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방/논픽션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3 / 쥐새끼와 고양이

웃는곰 2026. 4. 10. 19:12

 

어느 집안에 쥐새끼들 수()가 늘어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난리 분탕이었다,

부뚜막에 놓아둔 생선 한 마리를

쥐새끼들이 훔쳐먹어 없어졌다.  

 

필시 집에 있는 고양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한 무식하고 성질

사나운 주인은 급기야 증거도 없이

무고한 고양이를 죽였다.

 

고양이를 살리려던 일부 식구들도

무식하고 목청 큰 식구들의 위압에

어쩔 수 가 없었다.

 

고양이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그 날부터 쥐새끼들에게는

거칠 것 없는 그들의 지상천국이

되어 더욱 흥에 겨워 날뛰었다.

 

부뚜막은 말할 것도 없고,

찬장이고 곳간이고 심지어

다락방, 안방까지 온통 쥐새끼들의

독차지하여 속수무책(束手無策),

무법천지(無法天地)였다.

 

철면피(鐵面皮)한 쥐새끼들은

원칙도, 상식도, 법도, 없고 집 주인 같은 건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신나게 뛰어

다니는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저기 구멍을 내더니,

마침내 기둥 밑둥까지 갉아대기 시작했다.

 

비바람이 불던 어느 날,

겨우겨우 버티던 그 초가집은

소리도 없이 폭삭 무너지고 말았다.

 

순진한 고양이를 죽이고

고양이 세상을 만든 주인은

저만 죽지 않고 온 가족까지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