가를 받아야 나갈 수 있느니라.
집시 : 관장? 저것들이 나까지 해골로 취급하는 건 아니겠지?
해골 : 관장이 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말을 들어보거라.
집시 : 저 관장이라는 자가 나를 가리키며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너는 왕이라 골격이 크고 나는 신하라 골격이 아주 작다고 하는구나.
집시 : 너는 해골이고 나는 살아 있는데 나까지 해골로 취급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
해골 : 저 사람들이 하는 소리 잘 들어보거라. 너를 가리키며 아주 왜소한 몸이라 사람 같지 않다고 하지 않느냐?
해골 : 너 자신을 알라고 한 철학자도 너의 시대에 살았느니라. 그 철학자는 사람의 마음을 꼬집었지만 너한테는 그 말이 네 꼴을 알라는 말이니라.
해골 : 너는 오백 년 동안 사막에서 여기까지 오는 사이에 온 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고 네 내장도 바싹 말라 가루가 되어 너한테서 빠져나간 지 오래니라.
해골 :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거라. 저 사람이 지금 뭐라고 하느냐?
집시 : 나를 가뭄에 말라 죽은 개구리처럼 생겼다고 하는구나. 그래도 내가 이대로 듣고 있어야 하는 거냐?
집시 : 저게 뭘 안다고 그따위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집시 :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데 저 사람은 내가 죽은지 천 년이 넘는 해골이라고 지껄이는구나.
해골 : 사람의 생명은 시간의 길이를 재다가 끝나지만 영혼은 시간의 길이를 재지 않느니라.
해골 : 짐과 너는 이제 후손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느니라.
해골 : 그때는 네가 서른 살의 젊은 청년이었고 너는 나를 해골이라고 깔보고 비웃었느니라.
집시 : 나는 부모님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해골 : 너는 고향 사람과 후손의 구경거리로 남아 있는 것만도 은혜인 줄 알렸다.
해골 : 저 구경하는 사람들이 다 죽고 그들의 후손이 구경하며 돌아갈 때까지니라.
해골 : 인간에게 육신의 죽음은 한 번뿐이니라. 너는 이미 죽은 터라 더 죽을 자격도 없느니라.
집시 : 내가 죽어 천 년이 넘는 세월을 이 모습 이대로 간직된다는 말이 사실이오?
해골 : 그러 하니라. 네가 살아서 짐을 처음 만나던 날 ‘나는 너의 미래 모습이고 너는 나의 과거 모습이라’고 하지 않았더냐?
집시 : 내가 살아 젊었을 때 유리관 속의 뼈만 보고 함부로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옵니다.
해골 : 존경받을 만한 존재가 존경도 받아야 하는 것. 내나 너나 구경거리 해골, 무엇을 더 가릴 것이 있겠느냐?
해골 : 나는 해골이다. 머리만 내 것을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해골.
집시 : 제가 해골로라도 후손들이 찾아와 구경해 주는 것을 보는 것은 전하의 은혜입니다.
해골 : 그렇게 말하면 내 후손이 고맙구나. 나를 수정관에 안치하고 너까지 데려올 수 있는 부속실까지 해놓았으니 말이다.
집시 : 전하, 저기 안경을 쓴 깡마른 사람이 제자들을 모아 놓고 하는 소리를 들으셨습니까?
해골 : 들었다. 나를 이천 년 전에 죽은 이집트의 바로 왕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널 순장한 바로의 신하라고 하면서 제법 아는 체를 하는구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집시 : 살았을 때는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이 부러웠습니다.
해골 : 큰소리 잘 치는 사람 치고 큰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느니.
집시 : 전하를 보러 오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물관장은 신이 나서 날마다 싱글벙글합니다.
해골 : 그런 것 같구나. 짐이 옷 한 벌 못 입고 빌려온 몸통과 주워온 다리를 달고 이렇게 세인의 구경거리가 될 줄은 몰랐느니라.
집시 : 참 신기합니다. 우리가 이리로 처음 왔을 때는 얼마나 한적했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구경꾼이 끊이질 않습니다.
집시 : 꽃이 예쁘면 길은 저절로 난다는 말이 있지만 꽃도 아닌 해골이 누워서 길을 내고 있으니 재미있습니다.
해골 : 구경하러 온 저 여자들을 보아라. 어떤 여자는 우는 모습도 예쁜데 어떤 여자는 웃는 모습도 예쁘지 않구나.
집시 : 그렇습니다. 예쁜 여자는 우는 것도 예쁜데 못생긴 여자는 웃는 것도 예쁘지 않습니다.
해골 : 전하는 무슨 전하. 너나 내나 다 같은 해골. 해골이 불편할 것이 무엇이겠느냐.
해골 : 오만하지 않으면 겸손한 것. 내게 오만할 것이 없지 않으나?
집시 : 사람들은 전하를 존경하며 사진까지 찍어가지만 저를 보고는 말라 비틀어져 죽은 개구리 같다고 하는 말이 듣기 불편하옵니다.
집시 : 전하, 저기 대학자로 알려진 인물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집시 : 저 사람은 의학과 철학의 대가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해골 : 나를 보고 무슨 말을 할는지 들어보자. 아무리 눈이 특별나도 사람의 지식은 한계가 있는 것.
집시 : 저 사람이 폐하를 바로 왕이 아니라 구약시대에 살던 거인 삼손의 유골이라고 합니다.
해꿀 : 아무것도 모르면서, 가만히 있으면 학자 대우나받지, 제가 뭘 안다고.
집시 : 그런데 바로 그 곁에 있는 젊은이가 항의를 합니다. 폐하는 바로왕이라고 말입니다.
해골 : 나도 듣고 있느니라. 두 사람이 다 학자연하는 인물들인 것 같으니 고집싸움이 볼 만하겠구나.
집시 : 두 사람은 자기의 주장이 맞다고 우기고 따르는 사람들도 두 패로 갈렸습니다.
해골 : 사람의 고집은 절구에 찧어도 빻아도 빻아지지 않는다고 했느니라. 저들은 우리를 더 유명하게 만들고 나를 왕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나의 신하가 되고 말 것 같다.
집시 : 한번 왕은 영원한 왕이십니다. 살아 있는 자들이 모두 폐하를 왕으로 대우하면 저는 굉장한 신분을 가진 신하가 되지 않겠습니까?
해골 : 굉장할 거야 없지만 보헤미안보다야 낫지 않겠 느냐?
해골 : 해골이 된 처지에 영광이 무슨 소용. 그 영광이 산 자들의 밥 한 그릇만 하겠느냐?
집시 : 아무튼 날마다 심심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아이들, 늙은이, 여자, 남자, 애꾸, 벙어리 안 다녀가는 사람이 없으니 말입니다.
집시 : 그렇습니다. 장님이 틀림없습니다. 앞도 보는 사람이 어쩌자고 우리를 보겠다고 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해골 : 눈을 뜨고 아무것도 못 보는 사람이 있고 눈을 감고도 남이 못 보는 걸 보는 사람이 있느니라.
해골 : 너는 신이 사람한테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
해골 : 그래도 사람들은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느냐?
해골 : 그렇게 말한 사람은 어디서 하나님이 하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냐?
해골 : 보톤 사람은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지 못하지만 영적으로 깊이 하나님의 말씀을 찾는 자한테는 영적으로 말하느니라.
해골 : 하나님은 영이시라 영적으로 사람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시느니라.
집시 : 전하, 저는 무지해서 아무 소리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해골 : 사람은 소리를 듣고 눈으로 보아야 믿지만 소리를 듣지 않고 눈으로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있느니라.
집시 : 그 말씀대로라면 저는 장님이고 귀머거리 같습니다.
해골 : 눈을 감고 볼 수 있는 것은 영원한 것이고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것은 순간이니라.
해골 : 네가 제법 신하 노릇을 할 생각인가 보구나. 네 스스로 소신이라고 했느냐?
해골 : 처음 너와 내가 만났을 때처럼 당당하게 나를 해골이라 부르고 너라고 부를 때가 좋았느니라.
해골 : 저 장님이 어떻게 하나 잘 보아라. 지금 저 사람은 나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며 수정관을 손으로 쓰다듬고 있느니라.
해골 : 저 사람은 나의 눈을 들여다보며 내 마음을 읽고 있느니라.
해골 : 장님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영을 보는 눈이 있고 손끝은 세월을 만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느니라.
집시 : 소인은 전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해골 : 황공, 황공, 그 소리는 간신배들이 내 앞에서 귀가 닮도록 지껄이던 말이라 소름이 돋는다. 편하게 너라고 불러라.
해골 : 저 장님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뿐인 눈 뜬 인물이니라.
집시 : 전하의 두골은 람세스의 것이지만 가슴과 다리뼈는 훨씬 후대의 장대한 인물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하는 지금으로부터 팔천 삼백 년 전의 유골이라고 합니다.
해골 : 허허, 저런 인물을 내 신하로 두었더라면 얼마나 기뻤을꼬.
집시 : 저 사람이 전하의 말씀을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저렇게 경의를 표하지 않습니까?
집시 : 눈을 감고 사는 사람이 어떻게 전하의 말씀을 들으며 모든 비밀을 알 수 있습니까?
해골 : 바로 저 손에 물질의 가치와 시간을 만지는 감각이 있느니라. 하나님은 장님에게 눈을 닫아 놓으면서 대신 눈으로 보지 못하는 은혜를 손끝에 베푸시느니라.
집시 : 폐하, 그것이 어찌 하나님의 은혜라 하십니까?
집시 : 저는 하나님의 균등한 은혜를 입어본 적이 없 사옵니다.
해골 : 네가 살 동안 숨 쉴 공기와 마실 물과 햇빛을 남들과 똑같이 값없이 주었느니라.
집시 : 그래도 안 보이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해골 : 오늘은 어제의 생각이 데려다 놓은 자리에 존재하고 내일은 오늘의 생각이 데려다 놓을 자리에 존재하느니라. 오늘 하나님을 경배하면 내일 하나님 은혜의 자리에 있게 되느니라.
집시 : 보지 못한 하나님을 억지로 인정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해골 : 아직도 너는 눈뜬장님이니라. 저 장님이 내 나이를 알고 내 마음을 읽고 있는 이치를 깨닫지 못 하겠느냐?
해골 : 저 사람이 하는 말을 들어보아라. 지금 네가 들어 있는 관에 대하여 말하지 않느냐?
집시 : 집시였던 소신은 추위를 이기려고 받침관 속으로 들어가 죽게 된 후대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장님이 그런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집시 : 폐하, 저기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장님을 따르는 사람들 주변으로 의학 박사이며 철학박사 인 대학자가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다가오며 소리 치고 있습니다.
집시 : 머리가 하얀 대학자가 장님을 꾸짖습니다. 눈이 멀어서 앞도 제대로 못 보는 주제에 무엇을 안다고 대학자의 고고학적 유골 감정에 이론을 다 느냐고 합니다.
해골 : 답답한 노롯이로다. 장님이 뭐라고 하는 것 같다. 무슨 소리냐?
집시 : 장님은 자리를 뜨면서 ‘사람의 힘으로 환경은 바꿀 수 있지만 진리는 바꿀 수는 없소.’ 하고 중얼거리며 갑니다.
해골 : 눈 감고 보는 세계를 눈 뜬 사람들이 어찌 다 볼꼬.
집시 : 답답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추종하는 사람들은 대학자의 말에 머리를 끄덕이며 장님을 멸시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장님이 불쌍합니다.
해골 : 세상은 약한 사람이 만든 권위에 속고 진리에는 눈이 멀어 있 느니라.
집시 : 저 대학자라는 자를 당장에 때려죽이고 장님이 말한 진실을 밝혀주고 싶습니다.
해골 : 죽음은 남이 죽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는 것
집시 : 마마, 소신에게는 쉬운 말로 설명해 주시옵소서.
해골 : 허리는 깊이 숙일수록 존경을 받는 법. 그렇게 못 알아듣는 것이라면 쉽게 설명해도 못 알아 듣느니라. 마마라고 했느냐?
해골 : 너도 구역질나게 아부하는구나. 나하고 너나 하자 하였거늘.
해골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에 부르는 말이 너와 나가 아니더냐?
집시 : 그렇지만 신하와 전하 사이에는 있을 수 없는 말이옵니다.
해골 : 너는 나의 신하가 아니니라. 너보다 칠천 년이나 오래 전에 살다 죽은 그 시대의 왕일뿐.
집시 : 맞습니다. 하오나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진리입니다. 신분과 지혜는 시간이 고칠 수 없고 세월이 바꿀 수 없는 것이 옵니다.
해골 : 네 말이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너와 나 사이는 세월의 강이 너무 넓구나. 너의 할아버지와 너의 친아버지가 물에 빠져 죽게 되었다면 누구를 먼저 건지겠느냐?
해골 : 이번에는 너의 아버지와 아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느냐?
해골 : 아버지는? 아버지는 죽어도 좋다는 말이렷다? 또 너의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가 물에 빠졌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느냐?
해골 : 손자는 미래고 할아버지는 과거고 아버지는 현재와 같은 것. 역사는 미래를 향해 갈 뿐 과거는 돌아보지 않는 것이니라.
집시 : 저는 둔해서 전하의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집시 : 마마. 어찌 그런 세속적인 것까지 아시옵니까? 감동이옵니다.
해골 : 모든 것을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왕이 명군이니라.
집시 : 전하, 저기 좀 보시옵소서. 아주 예쁜 여자와 꺼벙하게 생긴 남자가 손을 잡고 오고 있고 그 옆에 멋진 신사가 못생긴 여자 손을 잡고 옵니다.
집시 : 보기 드문 미인이 나타났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 이옵니다.
해골 : 다른 것은 안 보이고 아직도 미인한테만 마음이 가느냐?
해골 : 이런 이야기가 있느니라. 두 친구가 길을 가다가 끄나풀 두 개가 길바닥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느니라. 하나는 금줄이었고 하나는 거친 삼 줄이었느니라.
해골 : 두 사람 중 약삭빠른 사람이 금줄을 잡았고 둔한 사람은 삼줄을 잡았느니라. 인생은 내일 일을 몰라야 오늘 편히 살 수 있느니라.
해골 : 금줄 잡은 사람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그 금줄이 천 길 낭떠러지 밑으로 흘러내린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따라 가다가 떨어져 죽었느니라.
해골 : 삼줄은 넓은 들판을 끝없이 가르고 흘러갔는데 그 끝까지 당도해 보니 땅 주인이 예쁜 딸을 데리고 맞으면서 걸어온 넓은 땅과 딸을 다 주어 행복하게 살았느니라.
집시 : 못난 여자를 잡은 멋진 남자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해골 : 처음에는 예쁜 여자가 멋진 사내를 좋아했지만 꺼벙이가 못나기는 했어도 부자라 잘난 남자를 버렸느니라.
집시 : 할 수 없이 잘난 남자는 못난 여자를 택할 수밖에 없었겠습니다.
해골 : 잘난 남자는 지혜로운 사람이라 예쁜 여자를 아내로 맞을 생각을 하지 않았느니라.
해골 : 못난 여자는 본래 재벌의 딸이었지만 그가 부잣집 딸인 줄을 모르고 잘난 남자가 그 손을 잡았 느니라.
집시 : 저 멋쟁이는 장차 부자가 되고 꺼병이는 가난뱅이가 된다는 말씀 아닙니까? 전하는 운명철학도하셨습니까?
해골 : 산 너머 비구름이 떠 있는 것을 알면 밀린 빨래를 하지 못하느니.
해골 :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운은 죽음이 아니겠느냐?
해골 : 살아 있다는 것만 해도 세상에는 더 두려울 것이 없지 않겠느냐? 그런데 무엇이 두렵겠느냐.
해골 :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사람은 죽음을 통하여 시간과 공간 밖으로 옮겨진다는 진리를 알아야 하느니라.
집시 : 전하, 저기 좀 보시옵소서. 구경꾼 가운데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다가옵니다.
해골 : 전에 왔던 지혜로운 장님은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백 년이 넘었느니라.
해골 : 너와 나의 하루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시간으로 백년이니라.
해골 : 하루살이가 하루에 몇 시간이나 날다가 가는지 알겠느냐?
집시 : 하루살이는 너무 빨리 날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얼마나 살다 죽는지 모릅니다.
해골 : 하루살이의 하루는 보면서 죽은 자의 눈으로 산 자들의 수명은 보지 못하겠느냐?
해골 : 삶의 의미를 모르는 자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 낯간지럽게 소신, 소신하지 말고 나는 하고 말하거라.
해골 : 미련한 사람은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끝나는 것으로 알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그것을 믿지 않 느니라.
집시 : 전에 다녀간 장님이 죽은 지 오백 년이 되었다고 하셨는데 지금 저 장님의 제자들은 왜 오는 것입니까?
집시 : 저들은 뭔가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해골 : 머지않아 저들은 우리를 지구 밖으로 끌고 나갈 것이니라.
해골 : 장님의 주장이 맞는지 실험해 보려는 것이니라.
해골 : 이 수정관은 지구가 깨져도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고 우주 밖으로 내보내도 다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별들보다 더 오래 우주에 남을 존재라고 했느니라.
해골 : 두고 보아라. 머지않아 사람들은 나를 우주선에 태워 지구 밖으로 나갈 것이고 그때 너와 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로 하나의 별이 되어 우주를 날 것이니라.
집시 : 저 망망한 우주 공간을 날다가 유성에 부딪히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해골 : 이미 죽어서 해골이 된 너, 또 죽을 수도 없는 처지에 무엇이 무섭단 말이냐, 죽음이 두려운 건 산 자들의 몫이니라.
집시 : 전하,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 죽었다는 말씀은하지 말아주십시오.
해골 : 몸은 죽었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이 살아 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
집시 : 전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죽음이 아니 옵니까?
해골 : 발자취를 보이지 않게 걸어야 하느니. 보이지 않게 걷는 발자취는 의심을 받지 않느니라.
해골 : 육신에 매달려 있으면 날아다닐 수 없지만 육신을 버리면 날지 않아도 하늘에 사는 것이니라.
집시 : 육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전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육신을 버리라는 말씀이시옵니까?
해골 : 육신이 아무리 소중한들 영혼만큼 소중하겠느냐? 너의 말라비틀어진 뼈다귀로 무엇을 더 하겠느냐?
집시 : 개인적으로는 주먹 힘이고 국가적으로는 핵폭탄이 아니겠습니까?
해골 : 그보다 강한 힘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마음 이니라.
해골 : 사욕 없이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이 가장 강한 힘이라는 말이니라.
집시 : 전하, 골치 아픈 이야기는 그만하고 좀 재미있는 이야기는 할 수 없사옵니까?
해골 : 재미있는 이야기는 살았을 때 많이 하지 않았 더냐? 해골은 해골답게 인간의 탈을 벗고 새것을 이야기해야 하느니라.
집시 : 모르겠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살았어야 했습니다.
집시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전하, 저기 좀 보시옵소서. 사람들이 이상한 기계를 몰고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해골 : 너와 내가 든 이 수정관을 실러 오는 것이니라.
해골 : 나는 이미 죽은 지 오래된 만큼 앞으로 있을 일도 그만한 세월은 내다보느니라.
집시 : 저 사람들이 우리를 기계 차에 실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해골 : 앞으로 한 시간 뒤에는 우주선에 실려 지구를 떠나게 될 것이 니라.
해골 : 지구란 우주 속에서 보면 아주 작은 흙덩어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지구에 사는 인간들이 어떤 존재인 것을 알게 된 뒤에 돌아올 생각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니라.
집시 : 전하, 사람들은 어느새 이 수정관을 커다란 비행체에 태웠습니다.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해골 : 해골이 불편할 것이 무엇이겠느냐? 사람들이 하는 것이나 잠잠히 보거라.
집시 : 아! 대단합니다. 이렇게 큰 쇳덩어리로 만든 물체가 지구 밖으로 날아가다니 상상 밖입니다.
해골 : 이 쇳덩어리가 아무리 크고 단단해 보여도 내가 들어 있는 수정관에 비하면 바위와 계란 껍데기 같은 것이니라.
해골 : 우주선이 날다가 폭발을 해도 수정관은 귀퉁이도 다치지 않느니라.
집시 : 전하, 저기 바다가 내려다보입니다. 우주선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구를 멀리 떠나 있습니다.
해골 : 지구는 네 고향별이고 내가 다스리던 흙덩어리 별이니라.
집시 : 금가루에 씨를 심고 물을 주면 되지 않습니까?
해골 : 물을 주어도 그것들은 식물 먹이가 되지 못하느니라. 흙이란 동식물의 먹이이기도 하고 생명을 키우는 젖과 같은 것이니라.
집시 : 달이 커다란 육지처럼 보입니다. 저쪽에는 엄청나게 큰 별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갑니다. 전하, 두렵습니다. 이 우주선이 저 큰 별과 부딪히면 어떻게 됩니까?
해골 : 우주선은 순식간에 폭파되고 우리는 별 가운데 커다란 구명을 내고 파묻힐 것이니라.
해골 : 사람의 영혼이 지구를 떠나는 것으로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은 죽은 자의 영혼들뿐이니라.
해골 : 보았다고 말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준 적이 있 느니라.
집시 : 전에 그와 비슷한 말씀을 하선 기억이 납니다.
해골 : 너의 영혼과 나의 영혼은 아직 지구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지구를 아주 떠날 것이니라.
집시 : 지구는 우리보다 느린 속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동안 우주선은 지구를 네 바퀴나 돕니다.
해골 : 우리보다 몇 배나 빠르게 지구를 도는 각종 비행 물체가 있느니라. 지구 주위를 여름날 하루살이가 날 듯 각종 우주선과 로켓이 그 물을 친 듯 날고 있느니라.
해골 : 광장하면 뭘 하겠느냐. 모두가 잠시 생겼다가 사라지는 모기떼 같은 것이 사람이니라.
해골 : 모기처럼 나약하면서도 서로가 피를 빨다가 욕심을 못 다 채운 채 죽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 이니라.
집시 : 전하, 저 북극으로 난 검은 터널에서 무지갯빛이 쏟아져 나옵니다.
해골 : 우주에는 신기한 형상의 별들이 셀 수 없이 많으니라. 이렇게 작은 지구에도 신기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 않으냐?
해골 : 그럼 사람의 몸에 수분과 기타 물질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알겠느냐?
해골 : 공기 중에 질소와 다른 요소들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알겠느냐?
해골 : 네 생각은 다 틀렸고 그 세 가지 모두의 비율은 78대 22이니라.
해골 :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그 비율을 알아내고 장사에 이용하기도 하느니라.
해골 : 돈 없어 못 살겠다는 사람과 돈 꾸어주고 싶은 사람 어느 편이 많겠느냐?
집시 : 당연히 돈이 없어 못 살겠다는 사람이 많사옵니다.
해골 : 그래서 너는 일생을 집 한 칸 없이 떠도는 집 시니라.
해골 : 세상에는 돈을 꾸어주고 싶은 사람이 78이고 돈을 꾸고 싶은 사람이 22이니라.
해골 : 만약 은행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78이고 예금을 하려는 사람이 22라면 은행은 어떻게 되겠느냐?
집시 : 그런데 어째서 조금 전에 하시던 것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시옵니까?
해골 :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그 일곱 색 무지개 말이냐?
해골 : 그 이야기를 쉽게 하자니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느니라. 들어 보거라.
집시 : 전하, 우주선이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습니다.
해골 : 얼마 안 있으면 이 우주선은 다른 물체와 부딪혀 박살이 날 것이니라. 작은 지구 위에 너무 많은 것들을 띄워 놓아 고장 난 우주선이 미친 짓을 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집시 : 박살이 나면이 우주선에 타고 있는 우주인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해골 : 그들 걱정보다 네 걱정이 더 되는 건 아니고?
집시 : 어차피 해골 신세인데 부서지면 어떻고 망가지면 어떻습니까?
집시 : 자기를 지나치게 아끼는 것은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골 : 네가 뭘 좀 깨닫고 있는 것 같아 홍미가 생기는구나.
집시 : 저는 말로는 남을 돕는 척했지만 마음 바탕에서는 남의 생각을 진심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해골 : 솔직해서 좋다. 네가 이제 죽음을 앞두고 마음에 숨겨둔 진심을 꺼내 보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집시 : 우주선이 파괴되면 전하와 저도 더 이상 함께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해골 : 죽음처럼 인간을 솔직하게 만드는 것도 없느니라.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은 죽음을 의식하지 않고 삶의 기쁨을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니라.
집시 : 전하, 저기 엄청나게 큰 물체가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집시 : 아! 아앗! 천둥소리보다 크고 무서운 소리가 나고 우주선은 파괴되어 날아갔습니다. 저기 불 덩어리로 날아가는 조각을 보시옵소서.
해골 : 우리는 이제 지구의 자력에 의해 지구 둘레를 도는 작은 위성이 되었느니라.
집시 : 전하, 이 작은 수정관이 별이 되었다는 말씀입니까? 우리를 싣고 떠난 우주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해골 : 그들은 이미 10년 전에 죽었고 우주선은 지구를 돌면서 대기권 밖 우주의 비밀을 지구로 보내고 있었느니라.
해골 : 그들은 인간 소모품이었다. 어차피 인간은 어디서 죽든 언제 죽든 한번은 죽어야 하는 존재니라.
해골 : 지구 자체가 우주 속에서는 보잘것없는 소모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해골 : 무한대의 우주에는 지구인과 같은 생물체가 살고 있는 별이 수없이 많다는 말이니라.
해골 : 고향별이 맞는다만 지금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이나 아느냐?
집시 :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가 달보다도 작은 별로만 보입니다.
해골 : 지구는 지금 아주 커다란 물 막 속에 갇혀 있 느니라.
해골 : 살아 있다 해도 너와 나의 5억 년이 넘은 후손들이지만 다 타서 죽고 물에 빠져 죽어서 해골마저 없어졌느니라.
집시 : 앞으로 지구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됩니까?
해골 : 지구 표면에는 생물체가 없고 고요한 평화가 적어도 5만년 동안은 계속될 것이니라.
집시 : 생명을 만드는 정액 호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집시 : 사람이 그렇게 생긴다는 것은 지나친 공상이옵니다.
집시 : 성경에 사람은 하나님이 흙을 빚어서 만들고 코 에다 생기를 불어 넣어 사람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집시 : 그럴 듯한 거짓말이옵니다. 그런 이야기는 세상에 없는 줄로 아옵니다.
해골 : 육과 혼만 있는 사람한테 영이 함께 함으로 사람은 짐승과 달리 지혜를 가지고 지구를 관리 할 능력을 발휘하느니라.
해골 : 그는 공간과 물체가 있는 곳에는 어디든 감찰하시느니라.
집시 : 성경에는 천당이 있다고 하는데 친당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옵니다.
해골 : 천당은 마음속에 있다고 한 말이 기억나지 않느냐?
집시 : 그런 말은 들었지만 천당도 주소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니옵니까?
해골 : 천당의 현주소는 바로 네 마음이니라.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것이냐?
해골 : 우주에는 많은 별들이 질서 정연하게 날고 별마다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느니라. 또 그렇게 말하면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 사람들의 지능의 한계니라.
집시 : 성경에는 없고 신학적으로도 안 되는 말씀입니다.
해골 : 물론 성경에는 없는 말이니라. 신학자가 들으면 펄쩍 뛸 말이지만 그런 사람이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집시 : 전하, 그리 말씀하시면 이단 시비에 걸리십니 다.
집시 :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지금 하신 말씀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저는 어지럽습니다.
해골 : 성경을 믿으니 내 말에 어지러울 수도 있겠구나, 좋은 신앙은 은혜로운 기쁨이 되느니라.
집시 : 전하, 좋은 신앙은 행복을 가져옵니다. 행복은 행복할 것으로 믿는 사람에게만 온다는 것을 저는 신앙을 통하여 깨달았습니다.
집시 : 저는 전하의 말씀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들으면 저처럼 이해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해골 : 모든 행위는 목표가 거대할수록 그 결과는 먼 곳에 있느니라. 내 말을 네가 이해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니라.
집시 : 전하께서는 이단 시비에 말려들 말만 하시옵니다.
해골 : 남의 죄를 심판 하려다가 오히려 죄의 노예가 되어 더 큰 죄를 범하게 된다는 것도 알 아야 하느니라.
집시 : 전하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지구만 뱅뱅 돌게 되옵니까?
해골 : 무엇이 그리 급하냐?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서하는 말이냐?
해골 : 후손도 삼사 대 정도면 되겠지만 직계 조상이라 하더라도 천년이 지나면 남이니라.
집시 : 인간관계가 공간뿐 아니라 시간의 거리도 멀어지는 것이라는 말씀이시옵니까?
해골 : 제대로 알았느니라.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잠시 빌려 쓰다가 육신은 땅에 남기고 혼과 영이 육신을 떠나 신 앞에 다 돌려주고 나면 아무것도 없느니라.
해골 : 영은 영의 별로 가고 혼은 영의 결정에 따라 갈 곳이 정하여 지느니라.
해골 : 영은 신이 하늘에서 보낸 천사이고 혼은 육체가 태어 날 때 땅에서 받은 욕심의 악귀니라.
집시 : 영과 혼이 다르다는 말씀 같은데 어떻게 다 르 옵니까?
해골 : 길을 가다가 돈이 떨어진 것을 보면 어떻게 하겠느냐?
집시 : 누군가 잃어버린 것이니 발견한 사람이 집어도 되지 않습니까?
해골 : 그 돈을 주워 주머니에 넣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으 냐?
해골 : 그 양심이 바로 하나님 신이 보낸 영이 하는 일이니라.
집시 : 양심대로 산다는 것은 영의 뜻을 따라 산다는 말과 같습니까?
해골 : 혼은 육의 말만 따르느니라. 혼은 땅에서 나왔기 때문에 육의 편에서 영을 거부하지만 혼이 영의 가르침을 더 많이 따르고 육의 욕망을 이겨낼 때 영은 혼을 구원하느니라.
집시 : 혼이 영을 돕지 않고 거부하면 어떻게 됩니까?
집시 : 별 하나에 사람 하나씩을 나누어 주어도 별이 남는단 말이옵니까?
집시 : 한 사람 한테 별 하나씩을 나누어 주면 얼마 나 좋겠습니까. 지구에서 땅 몇 평을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전쟁을 하고 싸우고 재판을 하고.
집시 :이 좁은 땅에서 땅 싸움을 하다가 그런 곳에 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해골 : 지구에서 악만 행하다 죽은 혼에게는 일생을 지켜 본 영이 아주 큰 별에다 데려다 놓느니라.
해골 : 네가 살던 나라 왕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겠느냐?
집시 : 땅속에 있다고도 하고 뭐 막연한 것 아닙니까?
집시 : 전하 상상이 너무 지나치시옵니다. 그것은 별들의 전쟁이 아니옵니까?
집시 : 참 신기하고 무섭습니다. 저쪽으로 화려한 꼬리를 달고 날아오는 별을 보시옵소서. 저 별은 무슨 별이옵니까?
해골 : 저건 우주에서 충돌하여 부서진 별 먼지가 엉겨 붙어 별들의 자력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미친 별이니라.
집시 : 저 별이 정말 미쳤나 봅니다. 이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골 : 저 미친 별은 우리를 태우고 다닐 별이 될 것이 니라.
해골 :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니라. 우리 힘으로는 지구의 자력을 벗어날 수 없지만 저 구름처럼 화려한 별이 우리를 물고 달아나면 지구도 더 이상 잡지 못할 것이니라.
집시 : 미친 별이 그렇게 큰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해골 : 저래 봬도 지구의 3억 배가 넘는 큰 유성이니라.
집시 : 저 미친 별을 따라가면 지구에는 언제 돌아옵니까?
해골 : 잠시 후면 지구는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고 아주 작은 별로 가물가물 멀어질 것이니라.
해골 : 섭섭할 것도 없느니라. 우주 속에 떠 있는 지구는 하잘것없는 작은 흙덩어리에 불과하니라.
해골 : 평가할 가치도 없는 흙덩어리이니라. 저 무한대의 우주 속에는 지구보다 수천 배 큰 별이 있 고 지구인보다 지능이 수천 배 발달한 동물이 살고 있느니라.
해골 : 상상이라 했느냐? 우주에는 생물이 살고 있는 별이 셀 수 없이 많으니라.
집시 : 그건 반 기독교적인 상상이십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자기들의 형상대로 지어 놓은 인간은 지구가 유일하다고 하였습니다.
집시 : 전하, 갑자기 지구가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된 것입니까?
해골 : 미친 별은 그 모양이 상어같이 생겼고 우리는 그 상어꼬리 지느러미 같은 작은 먼지 덩어리 속에 묻혀 끌려가고 있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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