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4 / 섬기는 사람만이 다스릴 자격이 있다
미국 정치인 찰스 콜슨은 한 가지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미국 의회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의외로
거창한 정치 연설이나 승부의 순간이 아니었다.
인도 캘커타에서 온 한 수녀, 마더 테레사가 미국 의회를 찾아 연설하던 날이었다.
미국 사람들은 원래 연설이 끝나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날도 모두들 자연스럽게 박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연설이 끝났는데도,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회의장 안은 그저 조용했다.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있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
그 침묵은 냉담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큰 울림이 가슴을 눌러, 박수조차 칠 수 없게 만든 순간이었다.
그 이유는 마지막에 그녀가 남긴 단 한마디 때문이었다.
“섬길 줄 아는 사람만이 다스릴 자격이 있습니다.”
그 말은 짧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만을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만든 말이었다.
마더 테레사의 삶은 그 한 문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원래부터 가난한 사람이 아니었다.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나 시의원을 지낸 아버지와
독실한 신앙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났다.
아버지는 건축업으로 성공한 사람이었고, 가정은 넉넉했다.
그런데 그녀가 일곱 살 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게다가 동업자들이 재산을 빼돌리면서 가족은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그때 어린 테레사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세상에는 자신보다 훨씬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그리고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저는 평생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겠어요.”
어린 나이에 한 그 말은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그녀는 가족을 떠나 수녀가 되었고, 인도의 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겉으로 보면 안정된 삶이었다.
먹을 것도 있었고, 잠잘 곳도 있었고, 안전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늘 창문 밖으로 향해 있었다.
거리에는 병들고 버려진 사람들이 넘쳐났다.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나는 그들의 눈에서 두려움을 보았습니다.
치료받지 못한 두려움, 사랑받지 못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눈빛을 본 이후로, 그녀는 더 이상 편안한 곳에 머물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심했다.
수녀원이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스스로 벗어나 그 거리로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직접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죽어가는 사람의 집’을 만들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곳을 세우고,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시설도 마련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에게 치료와 사랑을 전했다.
그 숫자가 1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그녀는 늘 자신이 돕는 사람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았다.
좋은 옷도 없었다.
수선한 옷 몇 벌과 낡은 신발이 전부였다.
여름에는 시멘트 바닥 위에서, 겨울에는 얇은 천 하나를 깔고 잠을 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어느 날 누군가가 물었다.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습니까?”
그녀는 아주 담담하게 이렇게 말했다.
“허리를 굽히고 섬기는 사람은 위를 쳐다볼 시간이 없습니다.”
참으로 단순한 말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깊은 진실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까지도 같은 말을 남겼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진정한 사랑은 이것저것 따지지 않습니다.
그저 줄 뿐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주 비교한다.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있는지, 누가 더 많이 가졌는지,
누가 더 인정받는지를 따진다.
그래서 때로는 마음이 조급해지고, 괜히 서운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오래 남는 사람은 높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내어준 사람이다.
섬긴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
힘들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부터가 시작이다.
우리가 조금만 더 서로를 돌아보고, 조금만 더 먼저 손을 내민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따뜻해질 것이다.
오늘 하루, 누군가를 위해 작은 마음 하나 내어보자.
'문학방 > 논픽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6 / 신은 사랑이 있는 곳에 있다 (0) | 2026.06.11 |
|---|---|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5 / 예수는 초등학교도 못 다녔다 (0) | 2026.06.10 |
| 옆 사람 150 / 아저씨도 포경 수술하셨어요? (0) | 2026.06.06 |
| 백번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 61 / 자야와 백석 러브스토리 (0) | 2026.06.04 |
| 백번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 61 / 간디의 명언 (0) | 2026.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