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게시판/사는이야기

통근 일기 (20) 7월 4일 / 돈 중독은 약도 없다

웃는곰 2007. 7. 4. 09:35
 

 

어제 퇴근길에서 일이다.

 지하철 옆 좌석에 술에 취한 두 영감이 앉아 하는 이야기를 엿들었다.

“돈이 원수야, 자식 잃고 돈 잃고 이게 뭐야.”

“이 사람아, 나는 돈이 없어 잃을 것도 없네. 잃을 돈이라도 있어 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자네는 행복해.”

 

“행복? 얼어 죽을 행복. 못된 자식 돈에 미쳐 제 앞으로 해준 땅 다 팔아 경마장에 바치고 알거지가 되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그 놈이 판 땅은 신도시계획으로 황금 땅이 되었단 말일세, 자식이 원수야 원수. 그 땅을 지금 내 이름으로 가지고 있었으면…… 아이구 속 터져.”

 

“죽은 자식 부랄 만지면 뭣해. 다 잊을 건 빨리 잊는 게 좋아. 나 보게 나는 자네 같은 돈 많은 전성기도 없이 인생을 살아 왔어.”

“차라리 돈 없이 살았더라면 돈 병은 안 걸렸을 거구먼. 자식 믿고 통장까지 맡긴 내가 돌대가리지.”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하고 내렸다. 그리고 돈에 대한 교훈을 떠올렸다.


* 돈으로 산 사랑은 돈 떨어지면 떠난다.

* 사랑에 돈 때가 묻으면 진실이 달아난다.

 

* 의사가 가지면 치료 기구가 되고 악한이 가지면 살인 도구가 되는 칼처럼 돈은 가져야 할 사람이 가질 때 제값을 한다.

 

* 담배나 술 중독보다 무서운 건 돈 중독증이다. 돈 중독증은 모아 놓고 자기는 못 쓰고 다른 사람이 쓰게 만드는 약도 없는 중병이다.

 

* 돈으로 지옥을 사는 사람 78, 천국을 사는 사람 22.

* 돈을 유산으로 남기면 돈이 자식을 마음대로 하지만 아름다운 정신 유산은 자손이 더 아름답게 가꾼다.

 

* 돈은 잘 쓰면 좋은 하인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무서운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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