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안에 쥐새끼들 수(數)가 늘어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난리 분탕이었다,
부뚜막에 놓아둔 생선 한 마리를
쥐새끼들이 훔쳐먹어 없어졌다.
필시 집에 있는 고양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한 무식하고 성질
사나운 주인은 급기야 증거도 없이
무고한 고양이를 죽였다.
고양이를 살리려던 일부 식구들도
무식하고 목청 큰 식구들의 위압에
어쩔 수 가 없었다.
고양이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그 날부터 쥐새끼들에게는
거칠 것 없는 그들의 지상천국이
되어 더욱 흥에 겨워 날뛰었다.
부뚜막은 말할 것도 없고,
찬장이고 곳간이고 심지어
다락방, 안방까지 온통 쥐새끼들의
독차지하여 속수무책(束手無策),
무법천지(無法天地)였다.
철면피(鐵面皮)한 쥐새끼들은
원칙도, 상식도, 법도, 없고 집 주인 같은 건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신나게 뛰어
다니는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저기 구멍을 내더니,
마침내 기둥 밑둥까지 갉아대기 시작했다.
비바람이 불던 어느 날,
겨우겨우 버티던 그 초가집은
소리도 없이 폭삭 무너지고 말았다.
순진한 고양이를 죽이고
고양이 세상을 만든 주인은
저만 죽지 않고 온 가족까지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죽였다.
'문학방 > 논픽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3 / 셰익스피어가 남긴 교훈 (0) | 2026.04.12 |
|---|---|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2 / 돈 안 쓰면 번다는 유대인 (0) | 2026.04.09 |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1 / 노자가 스승한테 배운 말 (1) | 2026.04.08 |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60 / 유대인과 히틀러 (0) | 2026.04.07 |
| 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59 / 의학박사 슈바이처 (0) | 2026.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