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게시판/사는이야기

멋진 사나이

웃는곰 2007. 6. 26. 10:01
 

멋진 사내

몇 번씩 갈아타는 차는 언제나 잡지 책장 같다.

착한 구경거리가 기다리는 차

험한 꼴을 보아야 하는 차

어느 차든 같은 사람 같은 모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객이 꽉 차고 경로석이 만원인 차에

70이 넘은 할머니가 들어와 경로석을 두리번거렸다.

노인들은 그보다 연상인 듯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이때 한 젊은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이리 오세요, 이리 오세요”

할머니는 그를 따라 사람을 뚫고 따라갔다.

자리가 있나 보아도 빈자리는 없었다.


젊은이가 더 큰 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오셨습니다. 자리 양보하실 분 없습니까?”

그 한 마디에 한쪽 줄에서 네 명이 일제히 일어섰다.

모두 자기 자리에 앉으시라고 했다.

할머니가 그 젊은이에게 인사를 했다.

“뉘신지 감사합니다.”

젊은이는 노인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자리 양보한 사람에게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노인은 우리가 보호해 드려야지요.”


나는 그 광경에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마음이 시원한 사람.

그 사나이가 보고 싶었다.

앞니가 하나 시원히 빠져나갔고 얼굴이 새까맣다.

악의 없이 착해 보이는 그 사람, 문가로 가 서 있더니

경마장에서 내렸다.


나는 작은 실망을 했다.

빠진 앞니

경마장에 내렸다는 것이.


얼굴은 경마장에서 타고

경마에 돈을 잃어 

이빨 해 넣을 돈이 없었던 거 아닐까.


경마장에서 내린다고

왜 실망을 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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