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게시판/사는이야기

황인자의원에게 보낸 편지

웃는곰 2015. 12. 17. 10:51

황인자 의원님께

 

엊그제 마포문학회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 동화작가 심혁창입니다.

출판문화는 나라 문화의 척도인데 우리나라 정책에 문화라는 이름으로 연극, 영화, 무용, 가요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 그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작품을 쓰는 작가들한테는 지극히 인색한 정부를 본다고요 말씀드렸지요.

힘이 닿는 한 한국 작가들의 사기를 돋우고 그들이 배고프지 않게 해 주면 한국에서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인데 독자들이 작가는 홀대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노벨 수상작가가안 나오느냐고 한탄하고 폄하합니다. 하지만 그 책임은 국가와 국민의 책임이 큰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 제가 지은 <왕따 대통령>이라는 동화를 발행하여 첫 권을 우편으로 청와대에 올렸습니다. 이 책은 일반 동화와는 다른 점 때문에 보낸 것인데 책을 접수했다는 인사 한 마디 없어서 섭섭했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백성이 고구마가 맛있으니 하나 드시라고 보낸다 해도 안 먹고 버렸더라도 잘 먹었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는 해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인데 세종대왕도 무관심했던 한국식 숫자 글씨를 동화로 머리를 짜서 지어 보냈으면 누군가가 읽든지 아니면 종이뭉치지만 잘 받았다는 인사 정도는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책이 우습게 보여서인지 인사 한 마디 없이 무시한 것은 국민의 한 사람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습니다.

 그 책을 돌려보내 달라고 할까 생각도 했지만 어느 쓰레기통에 처박았는지 아는 인사가 아무도 없을 것 같아 참고 말았습니다

 

 어쩌다 문학단체에서 잠깐 뵈었지만 의미 있는 발언을 하시기에 귀가 열려서 제가 쓴 동화 <왕따 대통령>, <귀 밝은 암금님>, <으라차차 뚜벅이>를 올립니다.

* 왕따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글을 가진 나라에서 숫자까지 제정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제가 세종대왕님 미안하지만 이런 것은 어떨까요 하는 심정으로 쓴 동화입니다.

* 귀밝은 임금님은 정치를 하는 사람은 귀에 거슬려도 입을 지키고 지혜를 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진실을 말하고 진실히 사는 인재를 발탁하는 정치인의 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소재입니다.

* 으라차차 뚜벅이는 메세나 운동을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소재입니다. 부자가 재물을 모으고 그것으로 족하지 말고 훌륭한 재질이 있는 인물과 작가를 회사 차원에서 양성하여 좋은 작품을 쓰게 하고 그 작품을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하여 펼치면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보다 넓은 세계시장 개척이 가능하며 그것으로 문화 한국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내용은 병신끼리 서로 아끼는 이야기 같지만 내면은 메세나운동을 벌이자는 것이지요.

* 저는 동화마다 애국과 이웃 사랑과 교훈이 있는 소재가 아니면 안 씁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시었으면 올린 책은 바쁘실 텐데 안 읽으셔도 됩니다.

 

 

웃는곰 심혁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