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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인생독본 4-8 / 죄악은 신의 얼굴을 돌려놓는다

웃는곰 2026. 4. 8. 13:15

48일 / 전쟁

전쟁은 인간에 의하여 저질러지는 최악의 죄이다.

 

1

나는 유혈(流血)의 주동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놓고

양심의 고뇌를 동포의 피가 어떻게 감당했는가를 보여줄 것이다.

그와 같은 살생의 고통을 한 사람으로 감당할 수는 없다.

함께 싸우던 모든 사람이 감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세워 놓은 피의 규범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먼저 그 책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궤변가들이 뭐라 하든지 기어코 끝장을 보고야 말 것이다.

궤변가들에 대하여 나는 반박한 일이 있다.

저들의 말대로 적국의 국민에 대한 전쟁은 신성한 것이며

대지는 항상 피에 굶주려 있다는 주장은 파괴자들만이 할 수 있는 거짓이다.

전쟁은 하나님으로부터도 저주받을 것이다.

전쟁에 참가한 자들은 그들이 겪는 남모를 괴로움이라는 저주 안에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대지는 흐르는 피를 씻어내기 위하여 아침 안개 사이에서 깨끗한

이슬이 내리듯 하늘의 시내에서

평화의 생수가 흘러내리기를 원하고 있다.알프렛드뷔니이

 

2

숭고한 기독교 정신을 망각하고 정치적 문제라는

핑계로 무기를 들고 살인을 강요하는 자들에게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우상이나 제신(祭神)을 위해 제물을 바치는 자들은 바쳐진

그 것의 피로써 국가의 대업을 위해 더렵혀진 손이 신성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전쟁이라 해도

기독교인은 참혹한 살생에 떳떳이 참가할 수는 없다.

 

그런 것이 순전히 국가를 위하는 것이라 한다면,

이런 일은 훨씬 더 국가를 위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싸움터에서 싸우고 있을 때 후방에서나마

스스로 악을 털어 버리고 불의를 배척하며 하늘의 규범과 하늘의

진리를 무기로 신에게 진정으로 기도하는 일도 싸우는 것

못지않게 훨씬 더 국가를 위하는 일이 아닌가?”라고.

전쟁을 선동하는 악마를 기도로 물리치고

단결과 평화를 깨뜨리지 않도록 할 때 그것은 권력자들에 의한 전쟁보다

훨씬 더 뜻 깊은 일이 아니겠는가. 국민은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 힘을

모으는 사업에 참가하기를 원한다.

국민은 제왕(帝王)의 행복과 만족만을 위하여 싸움터에 나가서는 안 된다.

제왕만을 위해 제왕이 강제하는 것이라면 국민은 제왕의 깃발 아래

봉사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국민들은 덕성의 영역 안에서 제왕을 위하여 싸울 뿐이다.

 

3

부정(不正)은 인간과 신 사이에 놓인 험준한 장벽이며

그 죄악은 신의 얼굴을 돌려놓는다.

그래서 인간의 기도가 그 험준한 장벽을 깨뜨리고

하나님의 귀에 들어갈 수 있어야 비로소

신의 미소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손은 피로 얼룩지고 손가락은 부정으로

더럽혀졌고 입은 거짓을 말하여 진실을 감춘다.

아무도 진리를 위하여 진실을 말하거나 희생하려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거짓이 습관이 되어 악에 손을 대며 부정을 서슴지 않는다.

인간이 욕망으로 행하는 것은 모두가 죄악이며

주먹이 욕심을 위하여 휘둘러지고 발걸음은 악을 향해 달음질친다.

 

재판관은 죄 없는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모든 생각은 죄와 낭비와 파멸을 향해 돌진한다.

하나같이 바른 길을 알지 못하므로 정의는 멀리 있는 이상으로만 존재한다.

진리는 어둠 속에서 멀기만 한데 인간이 기다리는

빛은 언제 올 것인가.

거기 있는 것이라고는 암흑밖에 없다.

그 암흑에서 인간은 빛을 찾지만 막연할 뿐이다.

눈먼 장님처럼 여기저기 부딪치며 더듬어 댄다.

살아 있다지만 죽은 것과 같다.

 

4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소위 예언가라는 사람은 거짓을 예언하고 승려는

위선으로 선을 가장한다.

그래도 모두는 그런 것을 사실로 안다.

그러면 자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5

불법은 한없이 늘어간다.

그 때문에 이웃과 친구 사이에 사랑이 줄어간다.

 

6

전쟁은 어두운 장막이다.

그 장막 뒤에서 여러 사람, 여러 민족이 참혹한 죄를 저지른다.

그런 일은 전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스프링필드

 

법이 용서하든 아니면

상대방이 용서하든

저질러진 살인은 죄이며 살인자는 따라서 죄인이다.

그래서 살인자들은 아무도 존경하거나

칭찬하거나 칭찬 받을 가치가 없다.

그가 받을 대접은 연민․교화․훈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