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들어도 좋은 이야기 42 / 일본 사무라이 정신과 한국 선비정신
일본 사무라이 정신
한 미천한 홀아비 무사가 떡장수 이웃에 거주하고 있었습
니다.
어느 날, 떡집에서 놀던 무사의 어린 아들이 떡을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떡장수는 무사에게 떡값을 지불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무사는 떡장수에게 "제 아들은 굶어 죽을지언정 떡을 훔쳐 먹을 아이는 결코 아닙니다. 라고 단언하였습니다.
그러나 떡장수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당신 아들이 떡을 훔쳐 먹는 것을 목격한 증인이 있는데
터무니없는 변명은 그만두시고 당장 떡값을 내놓으십시오
라며 계속해서 압박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무사는 순간적으로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아들을 쓰러뜨리고,
그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어 아들이 떡을 먹지 않았음을 명백히 증명해 보였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끔찍한 광경에 놀라 떨고 있는 떡장수를 핏발 선 증오의
눈초리로 노려보던 무사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에게 달려들어 단칼에 목을 베어버렸습니다.
떡장수의 목이 땅바닥에 수박처럼 굴러떨어지는 것을 지켜본 순간 무사는
정좌한 채 두 사람을 죽인 그 칼을 들어 자신의 아랫배에 일(一)자로 그어 자결하였습니다.
- 일본 마루아이들의 수양서 하가쿠레기키가키 (葉隱聞書) 중에서 -
한국 선비 정신
길을 가던 나그네가 어느 집 사랑채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나그네는 숭늉을 마시다가 무심코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주인집 사내아이가 구슬을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렸습니다.
마침 이를 지켜보던 거위가 재빨리 달려와 그 구슬을 삼
켜버렸습니다.
얼마 후, 그 집안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가보로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귀중한 구슬이 없어졌다는 것
이었습니다. 집안 곳곳을 샅샅이 뒤져도 구슬이 나타나지 않자
주인은 식객으로 머물고 있는 나그네에게 도둑의 혐의를 씌우게 되었습니다.
나그네는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였으나, 그의 변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그네는 포박되어 사랑채 기둥에 묶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거위가 구슬을 삼켰다는 사실을 끝내 밝히지 않았습니다.
밤새 고초를 겪은 나그네는 다음날 관아로 끌려가기 직전 주인에게
거위의 배설물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습니다.
잃어버렸던 구슬은 거위의 배설물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주인이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거위가 구슬을 삼키는 것을 목격하고도 어찌하여 밤새도록 침묵하며 고생을 감내하셨습니까?
나그네가 입을 열었습니다.
만약 제가 어젯밤에 그 사실을 고했더라면 주인께서는
급한 마음에 즉시 거위의 배를 갈랐을 것입니다.
제가 하룻밤 고생한 덕분에 거위는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고
주인께서는 구슬을 되찾을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조선시대 성리학자 윤상(尹詳)의 필원잡기(筆苑雜記)에서
발췌-
** 두 나라 정신의 편모가 확연히 보이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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