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인생독본 6월 28일 / 가정과 신앙
가정과 가정의 결속, 사람과 사람과의 결속,
그것이 아무리 신뢰가 있는 이상적 결합이라도 신과 선이 지배하는
종교적인 결속으로 합치될 때만 확고하게 되며
진정한 행복을 이룰 수 있다.
아무리 강력한 결합력도 신이 개입되지 않으면
가정에도 개인에도 기쁨보다 고통이 크다.
1
가정의 이기주의는 개인의 이기주의보다 가혹하다.
자기 한 몸을 위해 행복해야 할 가족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을
수치로 아는 사람도 자기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남의 불행 따위는
개의치 않고 남의 약점조차도 이용하려 한다.
2
자신의 악행을 변명하려고 가장 흔히 쓰는 옳지 못한 구실은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서라고 하는 그것이다.
3
인색․협박․거짓. 은폐 뇌물. 노동자에 대한 압박, 부정한 생각 등과 같은 것은
가정에 대한 사랑이라는 구실에 의하여 변명되고 있다.
4
가정도 가문도 인간의 마음을 제한할 수 없으며 또 제한해서도 아니 된다.
인간은 처음부터 자신과 관련된 인간 집단의 일원으로 태어나게 된다.
누구나 가족 집단으로부터 인간의 유일한 근거는 애정의 결속이라는 것을
가르치며 그 애정 때문에 인간은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민족적인 결합은 예외적이며 계급적이어서 때때로 그것 때문에
인류 공통의 요구가 도외시되며 그래서 인간을 자유케 하기는커녕
도리어 무덤이 되기도 한다.―찬닝
5
가정에 대한 애정은 자아애(自我愛), 즉 다른 사람의 사정보다
자기 가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그러므로 가정에 대한 애정이 때때로 부정하고 사악한 행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6
어떤 사람이 예수께 말했다.
“당신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대를 보려고 밖에 와 있습니다”
예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의 어머니나 형제라 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행하는 사람들이다”라고.―성경
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나에게 합당치 않고 아들이나 딸을 더 사랑하는 자도
나에게 합당치 않다.―성경
8
누가복음 14장 26절에 이러한 말이 있다.
“무릇 내게 오는 자는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는 물론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한다.”라고.
‘미워한다’는 그 말씀의 진의에 따르면, 예수의 제자로써,
또는 그의 추종자로서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가정적인 결속에 의해서가 아니라
먼저 하나님과의 결속을 이룬 후에 가정의 결속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말하자면 가정이 우선이 아니고 그와 반대로 종교적 목적을 위해서는
가정이 방해가 되는 일이 더 많다는 의미인 것이다.
9
어떤 사람들은 권력에서, 또 어떤 사람들은 풍부한 지식이나 과학적 소양으로,
또 다른 이들은 향락에서 행복을 구한다.
크게 보아 이 세 가지 형태의 욕망이 세 가지 다른 형태의 부류를 이룬다.
그러나 진정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은 일반의 행복 즉
세상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고 노력하는 것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찾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고 노력하는 그런 것에는 단지 인간의 본능적 탐욕에서 나오는
소유욕이 있을 뿐이고 그것에는 단지 얻음으로 기뻐하기도 전에
아직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애착과 슬픔이 있을 뿐이다.
그런 것이 진정한 행복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참된 행복은 어떤 경우이던 모두 손실도 시기도 없이 얻을 수 있고
신의 선한 의지에도 어긋나지 않으며 결코 잃음도 없다.―파스칼
♧
가정에 대한 사랑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같아서
어느 것이 더 좋고 어는 것이 나쁘다. 라고 하지 않는다.
사랑은 단지 자연의 발로(發露)일 뿐이다.
가정에 대한 사랑은 자신의 개성에 대한 사랑과 같이
그 자체에 상응되는 한계를 넘을 때 죄악이 된다.
그래서 둘 다 덕성이 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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